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우디 A7 PHEV 놀라운 연비..한층 더 조용해진 신사
[시승기] 아우디 A7 PHEV 놀라운 연비..한층 더 조용해진 신사
  • 김태현
  • 승인 2023.09.20 08:30
  • 조회수 3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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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브랜드는 감회가 남다르다. 학창 시절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면서 아우디의 세련된 디자인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미술대학에 진학하는 계기를 준 브랜드였다. 어린시절 만든 여러 인터넷 사이트 아이디가 'AUDI'로 시작할 정도로 브랜드 팬이었다.

 

한동안 Land of Quattro라는 슬로건으로 4계절이 명확하고 종종 눈이 내리는 한국 지형에 걸맞는 사륜구동을 강조하며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이 있었다. 디젤 파워트레인의 높은 완성도를 기반으로 고급유를 찾아 다니지 않아도 되는데다 윈터 타이어를 구비하지 않아도 눈길을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는 편리함에 많은 소비자들에게 수입차의 장벽을 낮춘 브랜드라고 평가하고 싶다.

 

폭스바겐-아우디 디젤 사태로 아우디는 2017년 이후 국내에서 몇년간 공백을 겪었다. 제때 신차를 출시하지 못한데다 수차례 인증이 취소되어 평택항 부두에 정박된 차를 도로 반품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런 공백을 틈타 렉서스와 볼보가 상당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독삼사(벤츠,BMW, 아우디)'라는 통칭이 이제는 옛말이 되어간다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하지만 그대로 자리를 빼앗길 아우디가 아니라는 것을 A7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타보고 확실히 느꼈다. 올해 하반기 출시된 A7 55 TFSI e 콰트로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에 PHEV를 결합했다. 기본 엔진출력은 252마력이지만 무려 105마력을 내는 전기모터가 합세해 시스템 총출력 367마력에 달한다.

지난 13일 열린 아우디 e-익스피리언스 데이에서 A7 55TFSI e 콰트로와 Q4 e-tron을 번갈아 시승했다. 

 

이날 시승 구간은 서울 중구 아우디코리아에서 경기도 평택 폭스바겐아우디 PDI센터까지 왕복 약 180km 구간이다. 막히는 서울 정체구간부터 고속도로까지 다양한 주행코스를 즐길 수 있었다. A7 55TFSI e 콰트로는 기존 A7과 큰 디자인 차별점을 찾기는 어렵다. 리어휀더 좌우에 주유구와 충전 포트가 마련 되어있고 리어 머플러가 삭제된 것이 전부다.

 

쿠페형 세단 유행에 따라 출시되었던 A7 라인업은 중형세단 A6 기반이다. 스포티하고 날렵한 디자인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2010년 1세대 모델 출시이후 2018년 완전 변경된 사양으로 5년이 지났지만 오래돼 보인다는 인상은 찾아볼 수 없다. 올해 나온 신차라고 해도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 높은 수준의 디자인 퀄리티를 자랑한다.

 

촘촘한 LED 패턴은 DRL과 방향지시등을 겸한다. 아우디의 전매특허인 시퀀설 타입 방향지시등은 작동이 굉장히 매끄럽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인다. 좁은 면적의 트렁크 리드부와 한 줄로 이어진 테일램프는 차체가 더 넓고 낮아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낸다. 상단에 위치한 가변식 스포일러는 스포츠 세단 다운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미래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온다. 최신 모델들이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상단으로 최대한 끌러 올리는 것에 비해서 아우디는 고전적인 위치로 회기를 선택했다. 이는 버츄얼 콧픽에서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는데 주안점을 뒀기 때문이다.

 

12.3인치의 버츄얼 콧픽으로 명명된 디지털 클러스터는 반응속도가 빠르고 UI가 세련됬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변화가 가능하다. A7 PHEV에는 전기모드 레인지를 표기해주는 전용 테마가 적용되었다.

367마력을 내는 PHEV 파워트레인은 완성도가 높다고 보여진다. 타사의 PHEV와 비교를 하더라도 전기의 개입과 엔진의 개입과정이 상당히 부드럽게 이어질뿐만 아니라 효율성도 상당하다. 냉간 상태에서는 4기통 터보엔진 특유의 잔진동이 약하게 밀려올라오는 편이지만 수온이 정상 범위에 도달하면 무척 정숙해진다. 시동이 걸린 것을 모를 정도다.

 

전기모드만을 사용하면 약 47km정도를 주행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면 일반적인 풀 하이브리드에 가까운 효율을 보여준다. 하이브리드임에도 7단 S-트로닉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직결감이 좋다. 출력손실이 적게 느껴지는 것도 장점이다. A7 PHEV는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5.7초만에 가속한다.

퍼포먼스도 충만하지만 높은 연비가 '와우'할만한 포인트다.  종로를 출발해 평택까지 가는 길은 우천으로 인해 정체가 극심했다. 연비 하락이 예상되었지만 가감속을 급하게 진행하더라도 연비는 시내주행에서 20Km/L 밑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이날 고속 항속중에는 최대 30km/L를 유지하는 등 높은 연비에 감탄이 나올 뿐이였다.

 

아우디 특유의 고속안정감과 더불어 낮은 차체에서 오는 감각은 마치 스포츠카를 탄듯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전자식 스테빌라이저가 장착된 RSQ8처럼 물리법칙을 이겨내는 거동은 아니지만 공차중량이 2160kg로 무거운 감각은 여전하다.

전세대 모델이 에어서스펜션을 장착했던 것과 달리 2세대 모델은 전량 전자식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주행 모드에 맞춰 승차감이 변화한다. 하지만 그 폭은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이나믹한 주행감각보다는 컴포트에 초점을 둔 셈이다.

 

실제로 시승 고객들이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되어 있구나”라고 착각한다는 아우디코리아 관계자의 말이 허풍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수준급 하체 세팅이 감동적이였다.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는 아우디코리아 최초의 PHEV 모델로 한국에서 미래를 뒤바꿔 놓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동안 디젤을 중심으로 높은 토크감과 효율로 인기를 끌던 아우디가 가솔린과 전동화 시대에 위기를 맞고 있는데 PHEV는 가솔린 장점과 디젤의 장점을 잘 결합해 주행감 뿐만 아니라 경제성까지 높여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 분명 해보인다.

 

가격이 9985만원으로 동급 모델 중에서 1억원이 안 넘는다는 것도 매력 포인트중 하나다. 오히려 아랫 급인 A6와 경쟁하는 타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과 1천만원 정도 가격 차이를 보인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5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빼어난 외관 디자인과 높은 수준의 승차감, 전기차 수준의 유류비까지 A7 55TFSI e콰트로는 1억원 미만의 수입 세단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확실하게 어필 할 수 있는 팔방미인이다.

 

한 줄 평

 

장점 : 수준급의 승차감, 정숙성에 높은 연비까지..빼어난 디자인은 명불허전

 

단점 : 좁은 뒷자리 공간은 여전히 불편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아우디 A7 55TFSI e 콰트로 프리미엄

 

엔진

2.0L 가솔린 터보  PHEV

변속기

7단 자동

구동방식

4륜구동

전장

4975mm

전폭

1910mm

전고

1425mm

축거

2936mm

공차중량

2160kg

최대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51.0kg.m

복합연비

15.7km/L

시승차 가격

998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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