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보조금 줄고 충전비 올라..본전 찾으려면 몇 년 타야
전기차,보조금 줄고 충전비 올라..본전 찾으려면 몇 년 타야
  • 전우빈
  • 승인 2022.04.24 09:00
  • 조회수 316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도 첫 E-pit인 새빌 충전소
 E-pit 새빌 충전소

전기차 유지 비용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구입 보조금은 줄어들고 충전요금은 올라서다 .

당장 2017년 도입된 전기차 요금 특례제도가 7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요금 특례제도는 충전할 때 지불하는 기본료와 충전량에 비례해 할인해주는 제도다. 현재 기본요금 25%, 이용요금 10%를 할인해주고 있다. 혜택이 폐지되는 7월이면 급속 기준 1kWh당 30원 정도 인상(현재 312.8원/kWh)될 예정이다.

출처: 환경부
출처: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도 점점 줄고 있다. 올해 국고보조금은 전기 승용차 기준 최대 7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100만 원 줄었다. 가장 많았던 2017년(1400만 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앞으로도 보조금은 점점 줄어 2025년 이후에는 없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보조금 지급 기준도 강화된다. 현재 기본가격 5500만 원 미만 100%, 5500만~8500만 원 미만 50%, 8500만 원 이상 보조금 미지급이다. 지난해보다 구간별로 500만 원씩 낮아졌다.

전기차 구입가격은 일단 동급 내연기관 차량보다 20~30% 비싸다. 핵심부품인 배터리 단가가 높기 때문이다. 친환경차 보급을 위해 정부가 보조금 등 다양한 혜택을 내놓고 있지만 점점 줄이는 추세다. 보조금을 받아도 여전히 내연기관 모델보다 비싸지만 일부 전기차 오너는 저렴한 연료비와 유지비로 차이를 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얼마나 전기차를 타야 가격 차이를 충당할 수 있는지 계산해봤다. 비교를 위해 내연기관과 전기차가 모두 있는 제네시스 GV70을 기준으로 했다. 옵션은 두 차량 모두 동일하게 맞췄다.  

제네시스 GV70
제네시스 GV70

GV70 내연기관(이하 GV70)은 가솔린 2.5T, 사륜구동, 19인치 휠과 미쉐린 타이어 옵션,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1과 파퓰러 패키지를 선택했다. 가격은 5875만 원(개소세 3.5% 기준). GV70 전동화(이하 GV70 E)는 전기모터, 사륜구동, 19인치 휠과 미쉐린 타이어,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1과 파퓰러 패키지다. 가격은 7961만 원(개소세 3.5% 기준). GV70 E의 경우 사륜구동과 19인치 휠, 타이어가 기본으로 GV70도 같은 옵션을 선택해 구성을 맞췄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단순 가격을 비교하면 GV70 E가 2086만 원 더 비싸다. 여기에 국비(349만 원)와 시비(99만 원, 서울 기준)를 더하면 차이는 1638만 원으로 준다. GV70 복합연비는 10.0km/L(도심 8.9, 고속도로 11.6), GV70 E 복합전비는 4.6km/kWh(도심 5.0, 고속도로 4.1)다. 연평균 주행거리는 서울시 자동차 1일 평균 주행거리(승용차, 2021년) 31.1km를 기준으로 해 1만2000km로 가정했다. 연료비는 휘발유 1967원/L(오피넷 4월 19일 기준), 충전비는 312원/kWh가 기준이다.

1년간 연료 비용을 비교해보면 GV70 236만400원, GV70 E 81만3910원이다. 154만6490원 차이가 난다. 10년 7개월 정도 지나야 가격 차이를 메꿀 수 있다. 7월 인상분을 미리 적용하면 약 11년 2개월이 지나야 한다. 전기차는 유지비에서 또따른 장점이 있다. 자동차세가 13만 원(전기 승용차 기준)으로 GV70(64만9220원)보다 약 52만 원 저렴하다. 이를 적용하면 차이는 연간 206만5710원이며 8년이 조금 덜 걸린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차령이 길수록 세금이 낮아진다(최대 50%). 이를 고려하면 8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도심연비 기준으로는 약 7년이 조금 안 되고 고속도로 연비로는 약 10년이다.

연료비와 자동차세를 기준으로 차 가격을 상쇄하려면 약 8년이 걸린다. 모두 급속충전을 할 때 기준이다. 완속이나 집밥으로 부르는 가정용 충전기를 사용하면 그 차이는 더 줄어든다. 출고부터 폐차에 이르는 자동차 생애주기는 승용차 기준 평균 15.3년(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협회 기준)이다. 전기차 데이터는 아직 없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차량교체 주기를 5~7년으로 본다. 자동차 생애주기의 절반 이상을 운행해야 가격차를 좁힐 수 있고 교체주기보다는 길게 타야 소위 말하는 본전을 뽑는다. 

자동차를 유지하는 데 연료비와 세금 뿐만 아니라 정비 비용이 소모된다. 내연기관은 다양한 오일류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엔진오일을 교체해야 한다. GV70은 2.5T 모델은 6.2L, 3.5T 7.0L가 필요하다. 엔진오일을 갈 때 보통 오일 필터와 에어 크리너를 갈아준다. 전기차는 엔진오일이 없어 이 비용이 절약된다. 다만 제네시스는 3년/6만km(선도래 기준)까지 엔진오일 세트 교환을 6회 제공한다. 이 기간 동안은 GV70이나 GV70 E 모두 소모품 비용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후 엔진오일 세트를 교체하는 데 14만1000원(2022년 제네시스 공식, GV70 2.5T 기준)이 든다. 1년에 1~2회를 교체한다고 가정하면 GV70 E는 엔진오일 부분으로만 최대 30만 원 가까이 절약할 수 있다. 아울러 변속기 오일까지 감안하면 전기차는 연간 30만원 이상 오일 교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전기차는 회생제동 시스템 덕분에 브레이크 패드 사용량이 현저히 적다. 테슬라는 자사 차량에 대해 브레이크 패드 교체가 거의 필요 없다고 이야기한다. 제네시스도 GV70에는 브레이크 패드(앞)와 브레이크 오일 1회 교환을 제공하지만 GV70 E는 브레이크 오일 1회만 제공한다. 사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4만km에서 브레이크 패드 교환을 추천한다. 자동차 생애주기와 1년 주행거리 평균에 대입하면 GV70은 약 5회 가량 교환이 필요하다. 제공 서비스를 제외하면 4회 교체가 필요하다. 제네시스에 따르면 GV70 2.5T 브레이크 패드 교환 비용은 10만760원이다. 앞뒤 모두 4번씩 교환하면 약 80만 원이 소모된다. GV70 E는 교환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이외에도 다양한 소모품을 생각한다면 상쇄 기간은 좀 더 짧아진다.

결과적으로 전기차는 연간 50만원 이상 정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간 자동차 보험료는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에서 큰 차이가 없다. 단 사고시 전기차 수리비용이 더 크다는 통계로 인해 소폭 비싼 편이다. 

출처: 중앙일보
출처: 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전기차 충전요금 5년 동결을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다. 전기차 오너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변수가 있다.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영업 적자다. 전기차 요금 특례제도로 할인된 충전 비용은 2020년 421억 원, 2021년 263억 원으로 크지 않다. 한전의 영업 적자가 20조 원에 달하고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면서 부담은 점점 커진다. 전문가들도 한전이 특례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한다. 앞으로 전기차 보조금은 줄어들고 충전요금은 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각종 할인 혜택도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연료비 차이로 본전을 찾는 기간이 더 늘어날 것이다. 만약 이런 이유로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면 혜택이 줄어들기 전에 구매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전우빈 에디터 wb.jeon@cargu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