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마무리 쌍용차..부활 관건은 전기차
회생절차 마무리 쌍용차..부활 관건은 전기차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22.08.31 15:00
  • 조회수 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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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길고 길었던 쌍용차 인수가 이달로 마무리됐다. 26일 우여곡절 끝에 관계인집회를 무사히 끝내고 회생계획안은 법원의 인가를 받아냈다. 1년8개월 만에 인수전을 마무리하고 경영 정상화를 목전에 뒀다.

작년 4월, 쌍용차는 신규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졸업한 지 10년 만에 법정관리를 다시 들어갔다. 대주주였던 인도 마힌드라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회사 경영 상태가 위기에 처하자 쌍용차를 결국 포기했다. 새 주인 찾기는 더 어려웠다. 전기 버스를 생산하던 에디슨모터스가 우선 협상자로 선정됐다. 회생 채권 비율이 1%대에 머물러 채권단 요구에 한참 못 미쳤다. 계약 잔금 2743억원을 납입하지 못하고 우선협상권 자격에서 박탈됐다. 현재 에디슨모터스 관련자들은 쌍용차 인수를 미끼로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차 우선협상자를 선정하면서 등장한 후보군은 KG그룹과 쌍방울 그룹을 보유한 광림 컨소시엄이다. 광림이 더 높은 인수 대금을 제시했지만 자금 조달 항목에서 더 나은 평가를 받은 KG그룹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쌍용자동차 토레스<br>
쌍용자동차 토레스

좋은 분위기는 계속 이어졌다. 오랜만에 내놓은 신차 토레스가 대박을 터뜨렸다. 과거 쌍용차 부흥을 이끌었던 코란도, 무쏘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디자인과 편의안전장비를 대거 적용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현재 계약 물량만 6만대가 넘는다. 쌍용차 생산직 노동자들은 여름휴가까지 반납하고 회사 정상화를 도왔다.

좋았던 분위기도 잠시. 이번에도 현금변제율로 제동이 걸렸다. 처음 법원에 제출했던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현금변제율 6.79%와 출자 전환 주식가치를 합해 회생채권 실질 변제율은 36.39%였다. 상거래 채권단이 난색을 표하자 KG그룹은 300억원을 추가 투입하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 현금 변제율은 13.97%로, 실질 변제율 역시 41.2%로 올랐다. 대형 납품사 현대트랜시스와 희성 촉매는 막판까지 회생계획안에 찬성 여부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려운 자동차 산업을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레스 미디어 쇼케이스에 참석한 KG그룹 곽재선 회장
토레스 미디어 쇼케이스에 참석한 KG그룹 곽재선 회장

마지막 관문이었던 관계인 집회가 26일 열렸고 압도적인 찬성으로 회생계획안이 통과됐다. 이제 형식적으로 법원의 법정관리 졸업 선언만 남은 상황이다.

인수전은 끝났지만 진짜 회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쌍용차는 글로벌 브랜드보다 친환경 파워트레인 개발이 더디다. 올해 초 내놨던 코란도 이모션은 배터리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출고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상태다. 판매 라인업도 너무 빈약하다. 빠른 시간 내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 친환경 파워트레인 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KR10 디자인 스케치 정측면
쌍용차 KR10 디자인 스케치 정측면

현재 투자금 부족으로 자체 개발이 어려운 쌍용차는 중국 대형 전기차 업체 BYD와 합작해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내년 출시할 예정인 토레스 전기차 버전이다. 내후년에는 쌍용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에 마침표를 찍는 KR10이 나온다. 추후 전기 픽업 트럭 출시도 계획 중이다.

과거 쌍용차는 새 주인을 찾아도 얼마 가지 않아 다시 위기에 빠지는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토레스가 장기적으로 인기를 누려야 신차 개발 자금이 생긴다. 노후화한 라인업을 빠른 시일 내에 재단장해야 한다. 새롭게 출발하는 쌍용차, 과제가 더 많은 형국이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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