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내연기관과 공존할까..관건은 생산 단가 낮추기
전기차, 내연기관과 공존할까..관건은 생산 단가 낮추기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22.04.28 09:00
  • 조회수 7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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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이 격변기를 맞았다. 100년 이상 지속된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시대로 급변하고 있다. 일부 완성차 업체들은 그동안 알토란 같은 수익을 내던 내연기관을 포기하지 못하는 눈치다. BMW 연구개발 담당하는 한 임원은 ‘내연기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내연기관과 전기차 중 하나만 선택하는 것보다는 혁신적인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토요타가 공개한 전기차 14종
토요타가 공개한 전기차 16종

세계 1위 자동차 기업인 일본 토요타 역시 마찬가지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의 원조다. 아직도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에 더 힘쓰는 모습이다. 아직 국내에 시판한 순수 전기차 모델을 찾아볼 수 없다. 국내뿐만 아니라 토요타는 전 세계적으로 전동화 전환이 늦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탄소 중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비쳤다. 작년 발표한 전동화 계획에서도 ‘내연기관 생산 중단’ 같은 극단적인 카드보다는 지역에 맞는 전기차 비중을 밝혔다. 유럽에서도 당분간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앞세워 판매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타 제조사도 마찬가지다. 전기차는 수익성을 극대화시키기 어려움이 많다. 배터리 가격, 원자재 가격 등이 폭등하면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메르세데스-EQ EQS SUV
메르세데스-EQ EQS SUV

전기차 개발도 어려움이 많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차의 공통점은 굴러가는 게 전부다. 모든 제조사들이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글로벌 위상을 갖고 있던 제조사들은 그런 위치를 포기하는게 싫을 수밖에 없다. 내연기관 후발주자로 선두권을 추격하기 바빴던 신생 업체들은 전기차 시대가 반갑다. 거의 비슷한 곳에서 출발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어서다. 문제는 완전히 다른 사업 방향을 어떻게 맞춰나갈지 여부다.

아이오닉5 세계 올해의 차 수상
아이오닉5 세계 올해의 차 수상

모든 제조사가 전기차를 망설이는 것은 아니다. 내연기관의 후발주자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내 글로벌 톱5에 진입한 현대차그룹이 대표적이다. 최근 전기차로 재미가 쏠쏠하다.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토대로 만들어진 전기차 아이오닉 5, 기아 EV6는 세계 각국에서 권위 있는 상을 휩쓸고 있다. 특히 아이오닉 5는 ‘공간’이라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자동차에 정의를 바꾸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울산공장을 시작으로 지난달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아이오닉 5를 생산하면서 첫 해외 생산을 시작했다. 올해 말부터는 미국 앨라베마 공장에서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도 생산을 시작한다.

모델3 가격인상..어느새 롱레인지는 7000만원을 넘겼다.
자꾸 가격이 오르는 모델3..롱레인지는 7000만원을 넘겼다.

문제는 소비자다. 높은 가격과 줄어든 보조금은 전기차 접근이 더욱 쉽지 않게 만든다. 현재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전기차들은 대게 5000만~6000만 원대 구매가 가능하다. 올해 서울시 기준으로 국가 보조금을 합쳐 최대 9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지급 대수가 한정됐고 전기차 출고가 되지 않으면서 대부분의 구매 예정자들은 내년 줄어든 보조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줄어드는 보조금에 차량 가격까지 오른다면 전기차 구매는 선뜻 결정하기 어려워진다.

대표적으로 현대의 아이오닉 5는 투싼의 크기와 가장 흡사하다. 투싼 가솔린 모델의 시작가격은 2435만원이다. 아이오닉 5 롱레인지의 시작가격은 4980만원, 보조금 지급을 고려하면 4300만원 정도로 보면 된다. 크기가 비슷한 투싼보다 아이오닉 5의 가격이 약 75% 이상 비싸다. 유류비와 충전비, 각종 유지비를 따지면 전기차가 우월한 점이 꽤 있지만 기본적인 가격 차이를 상쇄하긴 역부족이다. 

출처 LG에너지솔루션
출처 LG에너지솔루션

결국 전기차 성공의 관건은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이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배터리 단가를 낮추기 위해 배터리 업체와 합작사를 세운다. 이미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에 합작사를 설립하고 미국 내에 제조 공장 4곳을 짓기로 합의했다. 포드와 SK온(SK이노베이션 자회사)도 합작사를 설립하고 공장 설립을 위해 첫 삽을 떴다. 13조원이 넘는 투자로 미국 현지 배터리 생산 능력 1위에 올라섰다.

제조사들끼리의 연합도 이어진다. 포드는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 플랫폼인 MEB 플랫폼으로 전기차 생산을 앞두고 있다. 중국의 지리홀딩스와 르노도 합작 모델을 개발 중이다. CMA 플랫폼을 활용한 친환경 차량은 2024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한창이다. 해당 모델은 부산 르노코리아 공장에서 생산이 예정된 상태다.

자동차 업체는 다양한 방법을 꾀하면서 생존 방법을 연구한다. 벌써부터 흥미로운 결과들이 보이기도 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앞세워 전기차 시장을 늘리겠다는 토요타의 미래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폭스바겐 플랫폼으로 만든 포드 전기차는 디자인 차별 이외에 뭐가 다를지 예상이 어렵다. 이런 가운데 중심을 제대로 잡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선전에 박수를 보낸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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