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포터,봉고 충전전쟁 너 때문'..주행거리 짧은 전기차 5
'전기 포터,봉고 충전전쟁 너 때문'..주행거리 짧은 전기차 5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22.08.24 09:00
  • 조회수 7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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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전기차 충전소..평일 낮 시간이지만 꽉 찼다. iX는 충전을 위해 대기 중이다
휴게소 전기차 충전소..평일 낮 시간이지만 꽉 찼다. iX는 충전을 위해 대기 중이다

최근 전기차 아이오닉5를 타고 부산까지 여름휴가를 다녀온 A씨는 고속도로 휴게소 전기차 충전소에서 분통이 터졌다. 그는 “충전을 하려고 휴게소를 방문했는데 전기 화물차가 대부분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1시간 넘게 기다리다가 겨우 충전을 했다”며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차는 별도 충전 장소를 만들어 따로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현대 포터, 기아 봉고 전기차 같은 화물차가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소를 점령한 사진이 속속 올라온다.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 화물차로 인해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된 충전난이 심화하고 있다.

현대차, 포터Ⅱ 일렉트릭 출시
현대차, 포터Ⅱ 일렉트릭 출시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의 경우 58.8kWh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211km를 달릴 수 있다. 이마저도 물건을 싣지 않은 공차 기준이다. 화물을 가득 적재하면 주행거리는 급격히 떨어진다. 배터리 잔량 20 % 내외에서 충전하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150km 에 불과하다. 고속도로 급속 충전기는 충전 시간이 1회 40분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서울 -부산을 오가려면 휴게소에서 최소 3번은 충전해야 한다. 

주행거리가 짧은 화물 전기차로 인한 충전 전쟁은 이미 예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무거운 짐을 싣고 먼 거리를 달려야 하는 화물차 특성상 충전을 자주해야 할 수밖에 없어서다. 더구나 내년부터 택배용 차량에 디젤 번호판이 금지되면서 전기차 충전난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전기차 신규등록대수는 6만8996대로 지난해 동기(3만9302대)대비 76%나 급증했다. 올해만 14만대 이상 전기차가 등록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전기차 누적 대수는 40만대에 육박한다. 전기 화물차 등록 대수는 올해 3월 말 기준 5만1000대로 직전 분기 대비 다시 15% 늘었다. 이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에 친환경 전기 화물차에 한해 한시적으로 영업용 번호판을 무상으로 발급한 영향이 컸다.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을지로 센터원 E-pit' 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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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충전 인프라 태부족이다. 충전기 보급은 늘고 있지만 대부분 완속 충전기다. 지난해 기준 국내 충전기 가운데 완속 비중은 전체 86%를 차지했다. 

아이오닉5 오너 A씨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급속 충전기가 모자라는 것도 문제지만 충전기를 물려 놓고 완충이 됐는데도 자리를 비우는 운전자가 많아 이들에 대한 단속(과태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보급뿐 아니라 전기차 충전과 관련된 법규도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앞으로 충전 전쟁을 가속화할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차 5종을 정리해봤다. 

미니 일렉트릭
미니 일렉트릭

현재 시판 중인 전기차 중 주행거리가 가장 짧은 차는 미니 일렉트릭이다. 미니 일렉트릭은 1회 완전 충전으로 159km 주행이 가능하다. 배터리 용량은 32.6kWh로 매우 낮다. 50kW 급 급속 충전을 지원한다. 낮은 배터리 용량 덕분에 충전 시간이 길지 않다. 세컨카나 도심 출퇴근용으로 적합하다.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가격은 4560만원 부터다. 서울시 기준 총 735만원의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미니 다음으로는 현대 포터, 기아 봉고다. 주행거리가 211km지만 화물을 가득 실으면 주행거리가 20% 이상 줄어든다. 대표적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소 민폐 차량이다.

렉서스 UX 300e
렉서스 UX 300e

지난 6월 출시한 렉서스 UX 300e는 1회 충전으로 233km 주행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54.35kWh다. 렉서스 특유의 실내 고급감, 승차감은 확실한 장점이다. 자동차라는 관점에서 평가하면 아주 우수하다. 전기차의 평가 기준이 추가되면 아쉬운 점이 많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중 유일하게 차데모 충전 포트를 적용했다. 최근 노후된 충전 시설을 개선하면서 DC 콤보 포트를 중심으로 변경되고 있다. 가격은 5490만원이다. 777만원의 보조금 혜택(서울시 기준)을 더하면 4000만원 중후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푸조 e-2008
푸조 e-2008

스텔란티스코리아는 기존 판매하던 전기차 3종을 연식변경하면서 주행거리를 소폭 끌어올렸다. 푸조 e-2008와 DS3 크로스백 이텐스는 237km에서 260km가 됐다. 푸조의 해치백 e-208은 1회 완전 충전으로 280km를 갈 수 있다.

푸조 e-208
푸조 e-208
DS 3 크로스백 E-텐스
DS 3 크로스백 E-텐스

3가지 모델 모두 배터리 용량은 50kWh 그대로다. 구름 저항이 낮은 타이어를 기본 적용하고 기어비를 효율성에 맞게 변경해 전비를 끌어 올렸다. 가격은 5090만원부터다. 2023년식 모델은 보조금이 결정되지 않았다. 스텔란티스코리아 측은 “9월 말부터 출고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주행거리가 짧은 5종의 전기차는 모두 내연기관 플랫폼 기반이다. 포터와 봉고 전기차 역시 마찬가지다. 충전 인프라 개선도 시급하다. 완속 위주의 숫자 늘리기보다는 통행량이 많은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곳에는 급속 충전기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또 충전을 이유로 장기 주차를 할 경우 피해를 입는 다른 전기차 오너가 없도록 적극적인 단속도 필요해 보인다.

최주현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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