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지게 변신한 5세대 싼타페...텔루라이드 영향일까
각지게 변신한 5세대 싼타페...텔루라이드 영향일까
  • 김태현
  • 승인 2023.04.28 11:00
  • 조회수 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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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싼타페 완전변경 모델이 올해 8월 국내에 등장한다. 싼타페는 현대자동차의 판매를 이끄는 중형 SUV로 투싼, 그랜저와 더불어 대표 차종이라고 할 수 있는 볼륨 모델이다. 하지만 형제 차종인 기아 쏘렌토에게 수 년간 판매량에서 뒤지면서 우위를 점하지 못해 왔다. 이번 5세대 풀체인지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1세대 싼타페 

싼타페는 그동안 유선형에 근육질이 강조된 디자인을 사용해왔다. 2000년 1세대 모델 출시 당시에는 SUV는 각진 군용차에 소위 ‘지프’ 스타일이 대다수였다.  유선형이 강조된 1세대 싼타페는 근육질 보디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이후에도 유선형을 살린 디자인을 줄곧 사용해 왔다.


하지만 이번 5세대부터는 그간 모델과는 전혀 다른 각진 형태로 변신한다.

이번 싼타페는 3세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해 휠베이스를 대폭 늘리고 새로운 현대 디자인 언어를 적용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현대를 형상화한 ‘H’ 형태의 주간 주행 등이다. 전작에서 비판을 받았던 위아래로 나누어진 헤드 램프는 다시 평범한 위치로 돌아온다.



다만 그간 출시된 코나와 쏘나타처럼 수평 일자형 DRL인 '심리스 호라이즌'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1990년대 현대정공에서 판매했던 SUV 갤로퍼 이미지를 상당 부분 차용한 것에 기인한다.

갤로퍼는 미쯔비시자동차 파제로를 들여와 한국 사정에 맞게 개량한 모델이다. 특유의 각진 디자인과 오프로드 성능, 내구성으로 마니아층에게 사랑받는 차종이다. 이번 싼타페는 그런 갤로퍼의 각지고 든든한 이미지를 구현하려는 모양새다.

박스형 디자인은 실내공간을 넓게 쓸 수 있고 차를 더 커 보이게 하는 장점이 있다. 튼튼하고 강인한 이미지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기아에서 선보인 대형 SUV, 텔루라이드는 각진 디자인과 SUV의 웅장함을 잘 살린 디자인으로 북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기아차 최초로 웃돈을 주고 사야 하는 차로 이름을 올렸다.

 

대신 에어로다이나믹에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대표적으로 벤츠의 ‘G 바겐’이나 랜드로버의 ‘디펜더’ 같은 모델이 각진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팬층을 쌓아가고 있다.

신형 싼타페는 하이브리드 트림이 주력이다. 디젤 파워 트레인은 출시하지 않는다. 가격 역시 대폭 오를 것으로 보인다. 가격 인상 요인이 겹쳐 싼타페 하이브리드 풀옵션은 5천만원을 가볍게 넘겨 6천만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중간 트림 가격이 신형 그랜저처럼 4천만원대 중반은 돼야 구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따라 5세대 풀체인지 모델은 가격 장벽이 뚜렷해 분명한 매력과 장점 없이는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런 점에서 신형 싼타페의 새로운 디자인  전략이 통해야 한다는 부담도 다가온다.

포니 쿠페를 오마주한 비전74, 출시된다면 헤일로카 역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역사가 짧은 브랜드에 속한다. 거기에 급속도로 성장을 거듭하다 보니 헤리티지를 챙길 여력이 없었다. 브랜드의 가치는 헤리티지를 얼마나 보존하고 발전시키냐가 중요한 성공 요소다. 요즘 현대차는 그동안 잊어왔던 헤리티지를 되찾으려 하고 있다.


‘포니’를 모티브로 디자인된 ‘아이오닉 5’나 1세대 ‘각 그랜저’의 디자인을 상당 부분 오마주한 7세대 ‘그랜저’의 모습을 보면 과거와 미래가 융합된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꾸준히 발전시키기보다 새로운 유행에 빠르게 대응하다 보니 디자인이 세대를 거듭할수록 딴판이라는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다.



각진 디자인은 실용적인 성격도 어느 정도 가지지만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와 북미 시장에서 차의 부피감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싼타페의 각진 변신은 기아 텔루라이드 성공에서 기인한 소비자 취향을 민첩하게 반영한 결과물인 셈이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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