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소형 SUV 넘어선 2세대 코나..공간도 승차감도 가격도 룰을 깨뜨렸다
[시승기] 소형 SUV 넘어선 2세대 코나..공간도 승차감도 가격도 룰을 깨뜨렸다
  • 김태진 편집장
  • 승인 2023.01.28 08:00
  • 조회수 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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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소형 SUV 2세대 코나를 시승했다. 수도권 대설주의보가 내린 다음날 곳곳에 눈이 쌓인 경치를 보며 100여Km를 달려봤다.

 

신형 코나는 주행성능 보다는 디자인과 실내 공간, 인테리어에서 큰 개선을 이뤄냈다. 현대차 처음으로 전기차를 먼저 디자인하고 이를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에 접목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전기차 시대에 대비한 EV 우선 디자인이다.

 

대신 파워트레인은 바뀐 것이 없다. 형제 차량인 기아 셀토스 파워트레인과 똑 같다. 엔진과 변속기는 그대로지만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해 차체가 대폭 커졌다. 전장(4,350mm)과 휠베이스(2,660mm)는 기존 대비 각각 145mm, 60mm 늘어나 소형 SUV 이상의 공간을 보여준다. 셀토스 크기와 엇비슷해졌다.

전면 ‘수평형 LED 램프’는 포지셔닝 램프와 주간 주행등까지 끊김없이 연결한다.
미래지향적 전기차 디자인이 돋보이는 전측면

 

1세대 코나는 2017년 6월 처음 등장했다. 당시 소형 SUV는 쌍용차 티볼리가 승승장구할 때다. 코나는 미래지향적 디자인으로 잠시 인기를 끌었지만 좁은 실내공간과 디자인 호불호가 엇갈리면서 얼마 안가 신차 효과가 식어버렸다. 이후 소형 SUV 최강자는 셀토스가 차지했다.

 

코나는 지난해 1만대 판매에도 훨씬 못 미치는 8천여대를 판매하면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런 악조건 속에 현대차는 5년만에 풀모델체인지한 2세대 코나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소형 SUV 차급을 깨는 ‘룰 브레이커’라는 표현을 썼다. 동급 최대 크기와 편의장비를 강조한 용어다.

 

시승해본 결과 디자인과 실내공간, 차급을 뛰어넘는 편의장비 등등 ‘룰 브레이커’로서 코나는 충분했다. 하지만 또다른 룰 브레이커는 상식을 뛰어 넘은 가격 인상이다. 코나는 1세대에 비해 엇비슷한 트림에서 무려 300만원 이상 올랐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500만원 넘게 급등했다. 이런   인상폭은 20여년간 신차 발표회와 시승회에 수 백번 다녀봤지만 극히 드문 경우다.

 

코나 주 고객은 사회초년생으로 가격에 민감한 층이다. 통상 ‘생애 첫 차’로 2천만원대 초중반 가격대에 포진한 소형 SUV를 구매한다. 300만원이 넘는 가격 인상은 소형 SUV에서 준중형 SUV로 갈아탈 수 있는 폭이다. 1억원이 넘는 럭셔리 브랜드가 신차를 내면서 1000만원 올린 것과는 상식이 다른 셈이다.

후면은 그나마 디자인이 심플해 측면의 디테일을 돋보이게 한다

 

시승차는 가솔린 1.6 터보,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인스퍼레이션 트림이다. 모든 편의장비를 다 넣어 가격은 3377만원이다. 구체적으로 인스퍼레이션 트림 3,097만원+ BOSE 사운드 59만원 + 파킹어시스트 98만원 + 와이드 선루프 59만원 + 빌트인캠2 44만원+ 실내 컬러 패키지 +20만원이다. 가격으로만 보면 한 체급 위인 준중형 투싼 중간 트림과 맞먹는다.

 

파워트레인은 기아 셀토스에 달린 것과 똑 같다. 최고출력 198마력, 최대토크 27.0kgf·m, 복합연비 13km/ℓ를 기록한다.

 

우선 외관 디자인이다. 매끈하면서도 볼륨감 있는 전면은 전기차를 연상시키는 미래지향적 디자인이다. 백미는 신형 그랜저에서 먼저 적용한 ‘수평형 LED 램프’다. 포지셔닝 램프와 주간 주행등까지 끊김없이 연결한다.

운전자 중심의 시원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신형 그랜저와 같은 컬럼식 변속기

 

수평형 LED 램프는 앞으로 현대차 신차에 접목될 ‘시그니처 라이팅’ 요소다. 라디에이터 그릴에 자리잡은 삼각형 가니시와 스키드플레이트도 하이테크한 코나의 다부진 인상을 돋보이게 한다.

 

측면은 캐릭터라인이 도드라진다. 스포일러까지 이어지는 벨트라인이 코나의 날렵한 느낌을 더한다. 다소 복잡하고 디테일한 선과 면이 얽혀 있어 너무 과하다는 느낌도 든다. 코나 특유의 아머 형상의 휠아치 클래딩과 차급을 뛰어넘는 19인치 휠은 역동적이다.

 

 

후면부는 측면에 비해 덜 복잡하다. 전면 수평형 램프와 디자인 일체감을 강조한 테일램프로 장식 요소를 최소화했다.

 

다음은 실내 인테리어다. 우선 소형 SUV 차급을 뛰어넘는 넉넉한 공간이 인상적이다. 한 체급 위인 투싼에는 못 미치지만 기존 코나와 비교하면 개과천선이다. 운전석 콕핏은 수평형 레이아웃이라 개방감이 탁월하다. 운전자 중심의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12.3인치 계기반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이 통합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는 수평으로 이어져 시원한 느낌을 준다. 새로 장착된 기능인 운전석 릴렉션 컴포트 시트를 작동해봤다. 장거리 운전 중에 잠깐 취침을 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겠다.

컵홀더를 접어 넓은 적재공간으로 쓸 수 있다

 

기존 모델 대비 가장 큰 변화는 전자식 변속기 위치다. 신형 그랜저와 마찬가지로 스티어링휠 칼럼에 변속기가 달렸다. 이로 인해 컵홀더가 들어간 오픈형 콘솔이 큼지막하게 달려 있다. 컵 이외에 수납 실용성이 돋보인다. 기자는 컵홀더를 접고 이 공간에 촬영용 카메라를 놓았을 정도다.  

 

실내 공간은 커졌지만 시트나 인테리어 소재는 소형 SUV 수준이다. 대신 연두색 실내 컬러 패키지가 빛을 발한다. 20만원 옵션 가격이라면 선택할 만한 사양이다. 소재는 투싼에 비하면 확실히 한 체급 아래다. 2열 레그룸은 178cm 기자가 앉았을 때 주먹 1개 반 정도가 들어간다.

트렁크 용량이 상당하다 골프백 3개를 포개 넣을 수 있다
소형 SUV인데도 파워 테일 게이트가 달려 있어  편리하다
소형 SUV인데도 파워 테일 게이트가 달려 있어 편리하다

 

이번 시승에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경험할 수 없었지만 차량을 항상 최신 사양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다. 아울러 신형 그랜저에 선보여 호평을 받은 빌트인 캠2도 달렸다.

 

적재공간은 일취월장이다. 무려 723리터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골프 캐디백 3개는 넉넉히 들어가겠다. 2열 시트를 폴딩하면 거의 수평에 가깝게 접힌다. 요즘 인기인 차박에 적합하게 평탄화가 가능하다. 소형 SUV로는 드물게 파워 테일게이트도 달려있다.

 

2열 공간은 소형 SUV 차급을 뛰어 넘을 정도다
2열 통풍 및  C타입 단자가 2개나 달려 있다 

 

신형 코나에는 차량 키가 없어도 스마트폰으로 도어 개폐뿐 아니라 운전이 가능한 ‘디지털 키 2 터치’ 기능도 새롭게 추가했다. .

 

안전장비는 호화롭다. 기존 ADAS 이외에 ▲전방 충돌방지 보조(교차로 대항차) ▲측방 주차 거리 경고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 등 최신 운전자 보조시스템을 적용했다.

 

시동 버튼을 눌렀다. 터보 엔진 진동이 살짝 느껴지지만 소음은 거의 들을 수 없다. 초반 가속은 경쾌하다. 시속 100km까지 무난한 가속이 진행된다. 전제적인 승차감은 가볍고 날렵하다. 길어진 휠베이스 덕분에 방지턱을 넘을 때 확실히 승차감이 좋아졌다. 제법 쫀득한 핸들링 맛도 느낄 수 있다.

보닛을 열면 엔진은 누드 상태다. 뷰티피케이션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저렴한 소형 SUV임을 그대로 입증한다.
보닛을 열면 거의 누드 상태다. 엔진 뷰티피케이션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저렴한 소형 SUV임을 그대로 입증해 아쉽다.

 

시속 100km 정도까지 정숙성은 수준급이다. 윈드쉴드 이중 접합 차음유리와 흡음 타이어(19인치), 플로어 카페트 언더 패드 적용 등 다양한 부위에 흡차음재를 적용한 덕분이다.

 

연비는 예상대로 사악했다. 1.6 터보 가솔린은 연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살살 밟으면 12km/L, 시내 구간에서는 좀처럼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 어렵다. 9~10km/L를 넘나든다.

차급을 뛰어넘는 매력적인 디자인의 19인치 휠과 크래들
차급을 뛰어넘는 매력적인 디자인의 19인치 휠과 크래들

 

전체적인 승차감이나 핸들링은 만족스럽다. 정숙성이 기대 이상이고 방지턱을 넘을 때 서스펜션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한다. 날렵한 핸들링도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말끔한 인테리어와 중중형급 이상의 호화스런 편의장비를 고려하면 코나를 장바구니에 넣고 고민하게 만들 요소다.

 

2세대 코나는 전작에 비해 많은 변화를 이뤄냈다. 코나 특유의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과 첨단 인테리어가 맘에 든다면 가격대와 관계 없이 구입을 추천한다. 일반적인 소비자라면 100만~200만원만 더 쓰면 준중형 SUV로 갈아 탈 수 있다는 게 고민일 것이다.  코나가 차급을 깨는 룰 브레이커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하지만 부담스런 가격이 걸림돌이다.

 

김태진 편집장 tj.kim@carguy.kr

 

코나 1.6 터보 제원

엔진

1.6 터보 가솔린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전륜구동

전장

4350mm

전폭

1825mm

전고

1590mm

축거

2660mm

공차중량

1420kg

최대출력

198마력

최대토크

27kg.m

복합연비

12.2km/L(19인치휠)

트림 및 옵션

인스퍼레이션 트림 3,097만원+BOSE 사운드 59만원+파킹어시스트 98만원+와이드 선루프 59만원+빌트인캠2 44만원+ 실내 컬러 패키지 20만원

시승차 가격

3,377만원(개소세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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