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시승] 전기차시대 BMW가 살아남는 공식...혁신의 결정판 뉴 i7
[최초시승] 전기차시대 BMW가 살아남는 공식...혁신의 결정판 뉴 i7
  • 김태진 편집장
  • 승인 2022.12.25 09:00
  • 조회수 3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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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km 넘는 주행거리와 500마력의 가속력 모두 만족
BMW 7세대 7시리즈 

“이거 참, 자동차 기자 20년 넘게 했는데 운전석 도어를 못 닫겠네…이거 송풍구는 어디 있는 거야”

BMW 7세대 7시리즈 전기차 뉴 i7을 시승하기 운전석에 올랐던 기자가 한숨을 쉬며 내뱉은 말이다. 2000년부터 자동차 기자를 하면서 어느덧 22년째다. 버튼이 하나도 없어 기자를 탄식에 빠뜨린 테슬라 모델3를 시승할 때도 이렇게 어렵지 않았다.

순간 2001년 4세대 7시리즈를 시승할 때가 떠올랐다. 당시 한국에 비행기로 공수한 7시리즈를 비공식으로 처음 시승하면서 발생했다. 스티어링휠에 달린 전자식 자동변속기 후진 기어를 넣지 못해 기어봉을 부러뜨릴 뻔했다.

이런 황당은 기자뿐 아니었을 게다. 당시 BMW코리아는 7시리즈 판매와 동시에 골프장이나 호텔에서 발렛 주차 담당자를 방문해 자동변속기 조작을 공부시키기도 했다. 뉴 i7은 20년 만에 또다시 청천벽력처럼 다가왔다. 엄청난 신기술을 접목하면서 생긴 격차라고 할까.

우선 운전석에 탑승했을 때 도어를 전동으로 닫아주는 스위치를 찾기 어려웠다. 물론 강제로 도어를 잡아당기면 되지만 그런 무리수를 두고 싶지 않았다. 브레이크를 꾹 밟고 있어도 운전석 도어가 닫힌다는 정보는 들었지만 오기가 났다.

눈앞에 도어를 닫는 스위치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너무 당황스러웠다. 먼저 도어 패널을 훑었지만 못 찾았고 결국 운전석 대시보드 왼쪽 하단에서 작은 도어 버튼을 찾아 해결할 수 있었다.

다음 번 황당함은 공조 송풍구와 바람 방향 조작이다. 사전에 송풍구가 숨겨져 있고 자동으로 바람이 나온다는 자료를 공부했지만 이처럼 송풍구가 전혀 없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엇비슷한 신차 시승도 몇 번 했지만 뉴 i7은 정말 송풍구가 보이지 않았다.

감춰진 송풍구의 바람 방향을 운전석 왼쪽에 달린 작은 버튼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이처럼 기자를 당황하게 한 뉴 i7은 BMW가 전기차 시대에도 여전히 승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첨단 기술로 무장했다.

시승을 마치고 난 뒤 ‘2억원이 넘는 이 차를 사고 싶을까’하는 생각에 내린 결론은 간단했다. 최첨단 기술과 럭셔리, 최고의 안락함을 느끼고 싶다면 장바구니에 넣고 망설이지 말라. 당장 계약하라! 그래야 하루라도 빨리 첨단을 만나게 된다. 그게 바로 뉴 i7이다.

BMW는 올해 3월 7세대 뉴 7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순수전기 모델인 '뉴 i7'을 라인업에 추가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는 처음 있는 일로 상당한 기대치를 부풀렸다.

 

뉴 i7의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스페셜 버전 컬러다. 위아래가 투톤 컬러로 BMW그룹에서 만드는 최고 럭셔리카 롤스로이스에서나 볼 수 있는 투톤 기술이다. 정말 주머니가 넉넉하다면 투톤 컬러를 선택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BMW i7 xDrive60을 타고 천 영종도부터 김포까지 왕복 100km를 시승했다. 놀라운 신기술과 안락함, 전기차의 폭발적 가속력과 이에 비례하는 정숙성이 만족스러웠다. 이 차에서 가장 핵심인 2열은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만큼 안락했다.

여기에 대형 모니터와 최고급 오디오로 영상을 감상하면서 눈과 귀가 호강을 했다. 이 역시 경쟁차에서 찾을 수 없는 매력이다.

우선 네 바퀴 모두 에어서스펜션을 신은 덕분에 승차감은 호사스럽다. 속도와 주행 모드에 따라 차량의 높이를 최적화된 위치로 조절해 뛰어난 안정감과 승차감을 제공한다. 심하게 말하면 롤스로이스팬텀 시승 느낌이 엉덩이에 전해진다.

 

외관은 위풍당당 그 자체다. 더 커진 키드니그릴은 떡 벌어진 어깨를 연상시킨다. 얼굴부터 이목을 집중시킨다. 얇게 빠진 주간 주행등과 방향지시등 기능을 하는 ㄱ자 모양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라이트 ‘아이코닉 글로우’가 핵심이다.

도어 잠금을 해제하면 보석이 반짝이는 듯한 효과를 연출한다. 커다란 키드니그릴에는 처음으로 테두리에 조명을 심어 BMW 만의 상징을 강조한다.

사이드 프로포션은 전형적인 후륜구동 느낌 그 자체다. 주간주행등에서 리어라이트까지 이어지는 높은 숄더 라인은 긴 직선 뿐이다. 복잡한 디테일로 잔재주를 부리지 않았다. 어떤 꾸밈도 용서하지 않는 듯한 매끈한 표면은 웅장함을 넘어 위엄을 느끼게 한다.

더구나 윈도우 벨트라인을 한창 치켜 올려 거대한 옆모습을 완성한다. 넓은 C필러와 길게 자리잡은 뒷좌석 도어는 플래그십 특유의 존재감을 극대화한다. 후면은 L자형 라이트로 당당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전기차라 내연기관에 달린 테일파이프는 필요가 없어 삭제했다.

뉴 i7은 전장 5,390mm, 전폭1,950mm, 전고 1,545mm, 휠베이스 3,215mm에 달하는 롱휠베이스 모델이다. 이전 모델 대비 길이 130mm, 너비 50mm, 높이 65mm, 휠베이스 5mm가 늘어났다. 2열에 앉으면 주먹 대여섯개 이상이 들어갈 만큼 넓고 여유롭다.

내연기관이랑 차체를 공유하다 보니 2열 가운데 센터 터널이 불룩 솟아 있다. 돋보이는 부분은 도어 안쪽으로 들어간 오토매틱 도어다. 최근 시승한 7세대 현대 그랜저의 경우 도어 핸들을 안쪽에 삽입한 플러시 타입을 채택했다. 문을 열 때 손잡이가 밖으로 툭 튀어나오는데 그 모양새가 영 시원찮다.

 

오토매틱 도어 버튼은 도어 면과 평평하게 설치됐다. 손잡이 버튼을 누르면 전동 모터가 자동으로 문을 열어준다. 착석한 후에는 도어 안쪽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역시 자동으로 닫아주고 열어준다. 주변에 장애물이 있을 경우 차량 측면 하단에 설치된 센서가 장애물을 인지해 도어가 열리는 각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운전석에 착석했다. 깔끔한 D컷 스티어링휠이 가장 먼저 반긴다. 기존 복잡한 버튼을 거의 없애고 왼쪽에 반자율주행 기능, 오른쪽에는 각종 상태를 제어하는 통합 버튼이 달렸다

계기반은 12.3인치 디스플레이다. 바로 옆에는 14.9인치의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연결돼 있다. 거의 모든 기능을 센터 디스플레이에 터치 방식으로 담아냈다. 전체적으로 스마트폰을 쓰는 사용자에게 적합한 앱 형태의 아이콘으로 표시했다.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을 대거 사용한 인테리어는 하나의 섬세한 조각을 보는 듯하다. 여기에 단정한 엠비언트 라이트가 연결되면서 호화요트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번에는 익숙하게 시동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변속기는 기존 BMW에 달린 것과 사용법이 같아 D모드에 놓고 악셀을 살짝 밟았다.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은 적막함 속에 2.7톤의 거대한 차체가 발진 가속을 시작한다.

네비게이션 목적지를 세팅했더니 스티어링 휠 뒤쪽 정보 디스플레이에 증강현실 뷰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울러 스티어링휠 위로 보이는 커다란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상당히 좋다. 가속성능은 무시무시하다. 운전석에 푹 파묻히면서 500마력이 넘는 가속력이 온 몸에 전해진다.

두툼한 스티어링휠 반응은 상당히 가볍다. 가볍지만 고속에서는 적당히 무거워진다. 2.7톤의 차체를 제대로 받아준다. 증강 현실 내비게이션은 고속도로의 나들목이나 교차로 등 운전자가 헷갈리기 쉬운 곳에서 전방을 카메라로 비춰진다. 추가로 진행 방향을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미리 알려준다.

파워트레인은 앞뒤 2개의 전기모터로 최고출력 544마력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7초만에 가속한다. 액추에이터 휠 슬립 제한장치(ARB)가 포함된 전기 사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돼 최적의 접지력을 발휘한다. 배터리 용량이 무려 101.7kWh로 438km 주행거리 인증을 받았다.

이번에는 2열에 탑승했다. 가장 기대가 큰 공간이다. 뉴 7시리즈에는 뒷좌석 승객을 위한 시어터 스크린이 처음 적용된다. 천장에서 펼쳐져 내려오는 32:9 비율의 31.3인치 디스플레이가 핵심이다. 8K 해상도를 지원한다.

재미난 것은 스크린이 내려오면서 뒷좌석 도어 및 후면 유리 블라인드까지 자동으로 올라온다. 영화 감상을 위해 빛을 차단하는 것이다. 시어터 스크린은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유튜브가 기본이다. 이 기능은 아직 통신사와 협의중이라 내년 상반기부터 서비스에 들어간다.

금상첨화는 바워스 & 윌킨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매칭이다. 헤드레스트 내장 스피커와 등받이까지 무려 35개의 스피커가 장엄한 음량을 구성한다. 순간 최근 인기인 아바타2 영화를 2열에 앉아 바워스 & 윌킨스 오디오와 함께 31.3인치 디스플레이로 관람하는 호사를 누려보고 싶다는 욕구가 뇌를 자극한다.

i7의 섀시 신기술은 액티브 롤 스태빌라이제이션(ARS), 액티브 롤 컴포트(ARC) 기능이 포함된 이그제큐티브 드라이브 프로가 핵심이다. 불규칙한 노면과 다양한 커브 길에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서스펜션에 위치한 별도의 48볼트 전기모터가 작동해 차체 균형을 늘 평형 상태로 조정한다.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은 정확한 핸들링을 보장한다. 최대 3.5도까지 뒷바퀴를 조향하면서 저속에서는 앞바퀴와 반대로, 고속에서는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뒷바퀴가 조향돼 민첩하고 안정적인 코너링을 즐길 수 있다.

스티어링휠 왼쪽에 달린 주행보조장치(ADAS)를 작동했다. 부드럽게 가감속을 진행하며 차선 중앙을 제대로 유지한다. 휠에서 손을 떼고 있으면 잠시 후 노란색 경고가 들어온다. 이때 휠을 꼭 잡지 않고 살짝 손으로 터치만 해줘도 해결돼 편리하다.

최대 300m 거리를 인식하는 장거리 레이더와 카메라, 30개 이상의 초음파 레이더 센서가 차량 곳곳에 달려 레벨3 수준에 근접하는 자율주행을 보여준다. 1열 시트에는 마사지 기능이 들어가 있다. 가볍게 몸을 풀어주는 수준으로 장거리 주행 피로를 낮춰준다.

이번에는 고속 주행이다. 시속 100km 이상에서 추월 가속은 상상 이상의 파워가 전해진다. 모터 출력이 순식간에 4바퀴에 전달된다. 시속 140km 넘어야 바람소리가 살짝 유입된다.

이번 시승에서 아쉬웠던 것은 시간 부족으로 '메뉴버링 어시스턴트' 기능을 써보지 못했다. 최대 200m까지 저장된 구간을 자동으로 주행하는 완전 자율주행이다. 특정 지점에서 가속, 제동, 조향 그리고 기어 설정에 이르기까지 반자율주행에 필요한 모든 작업을 차량이 학습해 자동으로 실행한다.

지정 주차 공간이 있다면 하차한 이후 자동 주차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작동할 때는 주변 상황을 저장하는 BMW 레코더 기능이 있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다.

전체적으로 뉴 i7은 100%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아니지만 전기차로 넘어가는 시대에 BMW 브랜드를 상징하는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 (Ultimate Driving Machine)’을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100kWh가 넘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400km가 넘는 주행거리 뿐 아니라 500마력이 넘는 출력을 4바퀴에 안정적으로 쏟아내면서도 편안한 승차감을 완성했다. 결과적으로 긴 주행거리와 폭발적인 가속을 모두 잡아낸 셈이다.

2억원이 넘는 가격에 걸 맞는 승차감, 전기차 시대에 BMW가 경쟁자와 차별화한 럭셔리 인테리어와 IT 신기술을 엿볼수 있는 기함으로서 충분했다.

한 줄 평

장 점 : 현재 등장한 럭셔리 대형 전기 세단 가운데 최고의 승차감

단 점 : 혁신적인 신기술 적응에 라떼 세대는 어려움을 격을 수도

 

김태진 편집장 tj.kim@carguy.kr

 

i7 xDrive60 시승차 제원

항목

단위

i7 xDrive60

가격

 

2 1570만원 ~ 2 1870만원

공차 중량

kg

2,750

전장/전폭/전고

mm

5,390 / 1,950 / 1,545

휠베이스

mm

3,215

전기모터

 

BMW 5세대 eDrive 통합 전기 구동계 (듀얼)

전기모터 출력

마력

258 / 313

합산 최고출력

마력

544

합산 최대토크

kg·m

76

안전 최고속도

km/h

240

0-100km/h 도달 시간

4.7

전비(복합/도심/고속)

km/kWh

3.7 / 3.6 / 3.8

1 충전 주행 거리(복합)

km

438

배터리 종류

 

리튬 이온

배터리 용량

kWh

105.7

타이어 규격

 

: 255/40 R21

: 285/35 R21

규격

 

: 9.0 J x 21

: 10.5 J x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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