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브레이크 이건 뭐야..한국 왜건 잔혹사
슈팅 브레이크 이건 뭐야..한국 왜건 잔혹사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22.07.03 09:00
  • 조회수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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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 기본 모델
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 기본 모델

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가 28일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우선 100대 한정 판매다. 2019년 단종된 현대차 i40 이후 3년 만에 나온 국산 왜건 모델이다. 특이한 점은 보도자료에서 '왜건'이라는 단어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출시한 왜건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한채 자취를 감췄다. G70 슈팅 브레이크 역시 성공 사례가 전무한 ‘왜건’이라는 단어보다는 국내에 다소 생소한 '슈팅 브레이크'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로 나왔다.

아반떼 투어링
아반떼 투어링

1995년 현대차는 2세대 아반떼 왜건 버전을 출시했다. 일반 아반떼의 좋은 반응에 힘입어 C필러를 늘리고 후면 디자인을 다듬어 ‘아반떼 투어링’ 이름으로 내놨다. 기존 세단보다 10% 정도 비쌌다. 시장의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5년 만에 단종됐다. 우리나라 왜건 잔혹사의 시작이다. 

기아자동차 프라이드 왜건
기아자동차 프라이드 왜건

비슷한 시기에 기아차는 소형 해치백 프라이드의 뒤를 늘린 프라이드 왜건을 내놨다. 당시 나온 왜건 중 가장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역시 판매를 이어가기엔 쉽지 않은 수준이었다. 단순히 트렁크 공간을 늘린 모델이라 원가절감 흔적이 도드라졌다.

기아자동차 파크타운
기아자동차 파크타운

기아는 프라이드 왜건과 함께 크레도스 부분변경 모델인 크레도스2 왜건 파크타운을 추가했다.  7인승 모델을 승합으로 인증을 받아 세금혜택을 볼 수 있었다. 파크타운 역시 3열을 추가해 7인승으로 나왔지만 승합차 승인을 받지 못했다. 그 결과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2년 만에 단종된 기아 중형 왜건은 2세대 K5 왜건으로 부활했지만 유럽 전략형 모델이었다.

대우자동차 누비라 스패건
대우자동차 누비라 스패건

당시 가장 좋은 평은 대우자동차 누비라 스패건이었다. 독일의 ZF 4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하는 등 판매 역시 가장 좋았다.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국내 판매는 중단하고 수출만 이어갔다.

현대자동차 i30 cw
현대자동차 i30 cw

시판된 왜건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3년도 채 되지 않아 단종을 맞이하자 국산 브랜드 왜건은 전무했다. 그러던 와중 GM대우 라세티 왜건이 등장했다. 이어 현대차는 해치백 i30를 늘려 i30 cw를 출시했다. 내수보다는 유럽시장 겨냥 모델에 가깝다. 간혹 중고차 매물에서 볼 수 있는 희귀 차종이다.

2018 현대 i40 왜건
현대 i40 왜건

i30cw가 단종된 2011년 현대자동차는 내수를 포기하고 유럽 전략형으로 i40 왜건을 개발한다. 쏘나타 플랫폼은 공유하지만 완전히 새롭게 설계해 완성도가 높았던 차 중 하나였다. 문제는 비싼 가격. 출시 당시 기본 트림의 가격이 3000만원에 육박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큰 메리트가 없었다. 이후 부분변경을 두번이나 거쳤지만 시들한 인기에 2019년 단종됐다. 특이한 점은 단종 이후 i40 인기가 더 좋아졌다. 우리나라에도 왜건 마니아 층이 생겼고 워낙 판매량이 적었던 탓에 중고 매물을 구하기도 어려움이 많다. 단종 이후 중고 가격이 더 상승한 몇 안되는 차종이다.

i40 이후 국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왜건은 수입차 밖에 없었다. 대부분이 프리미엄급 브랜드 차종이라 가격이 부담이었다.

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 스포츠 모델
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 스포츠 모델

그러던 와중 2021년 제네시스 유럽 전략 모델로 G70 슈팅 브레이크가 등장했다. 울산 공산에서 생산하는 수출 전용차였다. 하지만 유럽 판매가 시원치 않다. 국내 제네시스 라인업 중에서도 유일하게 G70만 힘을 쓰지 못한다. 결국 제네시스는 G70 슈팅 브레이크 국내 출시를 결정했다. 왜건 이미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슈팅 브레이크라는 생소한 차명도 그대로 붙였다. 국내에서 판매한 슈팅 브레이크는 메르세데스-벤츠의 CLS가 유일하다.

G70 슈팅 브레이크는 오픈런 방식으로 100대를 우선 판매한다. 시장의 반응을 살핀 이후 생산량을 조절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많은 소비자들이 출시를 기다렸던 만큼 마니아층은 확고하다. 오히려 세단 모델보다 디자인 완성도가 더 높아 보이고 최근 캠핑, 래저 활동에 열풍이 일면서 이전만큼 인기가 없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2.0L 가솔린 터보 엔진 단일 파워트레인으로 출시하고 가격은 4310만원부터 시작한다. 가격 경쟁력도 제법 갖췄다. 공식 판매는 7월 7일부터 시작된다.

볼보 V90 크로스컨트리
볼보 V90 크로스컨트리

왜건이 나오기만 하면 실패했던 국내 자동차 시장이지만 최근 BMW 3시리즈 투어링,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V90 크로스컨트리 등과 같은 왜건 차량 인기가 좋다. 이에 힘입어 3년 만에 국산 왜건 모델까지 부활했다. G70 슈팅 브레이크가 유럽에서 아픔을 딛고 국내에서 성공할 기회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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