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기업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생존 전략 모색
일본 자동차기업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생존 전략 모색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1.02.04 10:00
  • 조회수 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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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비대면 서비스 확대… 구독경제
일본 3사
일본 3사

지난해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전세계 자동차 시장 매출이 대폭 하락하였으나 6월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감염증이 확대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미래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실적에 미치는 영향 외에도 교통수요자들의 이동에 대한 수요 변화도 가속화되고 있어,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생존 전략 모색에 고심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기업들은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동향을 주시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코로나 사태로 각 기업의 경영 실적에 대해서도 주목할 수밖에 없다. 2020년 4~9월기 결산을 보면 대다수 기업의 세계시장에서의 판매량이 거의 반으로 줄었지만, 상장 자동차기업 5개사는 영업 흑자를 달성했다. 리먼사태 이후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수익 개선을 위한 노력이 그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영업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현재 기업이 처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고정비 절감을 가속화하는 방법으로 회복에 대한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CASE (커넥티드, 자율주행, 공유경제, 전동화)에 대한 미래 대응은 미룰 수 없는 일이다. 이에 기업들 모두 연구 개발비를 줄이지 않으면서도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손익분기점을 낮추는 노력을 하고 있다.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 아키오 일본자동차공업협회장

코로나 사태에 직면한 일본 내 자동차산업은 관련 기업들이 산업발전을 위한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회장, 도요타 아키오)가 업계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견인 역할을 하면서 지난해 4월 의료 현장에 대한 지원을 표명했다. 감염 위기 극복과 경제 회복을 위해 업계가 하나가 되어 국난을 이겨내고자 하는 자세를 보여주었다.

일본 내 완성차 공장도 가동 중단과 감산 조치를 단행했다. 작년 4, 5월 자동차 기업과 부품 기업은 지금까지 쌓아온 제조 노하우를 살려서 업계 전체가 페이스실드나 감염자 수송용 차량 등 의료지원 물자의 생산에 나섰다. 도요타는 코로나 위기 상황의 생활 속에서 빠질 수 없게 된 손소독제에 대해 발로 밞는 스탠드형 손소독기를 자체 개발하고 양산품을 저가에 제공함으로써 사회 공헌을 실천하고 있다.

대자연과 잘 어울리는 외관이다
대자연과 잘 어울리는 외관이다

1990년경 1400만 대에 이르렀던 일본 내 자동차 생산 대수는 현재 일부분 해외 현지생산으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일본 내 생산 규모는 여전히 크다고 할 수 있다. 한해 일본에서 팔리는 신차 대수가 500만 대인 것과 비교해 1천만 대 미만의 생산 규모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기업의 자동차의 총매출은 약 70조 엔으로 제조업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영업 이익은 4조 엔에 이른다. 또한 저변이 넓은 자동차 산업의 고용 창출은 전체 취업자의 약 10%에 해당하는 약 550만 명에 이른다. 또한 경제 파급 효과는 자동차가 1배 상승하게 되면 전산업을 2.5배 끌어올리는 만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하는 현 상황에서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산업이야말로 일본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산업으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사람과의 밀접한 접촉을 피하는 뉴노멀 시대가 일상화되었다. 재택근무와 시간차 출근 등 많은 기업들이 일하는 방식을 새로이 바꾸고 있다. 자동차기업 다수도 재택근무를 적극 권장하고 사무직 직원뿐만 아니라 기술직 종사 직원들도 업무를 온라인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환경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스바루는 개발 업무에 대해서도 재택근무를 도입한 결과, 개발 공정의 효율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한다. 재택근무 수당을 지급하는 혼다는 향후 재택근무가 정착할 것을 감안하여 사무실 공간의 축소도 고려 중이다.

판매의 경우 비대면 방식의 영업 스타일을 모색하고 있다. 닛산은 온라인 상품 페이지에서 견적 및 시승 등의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온라인 채팅' 서비스를 도입했다. 소비자가 자동차 판매대리점에 직접 방문하는 전 단계에서 소비자의 질문에 대답함으로써 매장에서 이루어지는 구매상담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이다.

일부 신차 판매상들이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구매상담 자체를 온라인만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인지도가 낮은 탓인지 활용 사례는 아직 적다고 한다. 그렇지만 생활 방식의 변화에 따라 지금까지의 자동차 구매방식이 온라인 상 구매로 확연하게 바뀔 가능성은 충분히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의식을 바꾸는 일도 필수적이다. 온라인 구매방식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영업 효율성 향상과 신규 고객을 획득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

킨토
킨토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동 및 여행 제한으로 항공이나 철도 등 대중교통의 수요가 격감했다. 이와는 반대로 개인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자동차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도요타그룹에서 2018년 1월부터 시작한 정액제 서비스 킨토(KINTO)가 지난해 11월에 실시한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소비자 의식 조사에 따르면, '자가용을 소유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80%를 넘어 현재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은 사람도 4명 중 1명이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변하였다. 일본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자가용 구매율이 오랜 기간에 걸쳐 감소추세에 있는 만큼 이와 같은 변화가 시장에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 시장 크기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일본 승용차 시장 반등에 좋은 시그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구매’보다 쉽게 자동차를 소유할 수 있는 ‘서브스크(구독이라는 의미의 영어 ‘서브스크립션’의 약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말한 도요타그룹이 제공하는 정액제 구독 서비스 킨토(KINTO). 킨토는 세금과 보험 지불, 자동차 정비 등의 절차를 패키지화 한 월정액 서비스이다. 서비스 가입 후에는 좋아하는 자동차, 타고 싶은 자동차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원하는 만큼 즐길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인터넷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여 매장에서의 대면 빈도를 최대한 줄이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혼다가 전개하는 중고차 이용 서비스 ‘혼다 만스리 오너(Honda Monthly Owner)’는 이용 기간이 최소 1개월에서 최장 11개월로 짧은 것이 특징이다. 렌터카 및 자동차 공유 등의 ‘이용’ 수요와 구입 및 임대 등의 ‘소유’ 수요의 중간에 있는 수요의 획득에 성공하면서 이용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시장 환경이 썩 좋지는 않다. 외국인 관광객의 급격한 감소 등으로 인해 렌터카 수요 침체는 과속화되고 있으며 해외에서 성장하고 있던 카셰어링 서비스도 불특정 다수와 차량을 나눠 탄다는 점이 단점으로 부각되면서 역풍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조희정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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