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캠핑카 시속 80km 넘으면 휘청?..다온티앤티 아클란S
[시승기] 캠핑카 시속 80km 넘으면 휘청?..다온티앤티 아클란S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08.20 09:00
  • 조회수 4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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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온티앤티 아클란S
다온티앤티 아클란S

현대차 미니밴 스타리아 기반의 캠핑카가 속속 등장한다. 밴 외형은 거의 건들지 않고 침대와 탁자, 조리기구 정도만 적재공간에 장착한 클래스 A 캠핑카도 있지만 아무래도 샤워가 가능한 화장실을 설치하기에는 공간 제약이 크다. 이를 해결하려면 차체 하부를 확장하고 캐빈 공간을 높이는 등 사실상 파워트레인 빼고 다 뜯어 고쳐야 한다. 이번에 시승한 스타리아 캠핑카는 완전히 뜯어 고친 진짜 캠핑카다. 파워트레인 및 운전 조작 부분을 제외하고 1열 시트까지 모두 새롭게 단장했다. 다온티앤티가 제작한 아클란S다.

캠핑카는 클래스 A, 클래스 B, 클래스 C로 나뉜다. 그 중 1열만 살리고 차대를 이용한 스타리아 기반 캠핑카는 클래스 C로 분류된다. 국내에 가장 많이 보급된 형태다. 포터나 봉고 기반 캠핑카와 동일하다. 내부공간을 최대로 확장하는게 일반적이다. 차량 원래 제원보다 전장과 전폭이 엄청나게 길고 높고 넓다.

3m에 육박하는 높이
옆에 다가서면 거대한 크기에 놀라 "내가 저걸 제대로 운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우선 처음 마주한 순간 예상보다 큰 크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전장 6363mm, 전폭 2188mm, 전고 2840mm다. 휠베이스는 기존 스타리아와 동일한 3275mm다. 공차중량만 2.8톤에 육박한다. 사실상 2.5톤 트럭에 버금가는 거대한 크기다. 외관은 흰색 원판에 푸른색 데칼을 붙여 깔끔하다. 전면은 기존 스타리아와 동일하다. 유일한 차이점은 보닛에 붙은 아클란 레터링이다. 늘어난 전폭에 맞춰 사이드미러도 양 옆으로 더 뻗었다. 휠은 스타리아 17인치 순정 휠을 그대로 사용해 다소 왜소해 보인다. 후면도 완전히 새롭다. 대신 스타리아의 순정 테일램프를 그대로 살린 점이 특징이다.

아클란S는 4인 탑승, 최대 6인 취침이 가능하다. 1열부터 살펴 보면 계기반은 4.2인치 컬러 LCD를 적용한 디지털 방식이다. 가운데 정보창에 주행과 관련된 정보를 띄우고 좌우에 속도와 엔진 회전수를 보여준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10.25인치, 현대차의 최신 인포테인먼트가 적용되어 있다. 1열 시트는 열선을 지원하고, 열선 스티어링휠도 있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를 적용해 오토홀드까지 담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 유지 장비, 후측방 경고 등 운전자 주행 보조 장비도 준비되어 있다.

여기에 추가로 전,후,좌,우를 살필 수 있는 상시 카메라 4대의 화면을 볼 수 있는 모니터가 위치한다. 시야 확보가 잘 안되는 캠핑카의 특성상 굉장히 유용한 편의장비 중 하나다.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는 후측방 감지기도 쓸모있다. 

1열만 보면 여느 스타리아와 다를 것이 없다

편의장비만 놓고 보면 캠핑카인지 고급 세단인지 알아 차리기 어려울 전도다. 캠핑카로 개조하며 생긴 문제도 보인다. 1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컵홀더가 운전석 왼쪽 하나뿐이다. 1열 가운데 시트(혹은 수납함)가 사라진 결과다. 기존 스타리아는 가운데 시트를 접으면 컵홀더가 두 개 생긴다. 아클란S는 1열 2인 탑승 시트로 바꿨기 때문에 생긴 결과다.

캐빈 쪽에는 2명이 탑승할 수 있는 시트가 마련되어 있다. 소형 버스(쏠라티, 마스터 등) 시트를 이식한 듯 보인다. 공간이 생각보다 넓지 않아 성인 두 명이 탑승하면 어깨가 닿는다. 슬라이딩과 약간의 리클라이닝이 가능하지만 이동하기에 편한 자세는 아니다. 이동시에는 2열 테이블을 빼고 주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3점식 벨트를 적용한 점은 칭찬 할만 하다. 좌측으로 창문과 컵홀더, 220볼트 콘센트, 무선 충전패드, USB 충전 포트가 마련되어 있다. 캠핑카로 개조한 만큼 편의성 부분은 뛰어나다.

2.2리터 디젤 엔진..3톤 차량을 끄는데 큰 문제가 없다..연비가 놀라울 뿐이다

캠핑카로 3박4일간 여행을 떠나면서 여러가지를 체크해 봤다. 도심, 고속도로, 국도 등 다양한 주행환경에서 600km 이상 주행했다. 운전석에 앉는 순간 자세가 어색하다. 시트 포지션이 제대로 안 나온다. 전동으로 360도 회전이 가능하게 바꾼 1열 시트가 기존 시트보다 무척 높아졌다. 1열 시트는 정박 중에는 180도 돌려서 테이블 의자로 활용한다. 시트를 가장 아래로 내려도 계기반 상단이 살짝 가린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정확히 밟으려면 시트를 평소보다 앞으로 당겨야 한다. 결과적으로 스티어링휠과의 거리가 너무 가깝다. 장거리 주행에서 피로감이 느껴진다.

파워트레인은 스타리아 그대로다. 2.2L 디젤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4.0kg.m를 발휘한다. 앞 바퀴로만 구동한다. 다온티앤티는 안전을 위해 최고 80km/h의 속도로 주행하라는 경고문을 운전석에 붙여놨다. 도심 주행은 무겁고 큰 차체를 제외하곤 운전이 버겁지 않다. 사실상 샤워와 설거지 등에 사용할 물 200리터를 채우고 성인 2,3명이 탑승하면 무게만 3톤이 넘는다. 안전을 위해 주행 중에는 청수통을 비우고 주행해야 한다.

스타리아의 기본 휠 타이어를 그대로 사용
스타리아의 기본 휠 타이어를 그대로 사용

발진 속도가 트럭처럼 더디긴 하지만 그다지 출력의 아쉬움은 없다. 무거운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코일 서스펜션과 쇼크업쇼버 보강이 이뤄졌다. 문제는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다. 속도를 조금만 높이면 앞뒤 무게 배분의 문제점이 드러난다. 약간의 횡풍만 불어도 차가 휘청휘청한다.

고속도로 주행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그루빙을 지날 때다. 그루빙은 배수성을 높여, 수막 현상을 방지와 결빙 억제, 소음 감소, 접지력 향상 등을 위해 도로에 세로로 줄을 파 놓은 것을 지칭한다. 이 곳을 지날 때 그루빙 완더링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그루빙은 시공이 불량하거나 타이어의 트레드와 그루빙의 간격이 맞지 않아 발생한다. 흔히 ‘타이어가 노면을 탄다’라고 표현하다.  아클란S로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그루빙을 만나면, 직진 안정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한 번 흔들리기 시작하면 바로 잡기 쉽지 않다.

긴장의 연속이다. 안전을 위해 시속 80km 내외 속도로 주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고속도로에서 90km/h 이상 고속 주행은 위험할 수 있다.

스타리아 기반이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 유지 장비가 달려있다. 다만 사용에 조금 문제가 있다. 차선 중앙 유지 장비를 켜고 달리면 차체가 휘청거리기 쉽상이다. 차선이 희미해지는 구간에서는 차선을 제대로 찾지 못해 스티어링휠을 미세 조정하는데, 이 때 뒤쪽 차체가 물고기 꼬리 지느러미처럼 좌우로 흔들리는 피시테일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역시 무거운 무게 때문에 불안함이 가중된다. 저속이 아니라면 운전자 주행 보조 장비를 활용하기 쉽지 않다.

캠핑카 운전은 고단하지만 여행의 즐거움은 배가 된다

놀라운 점은 높은 연료 효율이다. 3톤이 넘는 무게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 주행시 리터당 10km 가깝게 연료 효율이 나온다. 시내 주행에서도 7~8km/L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시내 주행보다 고속도로 혹은 한적한 국도 주행이 많은 캠핑카 특성상 9km/L 내외의 연료효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600km 이상 주행한 아클란S의 연료 효율은 리터당 9.8km를 기록했다.

편의안전장비 구성은 만족이지만 스티어링을 꽉 쥐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운전 피로도가 만만치 않다. 여기에 덩치가 크다보니 주차할 때 어려움도 상당하다. 처음 캠핑카를 운전한다면 장거리 주행은 피할 것을 권한다. 그럼에도 복잡한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난다는 즐거움에 운전의 피로가 싹 가신다.

2편에서는 주행이 아니라 정박을 한 뒤 캠핑카 생활을 정리해본다. 화장실 및 샤워, 에어컨, 스마트 TV, 조리대, 푹신한 침대 등이 갖춰진 캠핑카의 매력을 한껏 만끽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1억원에 육박하는 아클란S에는 어떤 숨겨진 기능이 있을지 기대해 보셔도 좋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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