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제네시스, 유럽선 왜 안될까…해법은 전기차
승승장구 제네시스, 유럽선 왜 안될까…해법은 전기차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22.07.10 09:00
  • 조회수 1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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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

제네시스는 작년 5월 유럽 재진출을 발표했다.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내수와 북미 시장 만으로는 안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유럽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각축장이다. 미국에서 확실하게 프리미엄 반열에 오른 렉서스 역시 유럽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유럽이 본고장인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재규어 등이 오래된 전통과 기술, 디자인 DNA를 앞세워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있다.  

제네시스는 유럽에서 세단 G70, G80과 SUV GV70, GV80을 판매 중이다. G90은 공식 판매 차종은 아니다. 현대기아 유럽법인 임원과 한국 대사관 등 관계자에게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

(위)제네시스 G80, (아래)제네시스 GV80
(위)제네시스 G80, (아래)제네시스 GV80

카세일즈베이스닷컴에 따르면 유럽에서 G70은 작년 6개월간 96대, 올해 4월까지 144대 판매에 그쳤다. G80은 작년 106대, 올해 4개월간 63대를 팔았다. 그나마 GV70 실적은 좋다. 2021년 143대, 2022년 130대 (4월까지), GV80은 작년 166대, 올해 동기간 74대에 그쳤다. 전체적으로 작년보다는 조금 나아졌지만 기대치에는 한참 못미친다. 작년 제네시스 미국 전체 판매량은 4만9621대다. 2021년 4분기부터는 30년 넘은 일본차 프리미엄인 인피니티 판매량을 추월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시장과는 확실히 대조된다.

제네시스 유럽 판매 부진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대중 브랜드인 현대차, 기아는 유럽에서 토요타,혼다를 제칠 정도로 실적이 좋다. 올해 1분기 대부분 제조사들은 차량용 반도체 대란으로 판매량이 곤두박질쳤지만 현대기아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해 폭스바겐 그룹, 스텔란티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이어 4위에 랭크됐다. 그만큼 유럽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보는 기준이 높은 것이다. 현재 유럽에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벤츠, BMW, 아우디 외에도 재규어, 랜드로버, 볼보 등이 확고한 소비층을 확보한 상태다. 이미 눈높이가 높아진 유럽 소비자들이 역사가 짧고 헤리티지가 부족한 신생 업체에 관심을 주기는 쉽지 않다.

메르세데스-벤츠 EQS
메르세데스-벤츠 EQS

두번째는 친환경 라인업 부재다. 유럽 시장은 친환경 파워트레인 점유율이 굉장히 높다. 순수 전기차(BEV) 뿐만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인기가 좋다. 제네시스는 현재 유럽에서 친환경 파워트레인 모델이 없다. 완전 전기차 브랜드로 가기 전 내연기관이 섞인 친환경 파워트레인 개발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뛰어넘어 플래그십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제네시스 경쟁력이 감소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아직 실망하긴 이르다. 현재 판매 중인 내연기관 차량은 제네시스 유럽 진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유럽연합은 지난달 28일 2050년 탄소 중립 대륙으로 거듭나기 위해 2035년 내연기관 판매 종료를 합의했다. 제네시스가 2025년부터 내놓는 신차는 수소 연료 전지차(FCEV)와 완전 전기차(BEV)만 나온다. 내연기관은 신차를 내놓지 않는다. 2030년부터는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종료하고 완전 전기차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유럽연합의 계획과 제네시스의 장기적인 계획이 어느정도 들어맞는다.

제네시스 GV60
제네시스 GV60

전기차의 경우 전통의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도 발전 속도가 더디다. 전기차는 내연기관과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그동안 브랜드가 쌓아온 헤리티지가 내연기관만큼 통하지 않는다. 제네시스도 내연기관 출발은 지지부진하지만 전기차 시대를 염두에 두고 장기적으로 인지도를 쌓는 전략이다.

아직 제네시스 유럽 판매 라인업에서 전기차를 찾아볼 수는 없다. 유럽 브랜드들이 강점을 보이는 하이브리드 모델조차 전무하다. 지난 2월부터 전용 전기차 GV60 사전 주문을 받고 하반기에는 GV70, G80 전동화모델을 유럽에 내놓는다.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은 유럽에서 현대기아 전기차 평가가 압도적으로 좋다는 것이다. 현대차 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가 적용된 현대 아이오닉 5와 기아 EV6는 유럽에서 연신 최고 평가를 받으며 권위있는 상을 휩쓸고 있다. 같은 플랫폼이 적용된 GV60은 지난 6월 독일 자동차 매체 ‘아우토빌트’에서 실시한 전기차 비교 평가에서 볼보 C40 리차지를 제치기도 했다. 제네시스가 전기차로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네시스 전기차 유럽 상륙 작전 성공이 가능해 보인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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