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주행거리 걱정 말고 시티 라이프 즐겨봐..미니 일렉트릭
[시승기] 주행거리 걱정 말고 시티 라이프 즐겨봐..미니 일렉트릭
  • 전우빈
  • 승인 2022.03.14 08:00
  • 조회수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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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일렉트릭

미니(MINI) 최초의 순수 전기차 미니 일렉트릭은 감성을 더한 전기차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내연기관 차체에다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달았다. 특유의 고카트 필링과 감성 등 미니 헤리티지는 그대로 이었다.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복합 기준 159km다. 경쟁 모델과 비교해 다소 처지는 수치지만 여러 장점도 있다. 그래서일까. 700여 대가 사전예약이 완료됐다. 올해 예상 물량의 90%에 달하는 수치다. 어떤 매력이 소비자를 유혹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체험해봤다.

미니 일렉트릭을 만나기 위해 서울 압구정 행사장으로 향했다. ‘힙’한 느낌을 주는 미니답게 카페에 차를 전시했다. 행사장 안에는 하얀 천을 씌운 미니 일렉트릭이 가득했다. 가렸음에도 특유의 굴곡이 보여 쉽게 미니라고 알 수 있다. 물론 작은 차체도 한몫한다. 행사가 시작되고 미니 일렉트릭이 공개됐다. 익히 봐온 모습이다. 미니 일렉트릭은 미니 쿠퍼 S를 바탕으로 제작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아닌 기존 내연기관 미니와 같다.

미니는 2030년 이후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만 판다. BMW그룹 안에서 전기차 변신을 주도한다.

미니 관계자는 이날 짧은 주행거리를 의식해서인지 ‘도심 라이프 스타일’을 누차 강조했다. 1일 평균 자동차 주행거리가 31km(2020년 도로교통공단 조사 기준)라고 설명하며 "도심 생활에서는 미니 일렉트릭 주행거리가 부족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겉모습은 내연기관 미니와 다른 점이 거의 없다. 막힌 그릴, 배기구가 없는 점 같은 전기차 아이덴티티만 다를 뿐이다. 미니 일렉트릭만의 특징은 사이드미러와 휠 디자인에서 나타난다. 사이드미러 커버를 ‘에너제틱 옐로우’로 칠했다. 귀여운 느낌을 주는 개나리색보다는 전기를 떠오르게 하는 형광 노랑에 가깝다. 실제로 보니 잘 어울린다. 노란 사이드미러 커버는 보디 컬러와 상관없이 적용된다. 그릴에 부착된 ‘S’ 엠블럼도 같은 색이 칠해진다. 충전구 커버에는 미니 일렉트릭 로고가 음각으로 새겨졌고 후면에는 전용 엠블럼을 부착했다.

시승차는 17인치 미니 파워 스포크 휠이 적용됐다. 상위 트림인 일렉트릭 전용 휠로 표면에는 다이아몬드 패턴, 림 주위는 사이드미러와 같은 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시작 트림(클래식)은 17인치 시저 스포크 휠이 적용된다. 루프 색깔도 트림에 따라 다르다. 일렉트릭은 검은색, 클래식은 흰색이다. 차체 색상은 두 트림 모두 문워크 그레이, 화이트 실버, 미드나이트 블랙 등 3가지다. 사진 속 시승차 외장색은 문워크 그레이다. 주관적 의견으로는 에너제틱 옐로우가 적용된 사이드미러와 그레이 컬러가 가장 잘 어울렸다.

실내도 내연기관 미니와 큰 차이가 없다. 간결한 미니 디자인 기조를 따른다. 5.0인치 디지털 계기반은 필요한 정보만 알차게 담았다. 햇빛 가리개가 없어도 잘 보인다. 8.8인치 센터디스플레이는 터치 기능을 지원한다. 디스플레이 사이즈는 경쟁 브랜드와 비교해 조금 작다. 오디오 컨트롤러와 디스플레이를 둥그런 패널 안에 같이 묶어 실제 크기보다 크게 느껴진다. 같이 적용된 LED 링도 막대 패턴을 적용해 힙한 느낌을 더했다. 인스투르먼트 패널에도 독특한 패턴을 넣었다. 그 아래로 공조기 조작부와 미니 특징인 시동과 차량 조작 레버를 배치했다. 스타트/스톱 레버는 에너제틱 옐로우로 색을 칠했다. 기어 노브도 미니 일렉트릭 전용 디자인을 적용했다. 스티어링 휠 아래 전용 로고도 부착했다.

시트는 신장 195cm의 다소 거구의 기자가 앉아도 불편함이 없다. 이전보다 미니 몸집이 커지듯 시트도 넓어졌다. 탄탄하게 몸을 지탱하는 시트는 손으로 위치 조절을 해야 한다. 1열 공간은 부족함이 없다. 2열은 장식용이다. 키에 맞춰 1열 시트를 조절하면 2열 레그룸은 없다. 시트만 있을 뿐이다. 평균 신장에 맞추더라도 2열 공간은 부족하다. 카시트를 사용하는 아이 정도만 가능해 보인다. 미니 크기와 성격을 생각하면 납득할 수준이다. 적재 공간은 기본 211L다. 2열 6:4 폴딩을 지원하며 모두 접으면 731L까지 확장할 수 있다.

이번 시승은 미니 코리아에서 미리 정한 코스를 달렸다. 압구정 행사장에서 출발해 K현대미술관, 사운즈한남, 소월길, 리틀포레스트를 거쳐 레이어 스튜디오 41에서 식사 후 다시 행사장으로 복귀하는 코스다. 특이하게 각 지점마다 미션을 함께 진행했다. 미니코리아는 "주 소비층으로 정한 30~40대 도시 거주자의 일상을 느끼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신사동 미술관에서 ‘필립 할스만 점핑 어게인’을 관람했다. 이후 한남동 사운즈한남에서 꽃 한 송이를 받았다. 꽃을 들고 남산 소월길을 달리고 리틀포레스트 앞에서 도시락을 받고 스튜디오에서 식사한 뒤 압구정으로 돌아왔다. 퀘스트를 모두 완료하니 서울 시내 약 35km를 달렸다.

미니 일렉트릭의 다양한 모드도 테스트해봤다. 막히는 시내 도로에서는 그린 플러스를 사용했다. 미니 일렉트릭에 처음 적용된 모드로 히터와 에어컨을 제한하는 등 배터리 효율에 초점을 맞췄다. 회생제동은 높음과 낮음 두 단계다. BMW 그룹 최초로 운전자가 강도를 선택할 수 있다. 회생제동 레버로 조작할 수 있고 낮음 상태에서는 레버 끝이 점등된다. 회생제동 높음과 그린 플러스로 주행하니 전기차 느낌을 ‘팍팍’ 받을 수 있었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니 뒤에서 누가 잡아당기듯 속력이 준다.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보닛 아래에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7.5kg·m를 발휘하는 전기모터가 탑재됐다. 프렁크(앞쪽 적재 공간)는 없다. 시속 0→100km까지 가속하는 데 7.3초가 걸린다. 동력 수치는 눈에 띄지 않는다. 최근 나오는 전기차와 비교하면 평범하다. 실제 타보면 미니가 자랑하는 고카트 필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작은 몸집을 움직이기에 차고 넘치는 출력을 바탕으로 날쌔게 움직인다. 속도를 높여 코너를 돌아도 차가 탄탄하게 라인을 그리며 통과한다. 내연기관 미니보다 무게중심이 30mm 낮고 무게 배분을 최적화한 덕분이다. 스포트 모드로 바꾸면 경쾌함은 배가 된다.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차는 튀어 나가려고 한다.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 시스템이 장착돼 초반부터 발휘되는 전기모터 특유의 높은 토크를 안정적으로 노면에 전달한다. 재밌는 점은 스포트 모드에서도 회생제동을 조절할 수 있었다.   

 

남산 소월로를 제외한 곳에선 그린플러스와 미드(밸런스 모드)로 바꿔가며 주행했다. 회생제동은 높음으로 맞췄다. 약 35km를 주행하니 배터리 게이지는 한 칸 줄었다. 잔여 주행 거리는 135km. 처음 트립을 리셋할 때 주행 가능 거리는 152km였다. 적극적인 회생제동 덕분일까? 트립 컴퓨터에 따르면 실제 주행 거리 절반에 해당하는 배터리만 소모했다. 하루 주행거리가 도심 평균에 가깝다면 주행거리 불만은 없을 것이다. 단점은 배터리가 아닌 길 안내다. BMW 자체 내비게이션은 여전히 보기 어렵고 최단 거리로만 안내해 골목을 헤집고 다니게 한다. 또 목적지 근처에서 안내를 종료한다. 실제로 보면 근처가 아니어도 말이다.

미니 일렉트릭은 역시 재밌다. 작고 빠르고 민첩하다. 게다가 전기모터를 달아 환경도 생각했다. 처음 우려했던 주행거리도 실제 경험하니 도심에서는 문제없어 보인다. 솔직히 메인카로는 추천하기 힘들다. 세컨카로 장거리 주행을 하지 않는다면 좋은 선택지다. 미니 일레트릭 가격은 클래식 4560만 원, 일렉트릭 4990만 원이다. 국고보조금은 572만 원(지자체 보조금은 지역별 상이)이 나온다. 전체적으로 3천만원대 중반부터 구입이 가능하다.   

 

한 줄 평

장점: 미니 특유의 감성+친환경, 도심에 최적 전기차

단점: 분노 유발 내비게이션은 왜 개선하지 않을까!

전우빈 에디터 wb.jeon@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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