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일본차 불매운동 1년도 못갔다..유니클로 논란속 한국은?
중국서 일본차 불매운동 1년도 못갔다..유니클로 논란속 한국은?
  • 조정기 에디터
  • 승인 2019.10.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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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중국에서 최대 성과를 기록했던 현대,기아차
  2016년 중국에서 최대 성과를 기록했던 현대기아차


지난 주말 유니클로의 위안부 폄하 광고 논란이 네티즌을 뜨겁게 달궜다.

90대 할머니와 10대 패션 디자이너의 대화가 논란이 된 유니클로 광고는 전 세계에 배포됐다. 광고 내용은

"제 나이 때 어떻게 입으셨어요?"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 못 해" 유니클로가 할머니 대답의 한글 자막을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의역해 올리면서 문제가 됐다. 80년 전인 1930년대 말이 일제 강점기여서 위안부 문제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유니클로 측은 20일 "해당 광고는 이해하기 쉽게 하려 한 문구일 뿐 위안부 폄하 의도는 없었다"며 "많은 분이 불편함을 느낀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 해당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 보복이후, 7월부터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개인 소비자의 자발적 참여로 본격화하고 있다. 이 여파가 대표적으로 미친 것이 바로 일본차 판매 급감이다. 7년 전 중국에서도 비슷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거셌다. 중국의 일본차 불매 운동이 얼마나 지속됐고 어떻게 회복됐는지 점검해봤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현대기아)는 2011~16년까지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16년 182만대를 판매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2016년 7월 한반도에 사드 배치가 공식 발표된 이후 중국 정부의 거센 반발을 샀고 이 영향으로 2017년 120만 대, 2018년 110만 대까지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이제는 한 해 100만 대 이상을 판매하는 ‘밀리언클럽’에서 제외될 위기에 놓였다. 

2016년 9월 사드 한반도 배치가 발표된 후, 판매량이 급락한 한국자동차
2016년 9월 사드 한반도 배치가 발표된 후, 판매량이 급락한 현대기아차

2019년 현재, 한국 자동차의 판매량이 어느정도 회복되고 있지만 전과 같은 위세를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2012년 중국 내 각 국가별 자동차 판매량
2012년 중국 내 각 국가별 자동차 판매량

그런데 중국에서는 반일 감정의 여파로 일본차 또한 위기가 있었다. 2012년 9월 조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으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거론될 만큼 양국의 관계가 악화됐을 때다. 중국 시장 내 일본차 판매량이 급속도로 떨어져, 30%가 넘는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다가 순식간에 8%까지 떨어졌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격화된 2012년 10월에는 처음으로 한국차보다 판매량이 뒤쳐졌다. 결과적으로 2012년 현대차의 누적 판매량이 도요타를 앞섰다. 

2012년, 조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후 현대차에 밀렸던 도요타
2012년, 조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후 판매량에서 현대차에 밀렸던 도요타

2012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 판매된 일본차(도요타, 닛산, 혼다, 마쓰다 등) 판매량은 전년 대비 급락했다. 일본에 대한 악감정이 깊어진 중국에서 당시 일본차 판매량은 얼마나 떨어졌을까?

2013년 2월 도요타는 중국에서 3만 6300대를 팔았다. 2012년 2월 6만 6800대를 판 것과 비교하면 45.7%나 감소했다.

전년 동월대비 하락폭이 이렇게 크게 나타난 것은 조어도 분쟁이 격화된 2012년 9월 48.9% 감소한 것에 이어 두번째였다.

영토 분쟁이 심화된 후 큰 위기를 맞았던 도요타, 닛산, 혼다
영토 분쟁이 심화된 후 큰 위기를 맞았던 도요타, 닛산, 혼다

닛산 역시 2013년 2월 중국에서 고작 5만 8200만 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10만 7855대를 팔았던 것과 비교하면 50%에 가깝게 하락했다. 혼다 역시 2013년 2월 3만 2024대로 2012년 2월(4만 3947대)에 비해 27.1% 하락했다. 2012년 9월 조어도 분쟁이 격화된 후 반년간 지속적인 하락세를 겪었다.

영토 분쟁이 심화된 후 동시에 큰 타격을 입었던 마츠다
영토 분쟁이 심화된 후 동시에 큰 타격을 입었던 마쓰다

마쓰다도 2013년 1월 중국에서 1만 9068대의 차를 판매했고 2월에는 고작 1만 433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전년 동월대비 24.7% 줄었다. 

하지만 조어도 국토 분쟁으로 인한 일본차 불매는 겨우 6개월에서 10개월 정도로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혼다의 판매량 회복에 큰 역할을 한 크라이더(중국명 링파이)
혼다의 판매량 회복에 큰 역할을 한 크라이더(중국명 링파이)

2013년 상반기 광저우혼다 총 판매량은 17만 7190대에 그친 반면 7월부터 갑자기 판매량이 늘어났다. 월 판매량이 3만 2007대로 급증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31.3%나 늘었다. 이는 혼다 딜러들의 차량 가격 대폭 인하라는 판촉 이외에 혼다 중국 전략 모델인 크라이더(중국명 링파이) 신차를 저렴하게 내놓으면서 판매량을 대폭 끌어올렸다. 크라이더는 2013년 6월 26일 출시된 이후, 1달도 되지않아 예약 주문만 1만5천대를 돌파했다. 7월에는 1만 367대를 판매, 혼다 모델 가운데 주력인 CR-V에 이어 판매량 2위를 차지했다  .

새로운 모델 출시 후 판매량이 대폭 늘은 혼다
새로운 모델 출시 후 판매량이 대폭 늘은 혼다

광저우혼다 측은 조어도 분쟁이 격화하면서 판매가 급락하자 신차 투입을 앞당겼다. 2013년 크라이더를 포함해 그해 9월 중형 세단 9세대 어코드를 출시했다. 신차 출시 효과에다 반일 감정이 6개월이 지나고 사그러 들면서 신차 투입 타이밍을 앞당긴 셈이다. 그 결과 30~40%까지 판매량이 급증했다. 실제로 2012년과 비교해 2013년 판매량이 약 17만 대나 더 늘었다.

혼다 외에, 도요타, 닛산, 마쓰다 등의 일본 자동차 기업들도 당시 판매량을 회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신차를 투입했다.

2013년 하반기 도요타는 소형 세단 야리스, 비오스와 중형 세단 레이즈(일본명 마크), 중형 SUV 라브4 등을 세대 교체하거나 풀체인지했다. 마쓰다도 준중형 SUV CX-5, 중형 세단 아텐자 등을 출시하면서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중국 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도요타 중형 SUV 하이랜더(중국명 한란다)
중국 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도요타 중형 SUV 하이랜더(중국명 한란다)

특히 도요타는 중형 SUV 하이랜더(중국명 한란다)가 중국 SUV시장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일본차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013년 7월에는 월 판매량 3만 여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차량 모델 세대교체, 일본 엔화 가치 하락 등으로 인해, 일본자동차들은 2013년 하반기에 중국 시장에서 전체적인 판매량을 회복했으며, 중국자동차협회가 발부한 데이터에 따르면,

조어도 문제로 반일 감정에 따른 일본차 판매는 2012년 하반기에만 부진했을 뿐, 2013년 7월에는 중국 점유율이 독일 21.38%이어, 일본이 17.61%를 차지했다. 2012년 9월 조어도 분쟁이 격화된 후, 그 해 10월 일본차 시장 점유율이 역대 최저치인 7.6%에 불과했던 것을 보면 불매 운동 효과가 10개월은 넘기지 못한 셈이다.

2019년 상반기 중국 시장 내 점유율 2위를 지키고 있는 일본차
2019년 상반기 중국 시장 내 점유율 2위를 지키고 있는 일본차

일본차는 당시 빠르게 판매량이 급락했던 상황을 타개하면서 2019년 상반기에는 외국 브랜드 중 독일차에 이어 중국 시장 2위를 질주하고 있다. 한국의 일본차 불매 운동이 얼마나 지속될지 중국의 전철을 분석해봤다.  

조정기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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