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3000만원 아래에서 느끼는 프리미엄..르노삼성 SM6
[시승기] 3000만원 아래에서 느끼는 프리미엄..르노삼성 SM6
  • 전우빈
  • 승인 2022.03.19 09:00
  • 조회수 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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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연비, 가격 그리고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까지 갖춘 가성비 세단
르노삼성 SM6

르노삼성 SM6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한 때 쏘나타를 제치고 중형 세단 왕좌에도 오른 적도 있었다. 지금은 QM6에 베스트셀링 자리를 내어주고 판매 순위권에서 멀어졌다. 지난달 SM6 판매량은 283대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아직 600여 명 이상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10월 연식변경 모델 2022 SM6(이하 SM6)를 선보였다. 편의 장비를 추가했지만 가격은 조금 내렸다. 또 동급에서는 볼 수 없던 매트릭스 LED를 장착했다. 플래그십에 들어가던 고급 헤드램프를 3000만 원 미만 중형 세단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외에도 어떤 장점이 있는지 직접 시승해봤다.

SM6 디자인은 출시 초기 모습과 크게 다른 것이 없다. 첫 출시부터 호평 일색이던 디자인을 그대로 이었다. 시장에 나온 지 6년이 됐지만 여전히 감각적이다. 경쟁 모델이 풀체인지에 가까운 디자인 변화를 보일 때 SM6는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렸다. LED를 아낌없이 쓰는 르노삼성답게 헤드램프, 테일램프, 안개등(옵션) 등 거의 모든 곳에 LED를 넣었다. 겉에 장착된 램프 중 후진등만 LED가 아니다. 방향지시등은 턴 시그널 방식으로 물 흐르듯 점등되는 모습이 특징이다. 테일램프에는 중간에 크롬바를 넣어 세련미를 더했다.

시승차 보디 컬러는 아메시스트 블랙이다. 밝은 곳에서 보랏빛이 돌고 어두운 데서는 검은색으로 보인다. 오묘한 색으로 고급스럽다. 보랏빛 자수정에서 모티프를 얻었다고 한다. 추가금 없이 선택할 수 있다. 휠은 LE와 RE 트림에 기본 적용되는 18인치가 장착됐다. 옵션으로 19인치 투톤 알로이 휠을 선택할 수 있다(액티브 댐핑 컨트롤 포함).

실내에는 요즘 트렌드인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가 장착된다. 길 안내 기능을 사용할 때 가로보다는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사용하기 편리하다. 해상도가 높아진 9.3인치 디스플레이는 티맵을 품었다. 이전보다 검색 속도를 높였다고 한다. 실제 사용해보니 다소 버벅대는 구간이 있었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반은 맵 인 클러스터를 지원한다. 운전자가 센터 디스플레이로 눈을 돌리지 않아도 내비게이션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기능으로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없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시트는 만족스럽다. 다이아몬드 패턴 퀼팅과 널찍한 윙 타입 헤드레스트를 적용해 고급스러움도 더했다. 1열은 마사지 기능도 장착했다. 다양한 모드를 지원, 제법 마사지 느낌을 준다. 슬쩍슬쩍 흉내만 내는 마사지 의자가 아니다. 시트 컬러가 검은색 단일인 부분은 조금 아쉽다. 중형 세단답게 실내 공간은 부족함 없다. 2열 바닥 가운데가 올라와 있어 3명이 탑승해 장거리를 주행하기는 조금 무리가 있다. 근거리라면 문제없다. 적재 공간은 567L다. 2열 폴딩은 지원하지 않는다. 195cm 신장의 기자가 트렁크에 탑승해봤다. 널찍해서 두 명도 거뜬하다. 트렁크를 닫아보니 비상 탈출을 위한 레버가 잘 보인다. 형광으로 칠해 시인성이 좋다. 윗부분에도 탈출 레버를 한 개 더 달았다.

시승차는 SM6 Tce 260 모델이다. 보닛 아래 직렬 4기통 1.3L 가솔린 터보 엔진을 달았다.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6.5kg.m를 발휘한다. 과급기 덕분에 배기량은 낮아도 출력은 2.0L 자연흡기 엔진과 비슷하다. 변속기는 게트락 7단 습식 듀얼클러치 방식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경쾌하게 차를 움직인다. 터보를 달아도 낮은 배기량 때문에 다소 굼뜨진 않을까 생각했지만 터보렉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속도를 높이면 SM6 특유의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쭉쭉 나가는 모습은 패밀리 세단보다는 스포츠 세단에 가깝다. 속도를 계속 높이면 배기량 한계를 금방 느낄 수 있다. 멀티센스 버튼을 누르면 드라이브 모드가 바뀐다. 스포트, 컴포트 에코, 마이센스 등 4가지를 지원한다. 마이센스는 운전자 취향에 맞게 설정하는 개인화 모드다. 각 모드에 맞춰 앰비언트 라이트도 바뀌며 기본 컬러 대신 원하는 색깔로 지정할 수 있다.

배기량에 대한 아쉬움은 연비로 채울 수 있다.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도로 상황에 맞게 주행을 하고 공조기도 작동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후 연비를 확인하니 14.1km/L. 복합연비 13.3km/L(18인치 기준)를 넘었다. 연비 운전을 한다면 15km/L도 가능해 보인다. 지금처럼 고유가가 계속되는 시기에 지갑 사정을 잘 헤아려준다. 게다가 자동차세도 저렴하다. 약점으로 꼽히던 후륜 토션빔도 개선했다. 뒤축에 모듈러 밸브 시스템 쇼크 업소버와 유체 마운트를 활용한 대형 하이드로 부싱 적용해 2열 승차감을 개선했다. 방지턱을 넘을 때 예전처럼 쿵쾅거리며 떨어지지 않는다. 속도를 조금 높여도 방지턱을 부드럽게 넘는다.

SM6 TCe 260 트림은 SE, LE, RE 세 가지다. 시승차는 RE. 프리미에르 등급은 TCe 300에서만 단일 트림으로 제공한다. RE 트림에는 차간거리 경보, 차선이탈 및 이탈방지 보조 등 다양한 ADAS가 기본 적용된다. 또 고속화도로 및 정체구간 주행보조(HTA)도 탑재한다. 차가 차선을 조금만 넘으려고 해도 경고와 함께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다만 차로 유지는 중앙을 유지하기보다는 차선 좌우를 넘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경쾌한 몸놀림과 높은 연료 효율 외에도 큰 장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LED 매트릭스 비전 헤드램프’다. 간단히 말해 전방에 차량이 있으면 하이빔을 저절로 꺼주는 기능을 갖춘 헤드램프다. 하이빔 어시스트로 생각할 수 있는데 단순히 껐다 켰다를 수행하는 단순한 장치가 아니다. 각각 상향 18개, 하향 5개 총 46개 LED로 이뤄진 헤드램프는 전방을 15개 구역으로 나눠 비춘다. 맞은편이나 전방에 차량이 있는 경우 해당 구역을 인식해 그 부분만 비추지 않는다. 몇 년 전만 해도 플래그십 모델에만 장착되는 기술이었다.

SM6에 장착된 바로 LED 매트릭스 비전 헤드램프는 가로등이 없는 국도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운전자라면 한 번쯤 어두컴컴한 도로에서 상향등을 켜고 다니다가 전방 차량 때문에 켜고 끄기를 반복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SM6는 그럴 필요 없다. 오토 상향등(시속 40km/h 이상, 가로등이 없는 지역에서 작동)을 켜면 멀리까지 환하게 비추고 알아서 조절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SM6는 램프 오프 기능이 없다. 안전한 주행을 위한 조치로 보인다.

운전석 머리 위 오버헤드 콘솔에는 ‘어시스트 콜’을 위한 SOS 버튼이 있다. 2022년형부터 적용된 기능이다. 사고와 같은 긴급 상황에서 구조 신고 및 사고처리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버튼을 누르면 24시간 운영하는 전담 콜센터로 연결된다. 기능 정확도를 확인하기 위해 어시스트 콜을 직접 사용해봤다. 버튼을 누르고 잠시 뒤 콜센터와 연결됐다. 운전자가 말을 할 수 없는 경우를 대비해 위치도 자동으로 파악한다. 위치 정확도도 뛰어나다. 에어백이 전개되면 자동으로 연결돼 운전자가 버튼을 누를 수 없는 경우도 대비했다. 이외에도 ‘고장 헬프 콜’ 서비스도 지원한다. 어시스트 콜과 달리 차 고장 시 견인 또는 서비스 거점 안내를 지원하는 기능이다. 계기반에 경고등이 뜨거나 이상 징후를 느낄 때 사용하면 편리하다. 고장 헬프 콜은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사용할 수 있다.

SM6는 가성비가 뛰어난 중형 세단이다. 저배기량에 따른 이점도 많다. 디자인 완성도도 높다. 동급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도 갖췄다. 세상에 완벽한 차가 없는 것처럼 단점도 있다. 2000만 원 초반부터 시작하는 가격은 단점을 상쇄한다. SM6는 다양한 액세서리를 지원한다. 무선충전패드, 전동 트렁크 등 다른 브랜드였다면 옵션일 항목도 액세서리로 구성했다. 트림에 따른 옵션 차별을 줄이고 패키지가 아닌 원하는 품목만 소비자가 고를 수 있게 했다. 또 틴팅, 블랙박스, 매트 등 소비자가 많이 찾는 제품도 액세서리로 제공해 편리함을 더했다.   

 

한 줄 평

장점: 높은 연비와 개선된 승차감, 밤길이 훤한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단점: 차선 중앙 유지를 못하는 차로유지 보조

전우빈 에디터 wb.jeon@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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