[시승기] 팔방미인이 따로 없네!..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시승기] 팔방미인이 따로 없네!..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 정원국
  • 승인 2024.03.28 08:00
  • 조회수 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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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만해도 국내 신차 시장의 대세였던 세단이 SUV에 밀리면서 찬밥 신세다.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특히 대중 브랜드 세단의 선호도가 현저히 감소했다.

 

대표적인게 기아 준중형 K3 단종이다. 후속모델인 K4가 글로벌 출시됐지만 국내에는 내놓지 않는다. 폭스바겐의 경우 파사트 차세대 모델은 세단은 단종하고 왜건만 출시한다. 포드는 2020년 이후로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세단 라인업을 모조리 없앴다. 

 

전통적으로 세단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높던 한국이지만 2020년 이후 세단 판매량은 현저히 낮아졌다. 국산차 베스트셀링 톱 10 모델 가운데 세단은 현대 디 올 뉴 그랜저가 8위,  제네시스 G80이 9위다. 쏘나타와 K5, 아반떼, K3 모두 10위권 밖으로 처졌다.

  

혼다 중형 세단 어코드는 2007,8년만 해도 한국에서 CR-V와 더불어 혼다를 수입차 1위로 만들었던 일등 공신이다. 국내 시장에 어코드가 처음 소개된 것은 1989년 대림자동차를 통해서다. 1988년 수입차 개방 이후 국내 최초로 정식 수입된 일본차였다. 당시만해도 국산차 대비 비싼 가격으로 인해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후 2004년 혼다코리아가 정식 출범하면서 7세대 모델이 수입됐다. 이후 8세대 어코드는 2008년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하며 베스트셀링 반열에 올랐다.

혼다코리아는 올해 어코드 11세대 풀체인지를 내놓으면서 하이브리드, 1.5 터보 가솔린 2가지 모델을 출시했다. 하이브리드는 5340만원, 어코드 터보 4390만원으로 1.5 터보쪽이 1천만원 가량 저렴하다.

6년 만에 풀모델체인지한 11세대 어코드는 우선 차체가 대폭 커졌다. 전장이 무려 65mm가 길어져 5m에 육박한다. 경쟁 모델인 쏘나타 보다도 50mm가량 길어 길쭉한 모습이다.

대부분 신차들이 앞뒤 오버행을 줄이고 휠베이스를 늘리는 추세지만 어코드는 반대로 노즈를 늘렸다. 얼굴로 인식되는 전면 위치가 상당히 낮아졌고 날카롭고 슬림한 풀 LED 헤드라이트와 매쉬 디자인 그릴은 납작한 인상에 일조한다.

수평형 디자인의 풀 LED 테일라이트가 길게 자리했다. 리어 루프부터 트렁크 리드까지 완만하게 떨어지는 패스트백 스타일을 완성했다. 과거 6세대 북미형 어코드와 유사한 인상이다.

옆면은 보닛부터 이어지는 날렵한 루프라인이 스포티한 분위기를 낸다. 1.5 터보 사양에 적용된 17인치 휠은 큰 차체에 다소 어울리지 않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19인치 휠이라 긴 오버행에도 잘 어울린다.

 

전반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인상이다. 과거 모델의 디자인큐를 적용하면서 다소 올드해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세대의 화려하고 모던한 디자인과는 결을 달리하면서 점잖은 중형세단 디자인으로 회귀했다고 볼 수 있다.

실내 디자인도 외관과 유사하게 담백하다. 아우디와 유사한 3개의 다이얼이 놓인 공조기와 독특한 격자무늬 에어밴트가 눈길을 끈다. 위로는 12.3 인치 디스플레이가 자리한다. 대부분 조작이 물리버튼으로 구성돼 직관적이며 쓰임새가 좋다.

 

다만 전자식 기어 노브, 엠비언트 라이트와 같은 화려한 기능이 없어 아쉽다.여전히 내장재 소재도 경쟁 모델에 비해 저렴해보인다. 부드러운 우레탄과 인조가죽으로 감쌌지만 고급스러움보다는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대신 손에 닿는 부분에는 저렴한 플라스틱을 찾기 힘들다. 화려하지는 않고 기본기에 초점을 둔 듯한 모습이다.

일본차 답지 않게 크고 선명한 디스플레이는 만족감이 높다. 안드로이드11로 구동되는 디스플레이는 해상도도 좋을 뿐 아니라 동작 반응이 무척 빠르고 자연스럽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조작부를 음량 다이얼만 남겨놓고 모두 터치 디스플레이 속으로 집어 넣었다. 좌측으로 3cm 가량 할당된 퀵메뉴를 사용자화 할수 있어 편리하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가능하다. USB-C 타입 포트 두 개가 자리하며 무선충전 패드도 장착했다.

 

차체가 길어지면서 2열 좌석을 2cm 뒤로 늘려 넉넉한 무릎공간을 확보했다. 덩치 큰 성인 2명이 타도 넉넉하다. 패스트백 스타일이라 걱정을 했던 헤드룸 역시 천장 머리 부분을 파내 불편하지 않다.

트렁크는 한층 깊어져 골프 캐디백 4개를 수납할 수 있다. 트렁크룸 상단에는 2열 시트 폴딩 버튼과 트렁크 덮개 손잡이를 달아 트렁크를 닫을 때 손이 더럽혀지지 않는다.

 

더불어 트렁크 안쪽에 두 개의 고리를 부착해 쇼핑백 등을 수납할 수 있다. 전동 트렁크는 장착되지 않았지만 스프링을 이용해 자동으로 열리는 기능을 지원한다. 국내에 판매중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투어링 단일 트림이다. 북미 기준으로는 모든 옵션이 다 장착된 최상위 트림이다.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썬루프, 메모리 시트, 조수석 전동시트, 19인치 휠, 2열 열선시트, 1열 통풍시트가 장착돼 1.5 터보에 비해 편의장비가 월등하다. 혼다 커넥트 어플을 통해 원격시동, 도어 잠금 해제, 실시간 차량상태 확인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어코드의 가장 큰 매력이 드러난 부분은 파워트레인이다. 2.0L 앳킨슨 사이클 엔진으로 147마력, 18.4kg.m의 힘을 발휘하는 엔진과 184마력의 강력한 모터와 e-CVT가 결합해 동급 하이브리드 차량과 비교하면 준수한 가속성능을 보여준다.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비교했을 때 가속 성능이 한결 좋다. 일상영역에서는 별다른 단수가 없는 e-CVT 특유의 부드러운 가속감으로 편안한 승차감에 일조한다.

독특한 부분은 엔진과 모터가 동시에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 저속에서는 184마력을 34kg.m 토크를 내뿜는 모터만 이용하고 고속에서는 147마력의 엔진으로 구동한다. 엔진과 모터 전환시 이질감이 전혀 없고 부드러운 반응을 보여준다. 다만 엔진만 사용하는 초고속 영역에서는 힘이 다소 부친는 느낌이다.

 

CVT의 단점으로 꼽히는 고회전 영역에서의 다소 맹한 움직임과 사운드도 변속 로직을 통해 이질감을 최소화 했다. 회전수를 레드존까지 올리면 i-Vtec을 통한 가변밸브 사운드가 살짝 들려오면서 운전의 재미를 돋군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하면 더욱 적극적으로 락업 클러치가 작동해 빠릿한 엔진 리스폰스를 보여준다.


19인치 휠에 평범한 타이어를 신겼지만 탄탄한 하체는 믿음직하다. 코너링에서 발군의 성능을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언더스티어 성향이 있지만 공차 중량이 1.6톤에 불과하고 스티어링 기어비가 타이트해 5미터에 달하는 전륜구동 세단이 꽤나 날카롭게 앞머리를 집어넣고 코너를 공략한다.

 

전체적으로 스포티한 주행감각이지만 일상 영역에서의 승차감은 컴포트하다. 요철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부드럽게 대응한다. 고속 에서도 안정적인 스티어링 피드백이 신뢰감을 더한다. 기본적으로 풍절음은 상당히 억제된 편이지만 타이어와 바닥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은 어느정도 유입이 된다.

혼다 센싱이라고 명명된 주행보조장치는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능력이 훌륭할 뿐더러 가감속도 부드럽다. 근거리에서 끼어드는 '컷 인' 상황도 안정적으로 대응한다.

기존 90도에서 120도까지 확장된 광각 카메라와 레이더 인식범위로 안정적인 주행보조장치 성능을 보여준다. 특히 주변 차량을 디지털 계기판에 그래픽으로 실시간으로 표현해주는 디테일도 챙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충분히 사랑을 받을 만한 구성과 디자인을 갖췄다.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세제 혜택과 주차할인, 도로이용료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연비는 약 400km 시승하는 동안 공인연비 16.7km/L를 훌쩍 뛰어넘는 20~22km/L로 놀라운 효율을 보여주었다.

 

달러 강세로 전작대비 대폭 상승한 가격과 아쉽게 느껴지지만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과 탄탄한 승차감, 훌륭한 만듦새는 만족스럽다. 어코드는 여전히 두루두루 사용하기 좋은 패밀리카의 모범답안이다.

 

한  줄  평

장 점 : 편안한 조작성, 스포티한 핸들링과 정숙성..최강의 연비

단점 : 달러 강세라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5천만원대 가격

 

 

정원국 에디터 wg.jeong@carguy.kr 

 

 

하이브리드

 

엔진

2.0L 직렬 4기통 가솔린

변속기

e-CVT

구동방식

전륜구동

전장

4970mm

전폭

1860mm

전고

1450mm

축거

2830mm

공차중량

1605kg

엔진출력

147마력

전기모터출력

184마력

시스템총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4kg.m

복합연비

16.7km/L

시승차 가격

53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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