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랭글러 보다 도심서 편안한 오프로더..포드 브롱코 아우터 뱅크스
[시승기] 랭글러 보다 도심서 편안한 오프로더..포드 브롱코 아우터 뱅크스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09.28 09:00
  • 조회수 4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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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브롱코 아우터 뱅크스
포드 브롱코 아우터 뱅크스

지프 랭글러가 독주하던 국내 정통 오프로더 시장에 올해 상반기 이변이 생겼다. 포드 브롱코의 등장이다. 랭글러와 달리 귀여운 외모지만 오프로드 성능은 초강력이다. 최근 수 년간 SUV 붐이 일면서 도심용 모델이 각광을 받고 있는 와중에 등장한 정통 오프로더다. 정통 SUV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 넣기에 충분한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

국내 시판 브롱코는 아우터뱅크스 단일 트림이다. 정통 오프로더지만 일상적인 주행환경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다듬었다.

한국에 선보인 브롱코는 6세대로 1960년대 나온 1세대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귀염둥이 외관이 특징이다. 1996년 단종된 이후 26년만에 등장한 6세대 브롱코는 국내외서 인기몰이 중이다.

브롱코 인기 비결의 주인공은 1세대 디자인을 오마주한 외관 디자인이다. 네모난 차체, 동그란 헤드램프, 포드 로고 대신 새겨 넣은 브롱코 레터링과 차체 곳곳에 숨어있는 디테일까지 정통 오프로더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지프 랭글러와 견줘도 부족함이 없다. 높은 지상고와 두툼한 트레드를 자랑하는 A/T 타이어, 후면에 달린 스페어 타이어까지 누가 봐도 오프로드를 달리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큼직한 디자인 요소 외에 곳곳에 숨어있는 디테일을 찾는 것도 또 다른 묘미다. 대표적으로 후드 양 끝 단에 붙어있는 손잡이다. 루프레일을 활용해 카약과 같은 긴 짐을 루프에 얹고 고정을 하기 위한 용도다. 캠핑을 갔을 때 텐트나 타프의 스트링을 묶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주유구를 열면, 브롱코를 상징하는 각 세대의 모델을 각인해 놓은 점도 재밌는 요소다. 사이드미러에 위치한 서치 라이트, 프레임리스 도어도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하는 구성 중 하나다.

지프 랭글러와 마찬가지로 손쉽게 탈착할 수 있는 루프도 특징이다. 1열은 두 개, 2열은 하나의 패널로 구성되어 있다. 약간의 공구를 사용하면, 트렁크를 덮고 있는 지붕도 분리가 가능하다. 다만, 국내 판매하는 브롱코는 루프 레일을 제거하지 않으면 2열 천장을 떼어 낼 수 없다. 도어도 탈착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사이드 미러를 도어가 아닌 앞 유리 옆쪽에 붙였다. 랭글러가 도어를 떼어 내면 사이드미러가 사라지는 것과 달리 브롱코는 도어를 떼어 내도 사이드미러를 온전히 사용할 수 있다. 더불어 도어를 떼어낼 데 복잡한 전기장치 수를 줄이기 위해 창문 스위치와 사이드 미러 조절 버튼을 센터 콘솔에 붙여 둔 점도 묘수다.

오프로더를 강조하다 보니(?) 발생한 아쉬움도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차체를 제작할 때 발생하는 이음부 용접 자국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차량 좌우 하단에 붙어있는 발판 안 쪽으로 적나라하게 보인다. 트렁크 안 쪽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를 디자인 요소 중 하나로 사용하려는 의도였다면, 용접을 일정한 간격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길다란 발판을 밟고 실내로 들어서면 터프한 외관과 달리 첨단 느낌이 물씬 풍긴다. 미국차 특유의 투박함과 실용성도 느껴진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혼용한 계기반과 12인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센터디스플레이는 해상도와 UI 모두 만족스럽다. 오프로더답게 오프로드 주행을 위한 별도의 정보창은 물론 일상 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선 폰커넥티비티(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도 포함했다. 어라운드뷰 모니터의 화질은 수준급이다. 야간에도 선명함을 자랑한다. 놀라운 점은 뱅엔울룹슨 오디오 적용이다. 기본적으로 저음이 부각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저음, 중음, 고음 영역의 해상도는 평이한 수준이다.

디스플레이가 화려함을 담당한다면, 버튼은 실용적이다. 가죽, 우레탄,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를 적재적소에 사용했다. 버튼의 크기도 큼직하고, 조작감도 확실하다. 다양한 위치에 마련한 USB 포트도 특징 중 하나다. 열선 기능을 지원하는 1열 시트는 전동으로 조작할 수 있다.

2열 시트는 등받이가 곧추서 있고, 방석이 짧다. 이 점은 지프 랭글러와 유사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2열 승객을 위한 별도의 송풍구가 없는 점도 아쉽다. 대신, 랭글러와 달리 1,2열 사이 천장을 가로지르는 바가 없다. 천장을 개방했을 때 광활한 시야각을 제공한다. 천장이 분리되는 만큼 2열 승객을 위한 실내등과 스피커는 좌석 뒤쪽에 마련한 별도 바에 부착했다.

윗 쪽 유리와 아래쪽 차체가 각각 개방되는 트렁크는 랭글러와 동일한 방식이다. 스페어 타이어가 달려있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트렁크에 서스펜션을 달아 손 쉽게 열고 닫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트렁크 안으로 분리한 1,2열 천장을 수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한 것도 특징 중 하나다. 네모 각진 트렁크 공간은 활용도가 높다. 2열 시트를 폴딩하면 더 많은 짐도 실을 수 있다.

보닛 안에는 V6 2.7L 가솔린 터보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최고출력 310마력, 최대토크 55.0kg.m를 발휘한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활기찬 엔진음이 들려온다. 네 바퀴를 모두 굴리는 풀타임 사륜 구동이다.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뒷바퀴만 구동하는 2H를 사용하다가 주행 환경에 따라 4륜 오토, 4륜 하이, 4륜 로우로 변경할 수 있다.

가솔린 엔진이라 아이들링 시 실내는 고요하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두툼한 토크가 느껴진다. 쭉 뻗어나가는 느낌이 일품이다. 예상보다 안락한 승차감은 또 다른 만족감을 준다. 프레임 바디를 사용했지만 전륜에 리지드 액슬을 사용한 랭글러와 달리 브롱코는 전륜에 더블 위시본, 후륜에 5링크 솔리드 액슬을 적용해 포장도로에서 승차감이 랭글러보다 한 수 위다. 더불어 댐핑 스트로크가 길어 웬만한 굴곡은 부드럽게 소화한다. 과속 방지턱 같은 높은 턱을 지날 때는 프레임 바디 특유의 덜컹임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또 다른 특성 중 하나는 고속 안정성이다. A/T 타이어를 사용한 프레임 바디 타입의 오프로더임에도 불구하고 100km/h 이상의 속도에서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고속으로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모델은 아니라서 그런지 속도를 높일수록 실내로 파고드는 풍절음과 하부 소음이 배가 된다. 더불어 고르지 않은 노면을 지날 때 트렁크 쪽에서 이음새가 삐걱거리는 소음도 들려온다. 정통 오프로드 모델을 탈 때 감수해야 하는 단점 중 하나다.

운전자 주행 보조장비도 달렸다.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대표적이다. 정차 및 재출발은 지원하지 않아 10km/h 속도에 도달하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자동으로 해제된다. 막히는 길에서 사용이 불편할 수 있겠다. 차선 이탈을 보조해주는 기능도 있지만 차선 중앙을 유지해주지는 않는다.

브롱코는 일상 주행에서 무리없이 탈 수 있는 오프로더다. 포장도로 승차감도 좋다. 한결 편안한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은 물론, 발군의 오프로드 성능도 지녔다. 무엇보다 시선을 사로 잡는 외모가 마음을 이끈다. 만약, 패밀리카로 구매할 예정이라면 랭글러보다 브롱코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한 줄 평

장점 : 어디서나 돋보이는 외모와 강력한 성능

단점 : 의도적으로 마감을 덜 한건가…삐걱

포드 브롱코 아우터뱅크스

엔진

V6 2.7L 터보 가솔린

변속기

10단 자동

전장

4810mm

전폭

1930mm

전고

1930mm

축거

2950mm

최대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55.0kg.m

복합연비

8.2km/L

시승차 가격

6900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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