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총정리..세계 2위 상품 기술력
[기획]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총정리..세계 2위 상품 기술력
  • 김태현
  • 승인 2023.07.24 08:30
  • 조회수 16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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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신차 구매 트렌드는 단연 하이브리드다. 소형부터 대형까지 심지어 SUV와 트럭까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완전한 전동화 전환에 있어 가교 역할을 해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각 국가, 각 브랜드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라고 다 같은 하이브리드는 아니다. 통상적으로 전기와 내연기관을 합친 형태를 하이브리드 자동차라고 부르는데 크게 풀 하이브리드(HE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나뉜다.

 

현대차 그룹은 풀 하이브리드, 마일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모두 보유한 회사다. 2022년 판매량 기준으로 토요타, 폭스바겐-아우디그룹에 이어 세계 3위권 자동차 업체로 발돋움했다.  

 

풀 하이브리드는 국내에 시판 중인 대부분의 차종에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1.6L 카파 엔진에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적용한 소형급 파워 트레인, 쏘나타급에 사용 중인 2.0L 세타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 파워트레인, 최근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1.6L 감마 터보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 파워 트레인을 적용한 차종을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이후 내놓을 신차에는 전동화 및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전 모델에 기본 장착한다. 완전 전기차로 가기 전까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징검다리로 사용하겠다는 의지다.

 

대중적으로 하이브리드를 처음 양산한 것은 1997년 등장한 토요타 프리우스다. 토요타는 프리우스를 개발하며 취득한 하이브리드 관련 핵심 특허가 2만 3470여건에 이른다. 그 때문에 전기 모터 단독 사용이 가능한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구현한 메이커는 전 세계적으로 몇 곳 되지 않는다.

시험적으로 제작되어 관공서등에 납품된 베르나 하이브리드

그 중 현대차 그룹은 독자 개발한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다. 토요타의 특허를 피해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한다. 이는 엔진과 모터 사이에 클러치를 넣어 필요에 따라 구동과 충전을 전환하는 방식이다.

전작의 약점을 개선하고 핵심 부품의 국산화에 성공한 최초의 양산 모델은 2009년 출시된 4세대 아반떼 기반의 LPi 하이브리드가 최초다. 현대차그룹의 자회사 현대파워텍이 개발한 CVT를 적용했다. 독특하게도 LPG 엔진과 결합해 유류비에서 강점을 가져갔다. 형제 차종으로 기아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가 있다.

 

앞서 개발된 베르나, 프라이드와 동일하게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채택한 차량이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여전히 낮은 내구성과 비싼 가격, 마티즈 CVT 결함 사태로 인한 CVT 트랜스미션에 대한 불신 탓에 판매는 저조했다. 현대차그룹의 첫 하이브리드 양산차인데다 국산화율을 상당 부분 끌어올린 상징적인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형급 하이브리드(1.6L)

아반떼, 니로, 코나에 적용 중인 1.6L 카파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친환경 전용 모델 현대 아이오닉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직접분사엔진(GDi)과 앳킨슨 사이클이 적용되었다. 엔진 출력은 105마력, 15kgfm으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43.5마력에 17.3kgfm의 출력을 내는 전기모터가 출력을 보조한다. 시스템 합산 출력은 141마력, 27kgfm에 달했다. 이는 2.0 자연흡기 엔진과 유사한 출력이다.

 

카파 1.6 하이브리드 사양은 다른 카파 엔진과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이 많다. 기본적으로 알루미늄 블록, 헤드를 사용해 무게가 건조중량이 80Kg대로 상당히 가벼운 것도 특징이지만 이 엔진만 앳킨슨 사이클을 적용했다.

 

기존 엔진들이 1행정에 2회 회전하는데 반해 1행정에 1회전하는 엔진으로 펌핑, 마찰로 인한 손실이 적어 열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1.6 카파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은 열효율 40%를 달성하며 토요타 프리우스 다음으로 열효율이 좋은 가솔린 엔진으로 기록됐다.

 

모터 2개가 변속기를 대신하는 토요타의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달리 독특하게도 하이브리드 전용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적용됐다. 하이브리드의 단점인 낮은 초기 가속력, 떨어지는 직결 간 낮은 운동성능을 개선하는 데에 도움을 줬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최대 단점인 출발 시의 이질감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아이오닉이 전기차 브랜드로 리브랜딩 하면서 단종을 맞은 뒤 현재는 아반떼, 니로, 코나에 적용되고 있다.  모델들이 20km/L의 실연비를 달성하는 등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2017년에는 니로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을 추가하며 전기 모터만으로 40km를 주행할 수 있고 가솔린과 전기를 가득 채우면 최대 900Km에 가까운 항속거리를 보여 주목을 받았다.  거의 동시에 출시된 니로 일렉트릭과 큰 가격차이를 보이지 않았을뿐더러 어차피 전기를 충전해야 된다면 전기차를 구매하겠다는 소비자가 많아 판매량은 극히 저조했다.

 

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K5, 쏘나타,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판매가 중단된 이후 2021년 12월까지 판매되다 단종을 맞았다. 2세대 모델부터는 전량 수출로만 생산되고 있다.

 

중형급 하이브리드(2.0L, 2.4L)

현재는 쏘나타와 K5에만 적용 중인 중형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이다. 쏘나타, K5에 적용된 누우 하이브리드와 그랜저, K7과 쏘나타 수출형 등에 적용된 세타 2.4L 사양이 동시에 존재했지만 현재 누우 2.0L만 판매한다.


2011년 쏘나타 6세대에서 처음 선보인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그룹 최초의 하드타입 하이브리드이다. 그전에 선보였던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는 순수 전기만으로 주행이 불가능한 마일드 하이브리드였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탑재된 2.0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150마력에 18.3kgfm의 출력을 낸다. 35Kw 급 모터가 장착되어 합산 출력 191마력을 기록했다. 2.4 자연흡기 사양과 유사한 출력으로 당시 하이브리드차는 힘이 없다는 편견을 지우기에 충분한 출력이었다.


공인연비 21km/L까지 기록했지만 처음 만드는 하드 타입 하이브리드다 보니 자잘한 전장류 문제가 많았다. 실연비는 16km/L 수준에 그쳐 이른바 ‘뻥연비’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랜저 HG에 적용되었던 2.4L 세타 하이브리드는 159마력에 21kgfm에 합산 출력 204마력으로 수치상으론  출력 차이가 별로 없었지만 실용 운행 구간에서 토크 곡선이 좋아 오히려 누우 하이브리드 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판매량중 6기통이 대다수이던 그랜저를 저렴하게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었다.

 

당시 수입차들의 공격적 프로모션으로 그랜저 위상이 점점 위협받던 시기였다. 경쟁 모델인 렉서스 ES300h에 비하면 완성도가 높지 않았지만 "현대가 제대로 하이브리드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주류였다.

꾸준한 개선을 거쳐 2015년 LF 쏘나타에 이르러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전기 모드로만 44km를 주행할 수 있고 미국 기준 39.5km/L라는 압도적인 연비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너무 높은 가격과 당시만 해도 충전 설비가 보편화되지 못해 판매량은 극히 저조했다. 이후로 현대차 그룹이 국내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판매하지 않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2019년 출시한 DN8 쏘나타에는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솔라루프가 적용됐다. 일조량만 충분하다면 연간 1300km의 추가적인 주행거리를 충당할 수 있고 세계 최초로 개발된 하이브리드 전용 ASC 자동변속기가 탑재되었다.

 

ASC 자동변속기는 변속 정밀제어기술(Active Shift Control)가 달려 1초에 500번씩 엔진 회전수를 모니터링해 모터의 속도를 재빠르게 변속기와 동기화하는 기술이다. 변속 충격이 거의 없고 변속 속도가 빠르며 연비와 내구성 모두를 잡았다.

 

이러한 기술 투자는 꾸준히 이루어졌지만 현재 적용 차종이 K5와 쏘나타 뿐인데 차종 자체의 인기가 사그라들어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1.6터보 하이브리드가 2.4 하이브리드를 대체하는 상황이라 단종 가능성이 높다.

 

차세대 하이브리드(1.6T)

2023년 대한민국은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 전기차 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됐고 보급률도 상당히 높아졌다. 당장 전기차로의 완전한 전환이 가능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글쎄…’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유는 아무리 충전기의 보급률이 높아진다 한들 도서지역, 지방에서는 인프라의 부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관리 미흡으로 인한 충전기 고장으로 장거리 여행에서 곤혹을 치르는 전기차 오너들이 종종 있다.


그런 점에서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간극을 메워줄 하이브리드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제는 다양한 차종에 하이브리드를 적용하는 것이 당연시 된다. 올해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종은 그랜저, 쏘렌토, 카니발 같은 대형 차종이다. 이들은 그동안 대배기량 가솔린이나 디젤 파워 트레인이 주였던 차종이다. 무거운 차체를 이끌기에 기존의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의 힘은 여전히 부족했다.

그런 점을 개선해 2020년 현대차 그룹은 1.6L 감마 터보 엔진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한 1.6 터보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최초로 적용된 차종은 쏘렌토 4세대이다. 패밀리카로 사랑받는 차급에 경제성까지 더해지다 보니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차질로 국내에서 대기 기간이 가장 긴 24개월을 기록했을 정도다. 출시 4년 차를 맞았음에도 쏘렌토는 한 번도 판매량 순위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1.6L 터보 하이브리드는 1.6L 감마 엔진을 기본으로 터보와 GDi, CVVD 등 최신 기술이 집약된 현대차 그룹의 야심작이다. 합산 230마력 35.7kgfm라는 넉넉한 출력으로 디젤엔진을 대체할 기대주다. 현재 적용 차종은 투싼, 스포티지, 쏘렌토, 싼타페, 그랜저, K8이 있으며 카니발, 팰리세이드, 스타리아 등 더 다양한 대형 차종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엔진오일 증가 이슈나 4륜구동 모델에서 공인연비 미달로 인해 친환경 세제혜택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폭 향상된 실연비 덕에 적용 차종의 판매량 대부분이 하이브리드라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다운사이징 덕에 작아진 배기량으로 대형차종을 준중형 차와 같은 세금을 내고 운용한다는 점도 구매에 있어 큰 역할을 했다.

 

해외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사양도 존재한다. 쏘렌토, 싼타페, 스포티지, 투싼과 같은 SUV 차종에 적용 중이다. 30마력 높은 260마력의 출력을 내며 쏘렌토 PHEV 기준으로 전기만으로 약 51km 주행이 가능하다.

 

기타(MHEV,PHEV)

국내에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 차종이 현재로서는 G90 48V e-S/C가 유일하다. 3.5L 람다 트윈터보 엔진에 48V 배터리 시스템이 결합되어 제너레이터와 스타터가 통합된 모터가 출력을 보조한다.

 

이덕에 불쾌한 진동 없이 ISG(스톱 앤 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전자식 슈퍼차저의 결합으로 415마력을 낸다. 제네시스 최초의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이 파워 트레인은 기존의 V8 5.0 타우엔진을 대체한다. 연비의 향상보다도 다운사이징 엔진의 출력을 보조하는 성격이 짙다.

해외에서는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소형차종에도 활용되고 있다. 소형 차인 i20와 i20을 기반으로 한 소형 SUV인 바이욘에 적용 중이다. 유럽 환경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카파 1.0 3기통 모델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결합해 120마력을 낸다. 여전히 수동변속기가 많이 판매되는 유럽시장에 맞춰 마일드 하이브리드 전용 수동 변속기가 장착되었다.

 

국내시장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비싼 가격과 충전의 번거로움으로 적은 판매량을 보였지만 북미, 유럽 시장에는 여전히 판매 중이다.

 

해외시장에서 현대차 그룹의 세단 라인업은 경쟁력 부족을 이유로 라인업이 축소된 상황이라 니로, 코나 같은 소형 SUV부터 투싼, 스포티지, 쏘렌토, 싼타페 등 SUV를 주력으로 적용 중에 있다.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을 더 다양한 차종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국내에는 카니발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스타리아, 팰리세이드 등에도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추가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베르나(엑센트), 리오(프라이드)에도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을 적용한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전기차에 투자를 계속해야 하지만 인도 같은 신흥국들은 전기차 인프라가 부족해 하이브리드가 대세다. 아울러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완전히 넘어가기 까지 강화되는 환경규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이브리드 차종 다양화가 정답이라는 데는 이견은 없다. 적어도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 기술과 라인업은 토요타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위치에 오를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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