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미국서 차량 도난 무슨 일이..이모빌라이저 핵심
현대기아, 미국서 차량 도난 무슨 일이..이모빌라이저 핵심
  • 서동민
  • 승인 2023.06.10 14:30
  • 조회수 2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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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wbchicago
출처: cwbchicago

 

미국에 수출한 현대기아 차량이 도난 문제로 또다시 입방아에 올랐다. 

 

지난 2021년 미국 내 현대기아 차량 도난 문제가 불거졌다. ‘기아 보이즈’라고 칭하는 10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 틱톡에 기아 차량 절도 영상을 공유하면서다. 이어 도난 범죄가 확대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아 보이즈는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을 노린다.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의 도난을 방지하는 시동 제어 장치다. 자동차 키에 내장된 암호와 자동차 키박스에 연결된 전자유닛의 정보가 일치할 경우에만 시동을 걸 수 있다. 이모빌라이저 도입으로 자동차 관련 범죄율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6년 이코노믹 저널의 연구에 따르면 1995년에서 2008년 사이 자동차 절도율을 약 40% 가량 낮췄다.

 

때문에 유련연합(EU), 캐나다 등은 차량 내 이모빌라이저 탑재를 법으로 의무화했다.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스마트키, 버튼 시동 시스템 역시 이모빌라이저를 기본 적용한다. 미국은 여전히 선택 사항이다. 

 

 

미국에서 판매된 2011~2021년형 기아 차량, 그리고 2015~2021년형 현대차 일부 모델에는 이모빌라이저가 탑재되지 않았다. 해당 차량의 규모는 약 850만대다. 결과적으로 850만대에 해당하는 차량이 도난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미국 고속도로손실데이터연구소(HLDI)의 분석에 따르면 2015~2019년 출시된 현대기아 모델의 2021년 상반기 도난 빈도는 차량 1000대당 2.2건이었다. 같은 연식의 다른 차량들(1.2건)에 비해 두 배가량 높은 수치였다. 

 

이로 인해 미국의 대형 자동차보험사 일부는 현대·기아 차량에 대한 보험료를 인상하는 한편, 신규 보험가입을 거부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월, 현대기아는 도난방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이번 업데이트 대상 차량은 약 830만대 규모라고 발표했다.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한 차량은 경보음의 길이가 30초에서 1분으로 연장되고 차 키가 시동 스위치에 있는 상태에서만 시동을 걸 수 있다.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진행 4달이 지났지만 도난 문제를 해결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모빌라이저 미탑재 현대차, 기아 차량 중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진행된 차량은 각각 9%, 11%에 불과하다. 호환성 문제도 여전히 지적되고 있다. 원격 시동이 장착된 차량의 경우, 소유자가 원격 시동 기능을 활성화하면 차량의 경보가 울리게 된다. 차 키가 시동 스위치에 있지 않은 상태에서 시동이 발생한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출처: WWLTV
출처: WWLTV

지난 4월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한 차량에 대한 도난 사례도 발생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완료한 2020년형 기아 옵티마(K5) 차량이 도난을 당한 것이다. 업데이트 이후 15시간 만이었다. 해당 차량에 대한 분석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해당 차량의 실내 이미지를 통해 USB 케이블을 이용한 기존 도난 수법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내 여러 주에서 현대기아를 상대로 도난사건 발생에 관련해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현대기아는 미국 당국이 요구하는 도난 방지 요건을 갖췄다고 맞섰지만 결국 현금 보상이라는 합의점에 도달했다. 합의액은 최대 2700억원으로 추산된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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