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 싱글모터 출력 논란..2.4톤에 204마력 충분한 이유
기아 EV9 싱글모터 출력 논란..2.4톤에 204마력 충분한 이유
  • 김태현
  • 승인 2023.06.20 08:00
  • 조회수 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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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기차 시장의 최대 관심 모델인 기아 EV9이 공식 출시되자마자 각종 동호회와 SNS 상에서 때아닌 출력 논란을 빚고 있다. EV9 싱글모터 사양은 후륜 차축에 150kw급 모터 하나가 달려 있다. 출력은 204마력에 35.7kg.m토크를 낸다.

 

주행가능 거리는 19인치 휠 기준 503km로 EV9 라인업에서 가장 길다. 소형 SUV 급인 니로 EV가 201마력 출력인데 공차중량이 2.4톤에 육박하는 대형 SUV EV9의 출력이 204마력으로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의 특성을 모르는 단순 수치상의 오해라고 지적한다. 전기차는 마력보다는 순간 토크가 99%가 나와 토크 출력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VGT 터보차저와 CRDi 기술이 부족했던 2000년대 전후 디젤 SUV가 100마력 이하인 경우도 많았지만 풍부한 초반 토크로 가속감이 좋아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았다. 공차중량이 2.5톤에 가까웠던 1세대 쏘렌토 출력은 145마력에 33kg.m로 지금으로써는 상상하기 어려운 저출력이다.

현행 내연기관 모델 중 동급이라 할 수 있는 펠리세이드의 경우 2.2L 디젤 엔진으로 202마력, 45kg.m의 토크를 낸다. 공차중량도 2톤이 살짝 넘고 수치상으로 마력이 EV9과 비슷하고 토크는 10kg.m 이상 강하다.

 

대신 전기차 최대토크는 내연기관보다 훨씬 즉각적으로 나온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EV9 출력이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V9 싱글모터 사양의 제원상 정지 상태부터 100km/h까지 가속시간은 9.4초다. 오히려 동급 2L급 디젤 SUV보다 발진 성능이 좋다.

크기는 훨씬 작지만 공차중량이 비슷한 폭스바겐 ID.4와 아우디 Q4 e-tron도 2.2톤에 달하지만 150Kw(204마력)급 싱글모터가 장착된다. 벤츠 EQB도 공차중량이 2.1톤이지만 168Kw(225마력)급 모터가 장착되어 있다. 해외 각국의 메이커에서도 일반적인 승용차에는 200마력 정도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초창기 전기차들은 특유의 발진 가속력을 강조하기 위해 패밀리카에도 고출력의 모터를 장착한 경우가 많았지만 300마력이 넘는 고출력 차를 온전히 감당할 수 있는 운전자는 극히 드물다. 최근 전기차의 순간적인 출력에 당황해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런 점에서 운전하기 부담이 없는 적절한 출력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대세다.

아이오닉 6의 싱글모터 사양도 150마력에 그친다.  EV6 스탠다드 싱글모터 사양도 170마력에 불과하다. 이들은 도심 근거리용, 택시 등의 용도로 주로 사용돼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고 가벼운 무게로 최적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EV9은 어디까지나 기아 카니발 등에서 넘어온 패밀리카 용도로 상당수로 보인다. 화끈한 출력을 원한다면 주행거리가 다소 짧더라도 듀얼모터를 장착해 300마력 이상을 내는 사륜구동이나 GT-라인 선택지가 있다.

 

기아는 고성능 모터를 장착해 500마력 이상을 상회할 GT 트림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족들이 다수 탑승한 채 전기차 특유의 정숙함과 매끈한 승차감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높은 출력보다는 주행거리가 넉넉한 편이 합리적이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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