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69만대 현대기아 세타2 엔진 평생보증…정말 해결 될까
무려 469만대 현대기아 세타2 엔진 평생보증…정말 해결 될까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19.10.25 08:00
  • 조회수 14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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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타 Ⅱ 엔진(GDI)
세타 Ⅱ 엔진(GDI)

현대기아자동차가 자사의 주력인 세타 2 엔진에 대해 평생 보증을 실시한다. 대상 차량은 2010~2019년 출시된 세타 2 GDi, 세타 2 터보 엔진을 단 차량이다. 현대 쏘나타(YF/LF), 그랜저 (HG/IG), 싼타페(DM/TM), 벨로스터N(JSN), 기아 K5(TF/JF), K7(VG/YG), 쏘렌토(UM), 스포티지(SL) 등 국내 52만대, 미국 417만대 등 총 469만대다.

세타 2 엔진은 2009년 현대기아차가 양산차에 과감하게 GDi(직분사) 방식을 처음 적용한 엔진이다. 출시 초기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출시 1년이 채 되지 않은 2009년 이상한 잡소리 문제가 제기됐다. 당시 현대차는 “엔진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며 문제를 일축했다. 그러나 2015년 9월 미국에서 세타 2 엔진을 장착한 현대기아차 47만대에 대해 대대적인 리콜이 이뤄지자 국내에서도 같은 리콜을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이어 2016년 미국에서만 세타 2 엔진을 탑재한 현대기아차 88만5000대 리콜이 진행되자 ‘내수 차별’이라고 주장하면서 형평성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현대차는 “엔진 설계의 결함이 아닌 미국 엘라배마 엔진 공장의 청정도 관리 문제”라며 “국내 생산 엔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석연찮은 해명 속에 내수차별 논란은 이어졌다. 2016년 9월 “세타 2 엔진 자체에 결함이 있다”는 현대차 내부고발자 증언이 나오자 문제 제기를 하던 소비자의 의견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결국 2016년 10월 국토교통부가 세타 2 엔진 결함 조사를 착수했다. 그러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던 현대차가 국내도 미국과 동일하게 엔진 보증기간을 연장했다.

국토부는 6개월 간의 조사 끝에 “세타 2 엔진의 제작 결함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후 리콜 시행 절차를 진행하자 현대기아차는 2017년 4월 3일 리콜 계획서를 제출했다. 당시 리콜 대상은 17만1348대로 2.4L GDi 및 2.0L 터보 GDi가 적용된 5개 차종(쏘나타(YF), 그랜저(HG), K7(VG), K5(TF), 스포티지(SL))이었다.

국내에서 리콜 대상이 된 세타 Ⅱ 엔진(GDI)
국내에서 리콜 대상이 된 세타 Ⅱ 엔진(GDI)

계속된 리콜에도 문제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미국과 한국 등에서 집단 소송이 이어지자 현대기아차는 이달 11일 합의안으로 '세타 2 GDi 엔진 평생 보증' 프로그램을 내놨다. 이는 국내와 미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보증 적용 차량은 국내외 모두 포함 총 469만여대다. 엔진 보증 및 보상 등에 필요한 최소 비용만 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만약 전 세계에서 판매된 세타 2 GDi 엔진을 모두 개선된 엔진으로 교체할 경우 7조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기아차는 세타 2 엔진의 전체 교환 대신 엔진 진동감지 시스템(KSDS)를 세타 2 GDi가 장착된 전체 모델에 장착하는 방법을 택했다. KSDS는 엔진의 소음과 진동을 감지하면 엔진회전수를 낮춰 엔진 이상 증상 없이 가까운 수리점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이는 엔진 파손을 늦출 뿐 결함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방식이다. KSDS를 세타 2 GDi 엔진에 적용하는 데만 약 5000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신 엔진을 교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약 7조5000억원 예상)보단 부담이 덜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현대기아차는 KSDS 적용 이외에 기존 콘로드 베어링 결함으로 엔진을 유상 수리한 고객에게 수리 비용과 견인 비용을 보상하기로 했다. 또한 엔진 결함으로 화재 피해를 입은 고객에게는 보험개발원의 차량 보험 잔존가 기준으로 보상할 계획이다. 수리 지연이나 엔진 결함을 경험한 고객이 현대기아차를 재구매 할 경우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고 추가 계획안도 발표했다.

세타 2 엔진과는 별개로 감마 엔진(1.4L, 1.6L 가솔린 엔진)과 세타 MPi 엔진의 비충돌 화재 관련 소송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현대기아차가 엔진 결함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어 보인다. 이번에 현대기아차가 제시한 세타 2 엔진 평생 보증 프로그램이 ‘발등에 떨어진 불끄기’가 될지 결함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는 지켜 볼 문제다. 아직도 넘을 산이 꽤 많아 보인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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