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하는 5억원대 초호화 오피스..현대차 유니버스 탑승해보니
이동하는 5억원대 초호화 오피스..현대차 유니버스 탑승해보니
  • 김태진 편집장
  • 승인 2022.12.28 09:00
  • 조회수 5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

기자는 2015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출발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까지 약 4200km를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로 주파한 경험이 있다. (http://jmagazine.joins.com/forbes/view/307968)

소위 미국 서부를 횡단하는 최초의 도로인 ‘66루트’를 따라서다. 이때 중간 도로변 휴게소에 마련된 RV 전용 주차장에서 대형 고속버스를 개조한 캠핑카로 대륙을 횡단하는 미국인 가족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통상 두 가족 정도가 버스를 개조한 캠핑카에서 숙박을 하고 때로는 모바일로 업무도 보면서 최소 한 두달, 길게는 1년 일정으로 여행을 다녔다. 버스 캠핑카에 초대를 받아 실내 구조를 봤더니 넉넉한 화장실과 샤워실, 리빙룸과 키친, 6인승 침대까지 갖춰진 럭셔리 호텔을 연상케 했다.

유니버스 운전석은 일반 고속버스와 흡사하다

 

요즘 한국도 캠핑카 보급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버스를 개조한 경우는 보질 못했다. 일단 덩치가 워낙 큰데다 개조비용을 포함하면 가격대가 3억원 전후까지 치솟아 아직까지는 시기 상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남북한 통일이 돼 중국,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도로 여행이 가능한 ‘아시안하이웨이’가 개통된다면 이런 버스 캠핑카 수요가 생겨날 수도 있겠다. 

서론이 길었다. 한국에도 버스를 개조한 튜닝 시장이 문을 열었다. 글로벌 자동차기업 현대차가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를 선보이면서다. 추후 버스 캠핑카까지 가능한 시발점을 연 셈이다.

 

강추위 속에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를 약 2시간 동안 체험했다.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는 말그대로 국내에서 가장 길고 큰 고속버스 유니버스를 개조한 국내 최초 이동식 사무공간이다. 유니버스는 차량 가격만 2억원대 초반이다.

고급스러운 실내 구성과 상상을 뛰어넘는 IT 인프라로 탑승객들은 이동을 하면서 다양한 업무 수행은 물론 그룹 화상 회의도 가능하다. 차내에는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를 연상시키는 전용 시트와 화상회의가 가능한 빔 프로젝터, 냉장고, 복사기, 사물함 등 업무에 필요한 장비를 모두 갖췄다.

단 화장실은 이번에는 설치하지 않았다.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 겨울철 배수관 동파로 관리가 어려워서다. 앞으로 고객 니즈에 따라 설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와 쓰임새가 비슷하다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와 쓰임새가 비슷하다

 

최고급형 10인승에 탑승했다. 먼저 개별 시트에 앉아봤다. 시트는 기존 프리미엄 고속버스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하다.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를 연상시킨다. 전동식으로 조절되는 프리미엄 리클라이닝 시트가 달려 있어 버튼을 누르면 편안하게 누워서 취침이 가능한 수준까지 시트를 눕힐 수 있다.

개인 전용 업무 공간답게 220V 콘센트부터 무선충전패드, A,C타입 USB포트, 업무용 사이드 테이블 및 서류 수납함, 독서등을 장착했다. 여기에 개인 모니터로 작동하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좌석 앞에 달았다.

이동 중에도 전용 와이파이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옷이나 가방을 걸어 둘 수 있는 후크도 달려 있다. 프리미엄 고속버스에 사용되는 시트라 그런지 휴식에는 너무 편하고 좋았지만 허리를 곧추 세우고 업무를 하기에는 다소 불편했다.

 

개별 엔터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해상도나 크기에서 업무용으로 쓰기에는 다소 불편할 수 있겠다. 터치로 작동하는 응답시간도 조금은 답답한 편이다. 이제 모바일 오피스의 시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인내할 수준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모바일오피스 관계자는 "이동수단을 넘어 새로운 미래형 오피스 공간을 창출하기위해 모바일 오피스를 개발했다"며 "시트는 개별 안전 인증을 받아야 해 앞으로 업무 자세도 편안한 모바일 오피스 전용 시트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오피스 내부는 밝은 톤의 강화마루를 사용해 환하게 느껴진다. 개방감도 탁월하다. 코드리스 블라인드, 부드럽게 곡선을 살린 실내 디자인까지 아늑한 사무실 공간이다. 전체적인 컬러는 고객과 협의를 통해 다양한 색상을 적용할 수 있다.

 

실내는 개인 업무 및 소그룹 회의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분했다. 아울러 외투나 패딩을 걸 수있는 별도 수납공간도 마련했다. 이동이 가능한 공간이다 보니 캠핑카에 사용하는 고정 장치를 달아 이동 중에도 수납장이나 오피스 기기가 단단히 고정된다.

또다른 매력적인 공간은 소그룹 회의실이다. 영상회의 시스템, 접이식 회의 테이블, 소파 시트를 배치했다. 55인치 디스플레이와 밤 프로젝터까지 마련해 통해 6,7명이 회의를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다.

회의실 시트는 안전벨트가 없다. 당연히 이동 중에는 사용할 수 없다.

 

모바일 오피스는 기본형 10인승을 비롯해, 13인승 다인원 승차형, 그룹 협업 공간을 전면으로 이동시킨 13인승 업무 공간 확대형, 시트를 2개 추가한 13인승 이동 및 협업형 등 필요 용도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10인승 5억8532만원, 13인승 다인원 승차형 5억5685만원, 13인승 업무 공간 확대형 5억6430만원, 13인승 이동 및 협업형 5억3060만원이다. 현대차가 협력업체를 통해 제작해 2년 4만km 보증수리도 가능하다. 주문부터 제작까지 6개월 정도 걸린다.

정부기관이나 대기업에서는 이런 모바일 오피스 차량이 있으면 쓸모가 꽤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국제행사뿐 아니라 해외 바이어 초청 견학 떄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국내에서도 버스를 개조한 다양한 모빌리티 등장의 서막을 이번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가 개척했다고 볼 수 있다.

 

김태진 편집장  tj.kim@cargu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