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km시승기]연비 좋은 국내 유일의 사륜구동 하이브리드..토요타 시에나
[500km시승기]연비 좋은 국내 유일의 사륜구동 하이브리드..토요타 시에나
  • 김태현
  • 승인 2023.07.07 08:30
  • 조회수 9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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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유난히 사륜구동 선호도가 높다. 한국의 대표적인 주거 양식인 아파트에서는 부피가 큰 윈터 타이어를 따로 보관하기 어렵다 보니 사계절 타이어가 보편적이다.  4계절이 확실하고 겨울철 눈이 오는 지역도 꽤 있는 편이라 사륜구동 인기는 높을 수밖에 없다.
 

후륜구동 기반의 세단은 대부분 사륜구동 옵션을 적용해 출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니밴 판매량 1위인 카니발은 사륜구동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사륜구동은 눈길에서 출발할 때나 빗길에서도 접지력이 상대적으로 좋지만 무게가 꽤 있어 연비에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런 점에서 사륜구동 기능이 달린 토요타 시에나는 매력 덩어리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라 연비도 상당히 좋다. 사륜구동 특징과 연비까지 모두 해결한 거의 유일한 미니밴이다. 경쟁 모델의 단점을 모조리 개선한 완성형 미니밴에 가깝다.

 

시에나는 특히 북미 시장에서 인기다. 경쟁 상대인 혼다 오딧세이, 크라이슬러 퍼시피카를 제치고 미니밴 판매 1위를 수 년 동안 지키고 있다. 토요타 특유의 내구성과 신뢰성을 인정 받은 것이다.

일단 수치나 기록으로 보면 부족함이 없는 완벽에 가까운 패밀리카였다. 시승을 시작하며 어느 정도 기대치에 부응했다.



키를 받아들고 나서 계기판에 표기된 주행가능 거리는 무려 890km가 나온다. 어디든지 떠날 수 있을 것만 같은 든든함이 들었다. 조용한 파워 트레인도 인상적이다. 

토요타 패밀리룩이 적용된 미니밴임에도 날카로운 눈매와 캐릭터 라인은 독특한 인상이다. 경쟁 모델인 카니발이 각진 스타일이고 스타리아는 물방울 같은 형상이지만 시에나는 가장 스포티한 느낌이다.

4륜구동에 달린 17인치 휠은 큰 차체에 비해 확실히 작아 보인다. 차체 색상도 갈색이다 보니 허리가 길고 다리가 짧은 닥스훈트 같다.

넓게 열리는 2열 슬라이딩 도어는 킥 모션 기능까지 지원한다. 스마트키를 소지한채 2열 도어 아래 사이드 스커트를 차는 시늉을 하면 알아서 문을 열어준다.

실내에 들어서면 고급보다는 실용성이 돋보인다. 7천만원이 살짝 넘는 가격표를 달고 있지만 경쟁 모델인 카니발에 비하면 절제되어 있다. 2020년 출시했음에도 계기판이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의 그래픽 디자인은 최신과는 거리가 멀다.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해 그나마 다행이지만 9인치 크기에 해상도도 그다지 좋지 않다. 실내등이 전부 전구인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 탓에 큰 공간을 밝게 비춰주지 못해 어두운 상황에서 물건을 찾기 어렵다.

3열까지 유리창 커튼과 USB 포트, 컵홀더를 부착해 탑승객을 배려한 설계는 칭찬할 만한 요소다. 3열은 간단하게 바닥으로 수납이 가능하다. 완전히 평평한 바닥이 나오지만 2열 오토만 시트는 접은 채로 1열에 바짝 붙이는 정도에 그친다.


그럼에도 긴 차체로 긴 짐을 수납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182cm인 기자가 누워도 넉넉한 공간이 나온다. 차박이나 오토캠핑에는 충분 그 이상의 넉넉함이다.

2,3열 탑승자의 시야를 고려한 극장식 좌석 배열을 채용해 탑승자에게 탁 트인 개방감을 제공한다. 2열 공간의 경우 최대 624mm를 움직일 수 있는 슈퍼 롱 슬라이드 시트를 달아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다.

 

시트 슬라이드 레일에 약간의 경사를 추가해 적은 힘으로도 편리하게 시트를 조작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도 특징이다. 2WD 모델 2열에는 레그 서포트가 장착된 오토만 시트가 적용된다. 퍼스트 클래스 항공석과 같은 편안함을 제공한다.

 

연식변경을 통해 4륜구동에도 적용된 2열 오토만 시트는 훌륭한 기능성을 갖췄다. 모든 조작이 수동이고 가죽도 고급스러운 느낌과는 거리가 있지만 매우 실용적이다.

2.5L 4기통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은 조용하게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지만 어떠한 소음이나 진동이 불쾌하게 올라오지 않는다. 주행중에도 엔진이 가동되는 것은 에너지 흐름도를 보고 유추할 정도로 정숙성이 탁월하다.

 

시스템 합산 출력은 246마력이지만 토크가 24.1kg.m로 2.2톤에 가까운 무게를 이끌기에는 다소 버거운 느낌도 든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배터리 잔량에 의해 자동으로 출력이 조절되다 보니 잔량이 50% 이하에서는 확실히 가속이 더뎠다.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국내 미니밴중 유일하게 사륜구동을 지원한다. 후륜 모터로 제어하는 E-Four 시스템을 통해 상황에 따라 전륜과 후륜에 100:0부터 20:80 범위 내에서의 구동력을 배분한다.

 

출발시에는 가속성을 높이고, 코너 및 미끄러운 도로에서는 후륜으로 토크를 배분해 운동성능을 높인다. 또한 프로펠러 샤프트가 없어진 E-Four 덕분에 넓은 실내공간과 활용성은 덤이다.

ADAS 기능은 수준급이다. 차간거리와 차선중앙을 유지하는 기능을 갖췄고 장거리 주행을 이어가도 안정적인 모습이다. 

 

시에나의 가장 강점은 연비다. 시내도로에서 막히는 길을 계속해서 달려도 연비는 14.7km/L가 나온다. 고속도로에서 항속주행을 이어가자 16~17km/L까지 좋아졌다. 가솔린 엔진임에도 연비가 좋은 점은 경쟁 모델에 비해 압도적인 장점이다.

 

시내 도로에서는 유유자적 편안한 승차감을 보여 상당히 만족스럽다. 포트홀 같은 요철이 많은 도로에서의 대처 능력도 탁월했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 항속을 시작하자 단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규정속도인 100~110km/h로 달리자 잔 진동이 계속 유입된다. 2열 시트를 뒤로 밀수록 진동의 수준이 더욱 커지기도 했다.

약한 멀미를 유발할 수도 있겠다. 규정 공기압보다 살짝 낮게 맞추고 주행을 이어가도 여전히 떨림이 올라온다. 17인치 작은 휠에서 느낄 수 있는 푹신한 감각은 아니다. 오히려 1열에서의 주행감각이 더 좋게 느껴졌다. 장거리 주행이 많지 않고 시내 주행이 잦은 환경이 최적이다.

국내에서 경쟁 모델인 카니발에 비해 월등한 점은 분명히 여러 요소가 있다. 높은 연비와 좋은 저속 승차감은 시내 주행을 하기에 더 알맞는 세팅이다. 사륜구동의 채택으로 눈길, 빗길에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것은 완전한 차별점이다. 고급감과 2열 안락함에 있어서는 부족한 면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 유일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갖춘 미니밴이기도 하거니와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플랫폼 한계로 사륜구동을 적용할 수 없다. 이런 장점을 찾는 소비자에게 시에나는 최적의 선택지다.

 

한 줄 평

 

장점 : 압도적 연비와 넓은 공간 활용성, 실내 공간에 제약이 없는 사륜구동

 

단점 : 7인승이라 버스 전용차로를 타지 못한다..2열 승차감은 아쉬워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E-four

 

엔진

2.5L 4기통 하이브리드

변속기

e-CVT

구동방식

4륜구동

전장

5,175mm

전폭

1,995mm

전고

1,775mm

축거

3,060mm

공차중량

2,190kg

엔진출력

189마력

시스템총출력

246마력

최대토크

24.1kg.m

복합연비

13.7km/L

시승차 가격

70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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