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km시승기] XM3 1.6 GTe..2천만원 가성비로 만나는 유러피안
[500km시승기] XM3 1.6 GTe..2천만원 가성비로 만나는 유러피안
  • 김태현
  • 승인 2023.06.17 09:00
  • 조회수 1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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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낮추고 가성비를 강조하는 모델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소형 SUV 시장이 활황 국면을 맞고 있다. 르노코리아 XM3는 2008만원부터 시작한다. 최근 KG 모빌리티 티볼리가 부분변경을 거쳐 기본 트림을 1800만원대 가격에 출시, 동급 최저가 타이틀은 빼앗겼지만 더 큰 차체와 세련된 디자인으로 최강 가성비로 인정받고 있다. 


XM3 라인업 중 엔트리에 속하는 1.6L 자연흡기 엔진인 1.6 GTe를 시승했다. 단종된 준중형 세단 SM3 1.6과 유사한 구성의 파워트레인으로 르노 H4M 기반 엔진이다. 여기에 닛산 계열 자트코의 X-tronic 무단변속기가 적용된다. 이 파워 트레인은 10여년 넘게 오랜시간 동안 사용되면서 제대로 숙성을 거쳤다. 


XM3 하면 1.3L 터보가 강조되기 마련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두 파워트레인 가격 차이가 꽤 있는데다 저배기량 터보의 소음, 진동,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내구성 등이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1.6L 자연흡기 엔진의 특성은 어떤지 궁금할 수 있겠다.

XM3는 2023년형 연식 변경을 하면서 매시패턴 하이글로시 블랙 그릴과 블랙 베젤 헤드램프 등 소소한 변경을 거쳤다. 동급 차종 중 흔치 않게 풀 LED 헤드램프가 기본 사양이다. 출시 3년이 지났지만 디자인은 여전히 새 차 느낌이 난다. 



XM3는 전장이 무려 4570mm로 동급 차량 중 가장 핫한 모델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4540mm)보다 30mm 가량 길다. 휠베이스도 20mm 가량 길다. 현존하는 동급 모델 중 가장 큰 차체다. 1,2세대 전 스포티지나 투싼에 필적할 만한 수치다.

 

첫눈에 그다지 커보이는 디자인은 아니다. 차폭이 경쟁모델 대비 좁고 후면으로 갈수록 쿠페형으로 변신해 SUV보다는 크로스오버 느낌이 난다. 


사이드 프로포션은 세단과 SUV 중간이다. 르노코리아는 쿠페형 SUV라고 홍보하지만 전체적인 형상은 패스트백 크로스오버에 가깝다. 전륜구동임에도 앞뒤로 오버행이 짧아 작지만 탄탄해 보인다.  

헤드램프는 방향지시등까지 풀 LED가 적용됐다. 테일램프는 최고 트림임에도 미등을 제외한 모든 등이 벌브 타입인게 아쉽다. SM6나 QM6에 새롭게 적용된 라이트 그래픽을 적용했으면 더 좋았겠다.

디자인 디테일도 훌륭하다. 그릴의 패턴이나 몰딩 퀄리티가 좋은 편이다. 범퍼 하단 좌우로 뚫린 벤트는 공기저항을 개선하는 기능을 한다.

실내는 화려하다. 동급 중 가장 세련됐다는 문장에 딱 부합한다. 중앙에 위치한 9.3인치 세로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세로로 길어져 내비게이션을 보기에 편할뿐더러 운전석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어 시인성과 사용성이 훌륭하다.

 

9.3인치 이지 커넥트 시스템은 비판이 많았던 S-LINK 시스템보다 화질이 선명하다. 각 아이콘의 크기도 커서 조작하기 좋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T맵 오토를 기본 지원해 폰 프로젝션 없이도 티맵을 사용할 수 있는 점은 경쟁 모델 대비 분명한 강점이다.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그래픽은 상당히 세련됐다. 모드에 맞는 클러스터 디자인과 컬러를 커스텀 마이징 할 수 있어 질리지 않는다. 여러 모드로 전환 시에 애니메이션 효과도 화려해 보는 맛이 있다.

공조기 디자인은 깔끔하다. 별도의 정보 창을 두어 직관적이다. 조작하기 편하고 각 다이얼 크기와 조작감이 적절해 사용성 또한 좋았다. 별도 물리버튼을 남겨두었지만 열선과 통풍시트를 조작하기 위해서 디스플레이에서 한 번 더 터치해야 한다. 

변속 레버는 기계식이다. 별다른 수동모드 없이 패들 시프트로 즉각적인 변속이 가능하다. EPB(전자식 파킹 브레이크)가 기본이지만 오토홀드 기능이 없는 점은 아쉽다.

핸들 열선과 1열 통풍시트, 1,2열 통풍, 열선시트에 조수석 전동시트까지 갖췄다. 차급을 생각하면 차고 넘치는 옵션이다. 다만 키가 182cm인 기자가 탑승했을 때 텔레스코픽 조절 범위가 크지 않아 포지션을 정확하게 맞추기 어려웠다.



2열은 에어벤트와 USB 충전 포트를 갖췄다. 아쉬운 것은 꽤나 서 있는 등받이 각도다. 2열 승객이 180cm 이상 키가 크다면 장거리 주행 때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다. 루프가 낮다 보니 레그룸과 헤드룸을 위한 최적의 타협점으로 보인다.

XM3의 최대 장점은 트렁크 공간이다. 513L로 동급 최대 사이즈다. 깊은 공간과 네모난 형상은 다양한 짐을 수납하기에 최적이다. 다만 깊게 들어가는 트렁크 바닥 탓에 시트를 접더라도 높이차가 생긴다. 차박을 위해서는 더블 트렁크 플로어 액세서리를 구매해야 한다.


트렁크 도어 개폐는 수동이다. 동급 모델에 채용한 전동식 파워 테일게이트 옵션 부재가 아쉽다.

123마력이라는 출력에 CVT 조합은 일상 주행에서 부족한 점이 별로 없다. 시내 도로에서 흐름에 맞춰 다니기에 충분하다. 단지 고속 영역에서 악셀 페달을 깊게 밟으면 커지는 사운드 대비 가속감은 다소 떨어진다. CVT 특유의 늘어지는 가속감을 개선하기 위해 가상 변속 로직을 넣은 점은 칭찬할 만하다. 

부드럽고 편한 세팅 덕에 막히는 도심에서 피로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CVT의 장점인 높은 연비는 덤이다. 국도와 정체가 이어지는 도심 도로에서 12~13km/L가 나왔다.

 

고속도로 항속시에는 20km/L를 넘기는 게 어렵지 않았다. 100km/h를 달릴때 2000rpm 이하를 유지했다. 출근시간 이후의 평일 오전 영동고속도로에서 주행했을 때 평균연비는 무려 22.2km/L를 기록했다. 단점은 액세서리를 제외한 모든 옵션이 들어간 풀옵션 사양임에도 주행보조 장치가 차간 거리를 보조해 주지 않는 점이다. 

고저차가 심한 도로에서는 가속성능이 아쉽다. CVT 특성상 악셀 오프 시 RPM이 급강하하는 특성이 있는데 탄력을 받아야 할 순간에 충분한 힘이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승차감은 차급 그 이상이다. 1300Kg의 가벼운 공차중량을 가졌지만 가벼운 느낌이나 출렁거리는 느낌은 찾아볼 수 없다. 코너를 경쾌하게 돌아 나간다. 적당히 탄탄한 하체 세팅과 정확한 조향감은 만족도가 높다.

 

후륜 토션빔 서스펜션이 적용되었지만 통통 튀는 승차감과는 거리가 멀다. 전형적인 유럽차의 향기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차급 대비 좋은 NVH는 장거리 주행에도 스트레스가 없다. 차체 방음 설계가 좋아 항속주행 시에는 상당히 정숙했다.

아무리 빠르게 앞머리를 집어넣어도 그립을 놓쳐 불안정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깊은 코너를 돌아 나갈 때도 크게 뒤뚱거리거나 출렁거리는 모습이 없다.

세련된 내, 외관 디자인과 NVH는 500km 가량을 시승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실내에 적용된 앰비언트 라이트는 여러 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고 계기판에도 다채로운 색상을 적용해 예쁘다는 느낌을 준다. 팬시하기보다는 프랑스 특유의 뷰티크 감성에 가깝다.



1.6 GTe는 도로 흐름에 맞춰서 규정 속도를 준수하는 베스트 드라이버라면 큰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승차는 최고 트림이다 보니 2천만 원 후반을 상회하지만 트렁크가 넓고 NVH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트림을 조절해 적절하게 2천만원대 초중반에 맞춘다면 생애 첫차로 가성비가 최고다. 

 

한 줄 평

 

장점: 스타일리쉬한 내외관 디자인, 차급을 뛰어넘는 NVH와 높은 실연비

 

단점: 고속에서 다소 아쉬운 추월 가속력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르노코리아 XM3 1.6 GTe RE

 

엔진

1.6L 자연흡기

변속기

CVT

구동방식

전륜구동

전장

4,570mm

전폭

1,820mm

전고

1,570mm

축거

2,720mm

공차중량

1300kg

최대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8kg.m

복합연비

13.6km/L

시승차 가격

2698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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