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아우디 A6 왜 그래..E클래스, 5시리즈 30% 불과
[분석] 아우디 A6 왜 그래..E클래스, 5시리즈 30% 불과
  • 김태원
  • 승인 2023.01.12 09:00
  • 조회수 1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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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 자동차 3개사를 호칭하는 '벤비아(벤츠, BMW,아우디)' 강세는 여전하다.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로 대표되는 독일 중형 세단이 수입차 시장의 베스트셀링카 경쟁을 하곤 했다.  최근 3, 4년간 달라진 게 있다면 아우디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다.

국산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 G80에도 밀리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다. 2010년 정도만 해도 디자인이 좋아 A6를 선택한 소비자들이 이제는 G80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제 A6는 벤츠 E클래스나 5시리즈 경쟁차로는 보기 힘들 정도가 됐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수입차 모델은 예상대로 28,318대가 팔린 벤츠 E클래스였다. 그 뒤를 BMW의 5시리즈가 21,166대로 바짝 추격하며 2위를 차지했다.

1, 2위는 예상대로 독일 3사 중형 세단이 차지했다. 그렇다면 3위는 독일 3사 중 한자리를 차지하는 아우디 A6라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울지도 모른다.

 

더 뉴 아우디 A6 TDI 콰트로 프리미엄 출시
더 뉴 아우디 A6 TDI 콰트로 프리미엄

 

하지만, 3위의 자리에 오른 차량은 놀랍게도 차량가격이 2억원에 육박하는 벤츠 플레그십 세단 S클래스(13,206대)였다. 아우디 A6는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에서 8,229대가 팔리며 4위에 만족했다.

 

2007년까지만 해도 렉서스, 혼다 등 일본세가 1,2위를 다투며 강세였지만 2010년 이후 수입차 시장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벤츠, BMW, 아우디 독3사가 3강 체제를 견고히 다졌다.

문제는 2016년 아우디가 속해 있는 폭스바겐 그룹에서 디젤게이트가 터지면서다. 판매량이 급감하기 직전인 2015년에는 국내 수입차 시장 1, 2, 3위는 독일 3사 중형형 세단이 차지하고 있었다. 각각 E클래스 19,660대, 5시리즈 18,471대, A6 12,949대의 수치였다.

 

수입 준대형 세단 판매량
수입 준대형 세단 판매량

 

아우디의 A6는 디젤게이트 이전인 2015년까지만 해도 E클래스, 5시리즈와 박빙의 격차를 보였지만 디젤게이트 이후 크게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E클래스 판매량의 30%, S클래스 판매량 6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6 부진의 또다른 이유는 상품성 부족이다. 대표적으로 트림의 다양성이 크게 떨어진다. 경쟁자인 벤츠와 BMW는 모두  E 300 e 4MATIC과 530e 등을 포함하여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아우디 A6 트림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다. 2020년 이후 디젤 판매가 급감하고 순수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모델 등 전동화 차량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5시리즈 전체 판매량 21,166대 중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인 530e의 판매량이 2,929대로 약 14%를 차지했다. 이를 고려하면 준대형 세단에서도 전동화 시장은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아울러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한다는 점이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경제학에는 ‘파노플리 효과’와 ‘밴드 웨건 효과’라는 것이 있다. 파노플리 효과란 특정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그 제품을 소비하는 사람들과 본인을 같은 집단이라고 여기는 현상을 말한다. 밴드 웨건 효과란 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입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러한 이론에 근거하여 자동차 시장을 바라볼 때도 A6는 전동화 모델이 미약해 당연히 위축되기 마련이다. 국내 수입 플래그십 세단의 최강자 자리는 벤츠 S클래스가 굳건히 지켜 경쟁자를 찾는 것도 어려울 정도다. 이미 굳어진 ‘벤츠=성공’ 이미지가 수입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의 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우디 역시 한국에서 디젤 라인업을 대폭 정리하고 가솔린 및 전기차로 바꾸고 있다. 하지만 국내 수입차 소비자의 시각에는 이제 벤츠나 BMW와 경쟁하는 브랜드로 보기 어려워지는 추세다. 여기에 제네시스가 화려한 디자인과 편의장비를 앞세워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낸 것도 아우디에게는 큰 악재인 셈이다. 아우디가 올해 상품 기획 등에 큰 변화를 주어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지켜볼 포인트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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