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리튬 부족한데..싸고 풍부한 나트륨이온 배터리 가능성은
[분석] 리튬 부족한데..싸고 풍부한 나트륨이온 배터리 가능성은
  • 송현진
  • 승인 2023.06.22 09:00
  • 조회수 4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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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서 리튬이온보다 비용을 대폭 줄인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인 체리자동차가 출시한 아이카는 CATL이 제조한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BYD 시걸 (출처 INSIDEVs)
BYD 시걸 (출처 INSIDEVs)

테슬라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인 BYD는 배터리까지 생산하는 세계 3대 배터리 제조업체다. BYD는 나트륨이온 배터리 생산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전문업체인 '화이하이'와 합작회사를 설립한다.

 

하반기에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양산해 자사 전기차 모델인 '시걸'에 탑재할 계획이다. 세계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은 2021년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공개했으며 올해 생산을 시작한다.

 

리튬이온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나트륨이온 배터리 연구는 1970년대부터 진행됐다. 하지만 긴 배터리 수명과 충전 성능이 월등한 리튬이온배터리의 등장으로 나트륨이온에 대한 관심은 사라졌었다.

 

하지만 최근 리튬 가격이 급등하고 리튬 매장량 및 생산을 둘러싼 여러 논란이 불거지면서 배터리 시장에서 나트륨이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나트륨 매장량은 리튬 대비 500배 이상 풍부하고 가격이 10% 정도 저렴하다.

 

나트륨이온 배터리 작동원리는 리튬이온과 유사한다.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으로 이루어졌다.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양극재와 리튬 이온이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를 이동하는 화학적 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나트륨이온이 리튬 이온의 역할을 한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 (출처 포스코홀딩스IR 유튜브)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나트륨이 가지고 있는 성질을 양극과 음극에서 잘 받아줘야 해 현재 리튬이온에서 사용하는 양극소재, 음극소재, 기판, 전해질 모두를 다 바꿔야 한다. 

 

더 저렴한 소재를 사용할 수 있고 나트륨이 리튬보다 저렴해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에 비해 30~40% 싸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대신 리튬이온배터리가 갖고 있는 4대 소재와 모두 달라 새롭게 공급망을 교체해야 하며 이에 따른 비용 및 시간 소요가 단점으로 꼽힌다.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반응성은 낮은 편이지만 안전성은 매우 뛰어나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는 저온에서 배터리의 성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나트륨이온은 저온에서도 원래 가지고 있는 성능을 잘 발휘한다.

 

하지만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치명적인 단점은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것이다. 에너지 밀도는 kg당 160W에 불과하다. 리튬이온 LFP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kg당 170W로 나트륨이온 배터리와 유사하다. 하지만 kg당 210W의 에너지 밀도를 갖는 NCM 배터리에는 한참 못 미친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부피당 에너지 밀도는 370Wh/L다. LFP 배터리의 부피당 에너지 밀도는 400Wh/L으로 나트륨이온 배터리와 유사하다. NCM 배터리의 부피당 에너지 밀도 650Wh/L와 비교했을 때 에너지 밀도가 현저히 낮다. 이러한 특성으로 미루어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LFP 배터리를 대체할 가능성은 커 보인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동일한 양의 배터리를 탑재했을 때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더 길다. 비슷한 거리를 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의 배터리를 탑재해야 하지만 이럴 경우 차량이 무거워진다.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또 다른 단점은 수명이다. 비교적 수명이 빠르게 단축돼 배터리 성능이 금방 떨어진다.

리튬이온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출처 삼성SDI)
리튬이온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출처 삼성SDI)

 

전고체나 리튬황 배터리와 같은 차세대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두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굉장히 높다. 나트륨 이온은 에너지 밀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쓰임새가 다를 수밖에 없다. 전고체, 리튬 황 배터리가 고성능 전기차, 로봇, 드론, E-bike 등에 쓰인다면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 저가형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다.

 

현재 리튬이온배터리가 점유하고 있는 시장의 일부를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2025년 이후 조금씩 잠식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유는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와 리튬황에서 리튬을 더 많이 사용해야 해 리튬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안전성이 뛰어나다. 에너지 밀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상용화되더라도 에너지 밀도 중요성이 낮은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나 주행거리가 짧은 저가형 전기차에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송현진 에디터 hj.song@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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