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km시승기] 푸조 508 디젤과 함께 한 남해 투어…한번 주유 OK?
[1000km시승기] 푸조 508 디젤과 함께 한 남해 투어…한번 주유 OK?
  • 김태현
  • 승인 2023.03.02 08:30
  • 조회수 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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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작별을 고하는 2월의 마지막 주말을 디젤 엔진이 달린 푸조 508 1.5 GT와 함께 했다. 서울 강남에서 출발, 경남 남해군으로 향했다. 성인 남성 4명이 탑승하고 2박3일간 일정이라 트렁크는 빈틈없이 채웠다.

 

508의 키를 받자마자 든 생각은 과연 푸조 디젤의 놀라운 연비를 실감 할 수 있게 1000km 주행을 중간 급유 없이 해낼 수 있을까 였다. 남해군에서 통영과 김해까지 동선에 추가했다. 2박 3일간 무려 1,100km를 시승했다.

 

푸조는 프랑스 대표 자동차 브랜드이다. 대중차와 프리미엄 브랜드 사이에서 줄타기를 이어왔다. 작년 브랜드 로고를 바꾸고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정립하면서 니어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고급화 전략에 나섰다. 더불어 순수 전기 모델까지 선보이며 전동화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푸조의 중형 세단이자 플래그쉽인 508 1.5 GT PACK 모델이다. 최근 공개된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미리보기가 되겠다.

전면부 인상은 강인하다.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주간주행등(DRL)은 수직형태로 범퍼 하단까지 이어진다. 다른 차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을 준다. 헤드램프와 이어진 그릴은 일체감이 넘친다. 그릴 상단에는 508 레터링까지 적용했다. 안쪽으로 좁아지는 DRL 탓에 차폭이 다소 작아보이기도 한다.

측면은 전형적인 패스트백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세단 대비 높지 않은 지붕과 매끈하게 내려가는 트렁크 리드는 스포티함을 더한다.

 

전고 자체도 높지 않은데다 벨트라인이 높고 유리 면적 자체가 적어 세단보다는 스포츠 쿠페에 가까운 느낌이다.

GT PACK 트림부터 적용되는 19인치 휠은 작은 휠하우스에 꽉 차 보인다. 휠하우스가 꽉 차보여야 다부지고 스포츠카 느낌이 난다. 타이어는 미쉐린이다. 130마력 밖에 되지 않는 전륜구동 중형차에 파일럿 스포츠 4는 다소 과해 보인다.

듀얼 머플러는 모양만 낸 가짜다.

후면은 클래식과 모던함을 동시에 풍긴다. 전면 대비 뒤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이지만 수평 라인을 사용해 넓고 납작한 인상이다. 크게 3개의 대각선으로 이루어진 LED 램프는 디테일이 우수하고 세레모니 기능도 갖췄다.

실내로 들어서면 푸조 특유의 독특한 i-cockpit이 눈에 띈다. 핸들 상단 위에 위치한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시인성이 좋아 HUD 부재가 아쉽지 않다. 기본적인 테마 선택 폭은 크지 않은 편이다.

 

실내는 가죽과 우레탄, 하이글로시 플라스틱을 적절하게 사용해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인상이다. 저렴한 대중차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저기 코퍼 컬러 스티치는 고급감을 더한다.

비교적 넓은 썬루프는 개방감이 좋다. 하지만 헤드룸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점이 아쉽다. 예전 파노라마 루프로 충분 했을 법하다.

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요즘 신차로써는 작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OS도 불안정해 종종 먹통 현상이 발생한다. 반응도 느려 전장 분야에 약한 프랑스차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한다. 다행히도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가 지원돼 아쉬움을 달랜다.

 

피아노 건반을 닮은 조작 스위치는 사용하기 편리하지만 공조시스템을 조작하려면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조작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소 조작성이 떨어진다.

하이엔드 스피커 브랜드인 '포칼' 또한 프랑스 태생이다. 10개의 하이파이 시스템은 깔끔하고 좋은 음질을 보여준다. 

전자식 기어노브와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가 달려 있는데 별도의 오토홀드 기능이 존재하지 않아 당황스럽다. 특이하게 주행보조장치를 사용중인 상황에서 정차시엔 오토홀드 기능이 작동된다.

1열 시트는 플래그쉽답게 고급 가죽시트를 적용해 안락하다. 마사지 기능을 포함해 운전석은 메모리 기능까지 지원한다. 허벅지 받침을 연장할 수 있어. 장거리 운전에 최적화 되어 있다. 시트 문양도 매무 독특하다. 지붕이 낮은것에 비해 포지션이 크게 내려가지 않는 점은 옥에 티다.

2열 시트는 레그룸이 넉넉하지만 헤드룸은 비좁다. 특히 뒤로 갈수록 좌우로 좁아지는 패스트백 디자인이라 뒷자리 승객들의 키가 한국 남성 평균키인 175cm 정도인데도 살짝 불편함을 호소했다. 

트렁크는 전동으로 개폐된다. 패스트백 답게 넓게 열리는것이 특징이다. 2열 폴딩 기능도 지원한다.

파워트레인은 푸조 전통의 1.5리터 4기통 터보 디젤이다. 최고 130마력과 30.6kg.m의 토크는 분명 시내 주행에서는 부족함이 없지만 너무 연비 효율을 중시한 세팅 탓인지 고속도로에서 추월 가속시에는 답답함을 느낄 수 있었다.

 

추월 가속시에는 악셀 페달과 핸들에 거친 질감이 직접적으로 느껴진다. 성인 4명이 탑승한지라 다운사이징의 한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기자가 직접 데일리로 운용하는 10년된 i30 디젤은 수동이라 그런지 유사한 스펙이지만 한 번도 출력의 아쉬움을 느낀적은 없었다.
 

버튼의 배치가 난해해 조작하기 불편하다.

직경이 작은 스티어링 휠은 빠른 반응성을 보인다. 시내나 굽은 길에서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급격한 코너링에도 안정적이다. 고속 영역까지 다다르는 시간이 더딜 뿐이지 막상 초고속 영역에서는 독일차 수준의 안정적인 거동을 보인다.

 

승차감도 통통 튀지 않고 깔끔하다. 컴포트한 느낌에 가깝다. 서스펜션 셋팅의 명가 푸조답게 출렁거림 없이 안정적으로 노면을 처리한다. 

출력에 대한 단점을 커버하는 영역은 단연 연비다. 1,031km를 주행하고 나서야 연료 경고등이 들어왔다. 총 1,100km 이상 주행하며 기록한 연비는 20.8km/l에 달했다. 하이브리드 급 이상의 연비를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한 번 가득 주유로 1000km 이상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성인 남성이 4명이 탑승하고 몇몇 구간에서 한계까지 쥐여짜는 가혹 주행을 했던 점을 감안하면 정말 칭찬을 아끼지 않고 싶다.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만 했을 때 구간 연비가 30km/L를 넘기는 게 어렵지 않았다.

좌측 하단에 위치한 크루즈 컨트롤 스위치는 조작법이 난해해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
사각지대 경보는 간소하게 점등된다.
MEM 버튼을 누르면 인식된 도로의 제한 속도로 최대치를 설정한다.

주행보조장치의 성능은 수준급이다. 테슬라만큼의 적극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선형이 좋은 도로에서는 안정적으로 주행한다. 차간거리와 차선 중앙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또한 속도제한 표지판을 인식해 최대 속도를 조정하게 안내해준다. 운전피로도가 낮아져 가히 '푸조는 장거리 머신'이라고 불릴만하다.

푸조 508은 현재 디젤 단일 트림만 국내에 들어온다. 여전히 예쁜 외장 디자인과 특유의 프랑스 감성은 매력적이다. 한 번 주유시 고속도로 장거리라면 1,000km 이상을 주행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거리 주행이 잦다면 하이브리드보다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가속화하는 환경규제와 전동화 추세에 따라 기존 디젤차 오너들 까지 다음 차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를 고려하는 게 현실이다. 최근 공개된 푸조 508 페이스리프트 모델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추가됐다. 대신 디젤보다 가격은 상당히 비쌀 것으로 보인다. 독특한 매력의 연비 좋은 디젤 세단으로 508은 최적의 선택지다.

 

 

한 줄 평

장점: 아름다운 외관, 사용성 좋은 i-콕핏과 뛰어난 연비

단점:  고속 주행에 부족한 낮은 출력, 디젤 단일트림

 

글=김태현 th.kim@carguy.kr, 사진=임정환 에디터

 

푸조 508 1.5 GT Pack

 

엔진

1.5 디젤 터보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전륜구동

전장

4,750mm

전폭

1,860mm

전고

1,420mm

축거

2,800mm

공차중량

1,505kg

최대출력

130마력

최대토크

30.6kg.m

복합연비

15.6km/L

시승차 가격

5,3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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