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넉넉한 여유로움,미국 부자의 차..지프 그랜드 체로키
[시승기] 넉넉한 여유로움,미국 부자의 차..지프 그랜드 체로키
  • 김태진 편집장
  • 승인 2022.12.29 09:00
  • 조회수 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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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그랜드 체로키

지프(Jeep)는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 손 꼽히는 성공한 브랜드다. 특히 미국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마니아 층을 확보하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상당하다.

지프 라인업 중에 플래그십을 꼽는다면 단연 ‘그랜드 체로키’다. 미국에서 그랜드 체로키를 타고 다니면 주변에서 부자로 인식한다.

새롭게 단장한 올 뉴 그랜드 체로키를 시승하는 날 눈이 펑펑 내린 직후다. 영하 10도의 강추위와 함께 했다. 눈길을 마구 달려 보고 싶은 욕망을 잠재우느라 악셀을 밟은 오른발을 제어하기 무척 힘들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단장한한 그랜드 체로키 4xe(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나긋나긋 승차감이 매력인 그랜드 체로키 오버랜드 트림을 타는 동안 ‘감탄과 한탄’의 연속이었다.

지프 특유의 7슬롯 그릴

지프 랭글러가 오프로드에 특화됐다면 그랜드 체로키는 온로드를 지향하면서 가끔씩 험한 오프로드도 주파할 수 있다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 승차감도 부드럽고 정숙성도 상당한 수준이다. 물론 같은 체급인 BMW X5, 벤츠 GLE, 제네시스 GV80 같은 온로드 지향 SUV 와는 격이 다르다.

 

먼저 그랜드 체로키 외관이다. 지프 치고는 무척 우아하다. 덩치는 크지만 랭글러처럼 강인하고 시선을 확 끄는 모습은 찾기 어렵다. 온로드는 물론 오프로드 능력도 갖췄지만 사실상 주 용도는 온로드다. 고속에서도 잘 달릴 뿐 아니라 디자인도 도심 한 복판에서도 조화로운 요소를 듬뿍 갖췄다.

도심에서 봐도 매력적인 디자인

앞면은 지프 전통인 세븐 슬롯 그릴이 눈길을 끈다. 그릴과 연결된 주간주행등과 LED 헤드라이트는 서울의 모던한 야경과 잘 어울린다. 옆면은 지프 특유의 커다란 사다리꼴 휠아치가 빛을 발한다. 휠아치 만큼은 오프로드를 고려한 디자인이다.

 

옆면과 후면은 크게 달라진 부분을 찾기 어렵다. 그냥 지프 그 자체다. 전체적으로 디테일로 잔재주를 부린 것과는 거리가 멀다. 디자인 요소가 큼지막하고 지프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제대로 살려냈다.

 

그랜드 체로키의 사륜구동은 오늘처럼 눈이 쌓인 도로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이런 눈길도 제대로 달려주겠지’하는 신뢰다. 후륜 구동 세단이었다면 시승을 포기해야 할 만큼 거친 날씨다.

넉넉한 적재공간 
천연 나무를 사용한 럭셔리한 인테리어..나파 가죽과 잘 어울린다

먼저 전기차 주행 능력을 갖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그랜드 체로키 4xe에 탑승했다. 운전석에 앉는 순간 감탄의 연속이다. ”아니 지프가 이렇게 고급스럽다니” 인테리어가 예상 외로 럭셔리하다.  투박했던 옛 모습은 다 사라지고 진짜 나무를 사용한 고급 소재가 돋보인다.

 

“그랜드 체로키, 너 마저도!”라는 탄성이 흘러나온다. 정말 제네시스 GV80 정도로 고급스럽다고 할까. 소재와 마무리는 럭셔리 브랜드 수준과 같아졌다.

 

그 다음은 탄식의 시간이다. 무슨 버튼이 이렇게 많아! 30여개를 넘게 세고는 그만뒀다. 요즘 신차들은 센터 디스플레이를 키우면서 각종 기능을 통합해 버튼을 최소화하는 추세다. 그랜드 체로키는 기존 버튼을 그대로 쓰고 오히려 버튼 개수를 더 늘렸다. 반자율주행 등 새로운 편의안전장비가 추가되면서다.

뒷면은 잔 재주를 부리지 않았다
덩치 큰  지프 스타일

2열 센터 송풍구에도 버튼과 기능을 잔뜩 달아 놓았다. 허전하지 않을 정도다. 칭찬해 줄 포인트도 있다. 친절하게도 1,2열에 A,C 타입 USB포트를 각각 2개씩 설치한 부분이다. 요즘 신차에는 A타입은 아예 사라지고 C타입만 들어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전체적으로 천연 나무를 사용한 인테리어와 베이지톤 나파가죽 컬러의 매칭이 돋보인다. 상당히 아늑하다. 무언가 첨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라떼’ 세대에게 딱 맞는 인테리어라고 할까.

 

큼지막한 버튼의 새겨진 UI만 봐도 어떤 기능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 버튼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센터 디스플레이는 10인치로 요즘 신차 치고는 작게 느껴진다.

생각보다 2열 방석이 작았지만 여유롭다
10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작아 보인다..전체적으로 '라떼'세대에 맞는 인테리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그랜드 체로키 4xe 시승차는 상위 서밋 리저브 트림이다. 가격이 무려 1억2000만원대다. 직렬 4기통 2.0 터보 엔진과 두 개의 모터로 구성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기존 랭글러 PHEV에 사용했던 것과 같다. 2.0 터보 엔진 최고 출력은 272마력이다. 여기에 앞뒤 모터 출력 각각 63마력과 145마력이 더해진다. 시동 버튼을 눌렀다. PHEV 전기 모드라 전기차처럼 계기반 라이트만 들어온다.

 

최대 33km를 전기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현재 80% 충전된 상태다. 외기 온도가 영하 7도라  난방을 하면 배터리 소모가 급격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해 20km 정도만 전기 모드로 주행하기로 결정했다. 한겨울이 아니라면 30km도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운전석 앞 펜더에 달린 phev 충전커버

전기차답게 조용하게 발진 가속을 진행한다. 시속 100km까지 가속을 해도 문제없이 진행된다. 배터리가 무게가 더해져 중량이 2.5톤에 육박해서인지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다. 기존 그랜드 체로키의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꽤 있다. 에어서스펜션 셋팅을 꽤 꽉 조여놓은 느낌이다.

 

부드러운 가속과 함께 정숙성은 일품이다. 전기차다운 주행감각을 보여준다. 주행 중에 회생제동 버튼을 눌러 강하게 조절하면 EV 주행거리는 조금 더 길어진다. 회생제동 이질감은 크지 않다. 고속도로를 장시간 주행하려면 하이브리드 모드가 가장 유리하다.

 

차체는 우람하게 커졌다. 전장 5,020mm, 전폭 1,980 mm, 전고 1790 mm, 휠베이스 2,965mm다. 휠베이가 3m를 넘지 않지만 후륜 오버행이 길어 실내와 적재공간은 넉넉하다. 큼지막한 도어 윈도와 선루프를 통해 눈 쌓인 자연 경광을 제대로 감상한다.

10인치 센터 모니터에는 유심을 심은 ‘유커넥트’ 기능이 담겨 있다. 터치 방식으로 내비게이션과 엔터테인먼트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티맵을 기본 장착해 활용도가 놓다. 해상도나 터치 반응 속도도 괜찮은 편이다. 아직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오디오는 19개의 매킨토시 스피커가 웅장함을 더해준다. 전체적으로 저음이 강한 음색이다. 정숙성은 상당한 수준이다.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하면 엔진이 꺼지기도 하지만 이중 접합 차음유리의 방음 성능이 뛰어나다.

2열을 접으면 바닥이 완전히 평평해진다..차박에 제격이다

4x4 시스템은 트림에 따라 쿼드라-트랙 I 또는 쿼드라-트랙 II를 적용했다. 주행 조건에 따라 5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셀렉-터레인 지형 설정 시스템이다. 대부분 오프로드 주행에서 필요한 기능인데 이번 시승은 아쉽게도 온로드 중심이라 성능을 제대로 체험하기 아쉬웠다.

 

예상한대로 20km를 주행하자 EV모드가 해제된다. 배터리 전원은 1%가 남았다고 나온다. 하이브리드 모드에 넣고 주행을 시작했다. 엔진 시동이 걸리는 소리나 진동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조용하다. 정숙성에 꽤 많은 개발비를 쏟아 부은 느낌이다.

 

시속 100km를 넘어서면서 추월 가속을 해봤다. 서서히 속도를 더해준다. 답답함을 느낄 변곡점에 다가서면 전기모터 출력이 더해지면서 가속을 추가로 진행한다.

80% 충전상태에서 난방을 하고 20km를 전기 모드로 달렸다. 배터리 1% 남더니 하이브리드로 전환됐다

 

전기모드로 20km를 달려서 그런지 50km 주행거리 연비가 13.6km/L가 나왔다. 전기모드를 제대로활용하면 연료비는 상당히 줄일 수 있겠다. 하이브리드 모드로만 주행하면 9km/L 정도 연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써밋 리저브 트림에 달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했다. 차선유지까지 가능하다. 안정적으로 차선을 유지해준다. 교차로 충돌 방지 보조 시스템, 교통 표지 인식 시스템, 운전자 졸음 감지 시스템, 동물 사람 감지 나이트 비전 카메라까지 갖췄다. 나이트비전은 밤길 가로등이 드문 국도나 지방도를 운전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는 내연기관 그랜드 체로키 오버랜드 트림으로 갈아탔다. 파워트레인은 V6 3.6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궁합이다. 3.6 자연흡기 엔진이지만 출력이 최고 286마력, 토크는 35.1kgm에 그친다.

phev 써밋 트림에 비하면 너무 저렴해 보이는 오버랜드 트림

이유는 정말 사골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는 20년 된 펜타스타 자연흡기 엔진이라서다. 오랜 시간 갈고 닦아 개선해 쓴 만큼 고장이나 내구성에서 큰 장점이 있다. 대신출력이나 연비는 기대하기 어렵다.

 

엔진 회전질감은 준수하다. 악셀을 꾹 밟아주면 잠시 기다렸다가 묵직하게 토크를 쏟아낸다. 날렵한 핸들링이나 엔진의 직결성과는 좀 다른 지프 특유의 주행 질감이라고 할까. 가속도 매우 부드럽게 천천히 진행된다. 결코 서두르는 것이 없다.

 

대배기량 자연흡기라 다소 여유가 있지만 폭발적인 가속력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스티어링 휠은 묵직하면서도 유격도 꽤 느껴진다. 오프로드 주파를 고려한 지프 만의 핸들링 특징이 그대로 전수됐다. 오버랜드 모델은 공차중량 2,190kg으로 PHEV보다 300kg 정도 가볍다.

전체적인 승차감은 PHEV모델에 비해 무척 나긋나긋하다. 지프 다운 기분 좋은 출렁거림이 느껴진다. 눈길이 보이면 4WD 오토로 바꿨다. 폭설이 쌓인 길이 아니라면 주파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래 이 맛으로 지프를 타는거야,엄지척!” 그랜드 체로키 사륜구동에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

 

오버랜드 트림 주행보조장치에는 차선중앙유지가 없다. 앞뒤 차간거리만 조절해준다. PHEV에 있는 써밋 트림에 비해 편의안전장비가 꽤 모자란다.

 

시승을 마치고 내린 결론은 나긋나긋한 승차감을 원한다면 내연기관 오버랜드 트림이 제격이다. 연비와 럭셔리한 인테리어에 중앙 차선유지 기능까지 쓰고 싶다면 PHEV 써밋 트림을 추천한다.

기자의 개인 의견으로는 오버랜드에 비해 2800만원 정도 비싼 PHEV 써밋 트림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실내에 들어서면 지프 브랜드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럭셔리한 인테리어가 무척 마음에 든다. 아울러 PHEV 모드에서 이질감이 없을 뿐더러 가속과 정숙성도 일품이다.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다.

 

가격은 ‘올 뉴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가 8,550만원, 오버랜드가 9,350만원이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는 리미티드가 1억320만원, 써밋 리저브가 1억2,120만원이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그랜드 체로키 4xe 주요 제원

 

 

리미티드

써밋 리저브

크기·중량

전장(mm)

4,900 (5,010*)

4,910 (5,020*)

전폭(mm)

1,980

1,980

전고(mm)

1,790

1,790

축거(mm)

2,965

2,965

윤거 /(mm)

1,665 / 1,665

1,665 / 1,665

공차중량(kg)

2,475

2,555

엔진

엔진 형식

2.0L I4 DOHC DI Turbo PHEV Engine

2.0L I4 DOHC DI Turbo PHEV Engine

배기량(cc)

1,995

1,995

최고 출력(ps/rpm)

272 / 5,250

272 / 5,250

최대 토크(kg∙m/rpm)

40.8 / 3,000

40.8 / 3,000

1 충전 주행거리(km)

33

33

표준 연비

휘발유(km/l)

도심(8.2), 고속(9.7), 복합(8.8)

도심(8.2), 고속(9.7), 복합(8.8)

전기(km/kWh)

도심(2.2), 고속(2.3), 복합(2.3)

도심(2.2), 고속(2.3), 복합(2.3)

합산

도심(11.4), 고속(12.9), 복합(12.0)

도심(11.4), 고속(12.9), 복합(12.0)

변속기

변속기 형식

8 자동

8 자동

섀시

서스펜션(/)

멀티 링크 / 멀티 링크

멀티 링크 / 멀티 링크

타이어 사이즈

265/50R20

275/45R21 3 Season Tire , 265/50R20

20인치 알루미늄

21인치 알루미늄

가격

1320만원

12,1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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