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국내 자동차 시장은 SUV 열풍이다. 세단의 판매량을 앞지를 만큼 SUV 인기가 대단하다. 다양한 세그먼트에 SUV들이 출시되고 있다. 중형 SUV가 판매의 주를 이루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소형부터 초대형까지 다양한 크기의 SUV가 각축을 벌인다. 국내 SUV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대형 SUV보다 더 덩치가 큰데도 1억 미만의 가격에 손에 쥘 수 있는 초대형 SUV가 국내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3월 쉐보레 타호를 국내 선보였다. V8 6.2L 가솔린 엔진에 10단 자동변속기를 매칭해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kg.m를 발휘한다. 노면 상황에 따라 2륜부터 4륜까지 구동력을 조절할 수 있다. 픽업 트럭에 사용하는 보디 온 프레임 방식을 적용해 3493kg의 엄청난 견인력이 특징이다. 대형 캠핑 트레일러까지 가뿐하게 견인할 수 있다.
타호 크기는 전장 5350mm, 전폭 1925mm, 전고 2060mm, 휠베이스 3071mm다. 숫자만 봐선 덩치가 실감이 안 난다. 비교 모델을 가져왔다. 대형 SUV로 분류되는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가 전장 1980mm, 전폭 1975mm, 전고 1750mm, 휠베이스 2900mm다. 타호 옆에 세워 놓으면 중형급으로 작아 보일 정도다.
타호는 모든 편의안전장비를 더한 최고급 트림을 판매한다. 큰 차체를 바탕으로 넉넉한 3열도 갖추고 있다. 2열을 캡틴시트로 구성해 총 7명의 승객이 편한하게 탑승할 수 있다. 이 외에 15인치 헤드업디스플레이나 12.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계기반이 특징이다. 2열 승객을 위한 별도의 12.6인치 모니터와 블루트스 헤드폰 두 개를 각각 마련해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최고급 트림을 가져 온 만큼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에 에어서스펜션까지 장착한 것도 매력이다. 차고 조절은 물론 노면 상황을 1000분의 1초 단위로 분석해 승차감을 조절한다. 전반적으로 보디 온 프레임답지 않은 안락한 승차감을 자랑한다. 타호의 가격은 9253만원이다. 여기에 110만원의 옵션을 선택하면 외장 곳곳에 블랙 치장이 더해진다.
쉐보레 타호보다 앞서 국내 출시된 초대형 SUV는 포드 익스페디션이다. 엔진 배기량은 타호보다 작은 V6 3.5L 가솔린 터보 엔진에 10단 자동 변속기를 달았다. 배기량은 작지만 출력은 뒤지지 않는다. 최고출력 405마력, 최대토크 66.0kg.m의 힘을 낸다. 견인하중은 4173kg. 익스페디션 역시 포드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F시리즈 픽업트럭을 기반으로 한 만큼 막강한 견인력을 자랑한다. 포드 딜러 관계자에 따르면 "익스페디션 선택하는 고객 가운데 일부는 견인력만 보고 구매한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익스페디션은 전장 5335mm, 전폭 1945mm, 전고 2075mm, 휠베이스 3110mm 크기다. 전장과 전고는 타호보다 15mm씩 짧고 낮지만 전폭과 휠베이스는 오히려 20mm 넓고 29mm 길다.
7인승만 판매하는 타호와 달리 익스페디션은 2열이 캡틴시트로 구성된 7인승과 벤치 시트 버전인 8인승 모두 판매한다. 편의장비나 실내를 구성하는 디스플레이에서 타호보다 일부 약점을 가지고 있다. 희소식은 부분변경 출시다. 상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익스페디션 페이스리프트는 약점으로 지적됐던 실내 디스플레이의 크기를 키운 점이 특징이다. 계기반에 12.3인치가 들어가면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15.5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로 변화한다. 이를 통해 차량 대부분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다만 에어서스펜션은 부분변경 모델에도 여전히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타호에 비해 절대적으로 열세인 부분이다. 가격은 아직 공개 전이다. 현재 익스페디션 가격은 7인승과 8인승 버전 모두 8210만원으로 동일하다. 부분변경 후에는 소폭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초대형 SUV가 국내 시장에 속속 등장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도 넓어지고 있다. 초대형 SUV는 목적성이 확실한 만큼 특정 고객에게 꾸준한 인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