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스트레스가 없는 편안한 럭셔리..렉서스 RX450h+
[시승기] 스트레스가 없는 편안한 럭셔리..렉서스 RX450h+
  • 서동민
  • 승인 2023.07.27 08:30
  • 조회수 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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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바람이 자동차 업계에 거세게 불고 있다. 대중차, 프리미엄 브랜드 할 것 없이 다양한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지만 전기차에 목매지 않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 명성을 떨쳐온 토요타와 렉서스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현재 국내에 각각 1종의 전기차만 내놓은 상태다. 다른 브랜드가 전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사이 "너무 늑장 부리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의문이 드는 와중에 전기차의 징검다리 격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렉서스 RX450h+를 시승했다. 


렉서스 RX는 렉서스의 준대형 SUV 라인업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제네시스 GV80, BMW X5, 메르세데스 벤츠 GLE, 아우디 Q7 등과 경쟁한다. RX는 모든 파워트레인을 하이브리드로 구성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350h, 450h+, 500h F 스포트까지 3종의 트림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RX450h+만 PHEV 파워트레인을 탑재한다. 

 

스핀들 그릴이 차체에 녹아들며 스핀들 보디가 됐다

 

5세대로 완전변경되면서도 4세대 디자인의 틀을 크게 깨지 않았다. 기존 4세대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외관 디자인에서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은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렉서스의 아이덴티티 스핀들 그릴이 차체에 녹아들었다. 초창기 과격하고 우락부락했던 스핀들그릴이 점잖게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렉서스의 새로운 아이덴티티 스핀들 보디다. 형상이 복잡해 부담스럽다고 느낄 수 있던 부분이 상당부분 정제되어 깔끔하다. 차체와 색을 맞춘 라디에이터 그릴 상단은 앞으로 살짝 돌출되어 귀상어를 연상케 한다. 

 

 

후면부에서는 좌우로 분리됐던 테일램프를 한 줄로 이었다. 기다란 면발광 램프를 사용해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 줄로 이으면서 수평적 디자인이 가미됐다. 

 

세단에 비해 비교적 차체가 높아 불안정해 보일 수 있는 SUV 디자인에 안정감을 더하는 효과가 있다. 양 끝 리플렉터 부분에는 종이접기에서 영감을 받은 L자 패턴이 적용됐다. 럭셔리답게 디테일이 훌륭하다.

 

 

실내로 들어서면 외관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외관 디자인이 다소 과격했다면 실내는 점잖다. 먼저 거대한 센터 디스플레이에 압도된다. 버튼을 최소화하고 커다란 태블릿을 하나 붙여 놓은 듯하다. 1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상·하로 나눴다. 상단은 내비게이션, 하단은 공조장치 조작부다. 

 

1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시원시원하다

 

통상적으로 디스플레이에 공조장치까지 통합하면 직관성이 떨어져 불편하다는 사람도 상당수다. 14인치에 커다란 터치 버튼으로 공조장치 조작부를 마련한 RX는 터치 버튼을 키우는 방법으로 이러한 불편을 줄였다.

 

터치 버튼이 커서 어떻게 눌러도 직관성이 훌륭하다. 화면이 클 때 이점을 제대로 살린 것. 디스플레이를 운전석 쪽으로 살짝 틀어놓은 점도 불편을 줄이는 데 역할을 충분히 했다.

 

 

계기판은 거대한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요즘 트렌드와 딴판이다. 비교적 작은 컬러 디스플레이에 전통적 인디케이터를 합쳤다. 최신 유행에 따르다 보니 작은 디지털 계기판은 소형차나 저렴한 차에 탑재된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RX가 이런 선입견을 깼다. 작은 디스플레이에 운전에 필요한 정보만 뽑아 제공한다. 큰 화면을 낭비하는 것보다 오히려 간결해 좋아보인다. 또 인디케이터를 별도로 마련한 덕에 디지털 계기판이 고장일 때도 경고등을 확실히 켜줄 수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반영되는 정보가 다양하다

 

작은 디지털 계기판에 불만을 품지 않을 수 있던 또다른 이유는 선명한 헤드업 디스플레이(이하 HUD) 덕분이다. 통상적으로 계기판에 담기는 정보를 HUD에 담았다. 이에 따라 계기판에 시선이 가는 경우가 드물어진다. ADAS의 차간 거리 설정 그래픽도 HUD에 담긴다. 시선은 언제나 도로를 향하고 있어 안전운전에 유리하다.

 

스티어링 휠의 버튼도 여타 차종들과 달리 별도의 디자인을 넣지 않았다. 터치 트레이싱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버튼에 손가락을 올리면 HUD에 해당 버튼 기능이 나타난다. 처음엔 당황할 수 있지만 금세 익숙해져 편리하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유선, 애플 카플레이를 유·무선으로 연동할 수 있다

 

실내에서 아쉬운 점을 꼽자면 순정 내비게이션의 UI다. 국내 사정에 맞춰 아틀란 내비게이션을 탑재했다. 네이버 클로바의 음성인식을 탑재해 인식률이 높은 편에 속한다.

 

다만 아틀란 내비게이션에 쓰이는 UI의 채도가 강해 렉서스의 고급스런 인테리어와 어우러지지 않는다. 이 점에서 안드로이드 오토는 유선, 애플 카플레이는 유·무선 연동을 지원한다는 점이 반갑다. 

 

 

2열 공간은 준대형 SUV답게 안락하다. 키 176cm의 기자를 기준으로 무릎 공간과 헤드룸은 각각 주먹 2개 이상 들어간다. 전륜 기반에 후륜은 전기모터로 굴려 센터 터널도 낮다. 성인 3명이 앉고도 중·장거리를 다니는 데 불편함이 없겠다. 

 

 

 

트렁크 공간도 넉넉하다. 2열이 전동으로 접히고 펴진다. 다만 2열 시트 아래 배터리 탑재로 인해 완벽한 평탄화는 이루지 못했다. 차박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평탄화를 위한 별도의 작업이 필요하다.

 

2.5L 가솔린 하이브리드 엔진과 무단 변속기가 조합된다

 

본격 주행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엔진 가동이 없어 조용하다. 초기 발진 역시 하이브리드답게  전기모터만으로 이뤄진다. RX450h+는 2.5L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가 힘을 더한다. 시스템 합산 출력은 309마력에 달한다. 변속기는 무단 변속기(e-CVT)를 탑재한다.

 

오랜 시간 사용해온 파워트레인으로 전반적인 주행 성능은 아쉬움이 없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2.2톤가량의 육중한 차체를 묵직하게 밀어붙인다. 무서운 가속력으로 놀라움을 주진 않지만 안락함만큼은 일품이다.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탑재된 RX450h+의 승차감은 기본적으로 탄탄하다. 탄탄하게 세팅된 하체는 코너를 만났을 때 탑승객에게 안정감을 준다. 차고가 높아 코너를 돌아나갈 때면 좌우 롤이 많은 SUV와 달리 롤을 상당부분 억제했다. 자잘한 노면 요철은 기분 좋게 걸러준다. 다만 과속방지턱과 같이 큰 요철을 만날 때엔 속도를 충분히 줄여줘야겠다. 

 

한국 충전 표준에 맞춰 CCS1을 채택했다
한국 충전 표준에 맞춰 CCS1을 채택했다

 

엔진 개입이 없는 EV 모드로 달리려면 배터리가 초록색 칸에 위치해야 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답게 18.1kWh 용량의 넉넉한 배터리를 탑재했다. 충전구는 국내 충전 표준에 맞춰 CCS1을 채택했다. 약 2시간 반의 충전이면 전기모터만으로 최대 56km를 주행할 수 있다.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하는 EV 모드의 최대 주행거리 인증이 56km이지만 그 이상의 주행거리 확보가 가능해보인다. 

 

EV 모드를 누르고 있으면 차지 모드가 활성화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장점은 원할 때 전기차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퇴근 후 완속 충전으로 배터리를 미리 충전할 수도 있고, 배터리를 충전할 여력이 안될 때는 엔진의 힘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EV 모드와 하이브리드 모드를 전환하는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차지 모드'가 활성화된다. 주행 중 엔진 시동을 끄지 않고 배터리를 충전하는 모드다. 충분히 배터리를 충전시키고 EV 모드를 활성화하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순식간에 전기차로 변신한다. 전기모터만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엔진의 개입이 이토록 거슬렸나' 싶을 정도로 매끄러운 주행감을 보여준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EV 모드라면 어딘가 힘이 부족해 엔진이 개입할 여지가 존재했다만 RX450h+의 EV 모드는 엔진을 깨우지 않아도 충분한 힘을 발휘했다. 

 

 

1박2일 짧은 일정상 시내를 주로 오갔다. 그러다 보니 정체되는 구간이 잦았다. 렉서스 측이 밝힌 복합연비는 14.0km/L, 도심연비는 14.5km/L였다. 기자가 뽑아낸 실연비는 15.8~16.0km/L였다. 대배기량 엔진을 탑재하는 준대형 SUV라면 정체길에서 극악의 연비를 보여줬겠지만 RX450h+에게는 최적이다. 


RX450h+를 시승하고 난 뒤 "토요타 그룹이 전동화의 흐름에 늑장부리고 있다"는 걱정은 사그라졌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전기자동차에 비해 복잡한 구동방식이다. 이미 20년가량 전기모터 기술을 성숙시켜온 토요타 그룹에 전동화를 걱정하는 건 시기상조였다.

 

준대형 SUV 시장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그 자체로 매력이다. 이 가운데 전기차로 넘어가기 직전의 소비자라면 RX450h+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최적의 대안이다. 장바구니에 넣고 고민할 필요 없이 계약을 서두를 만한 차량이다.

 


한 줄 평

 

장점: 안락함과 럭셔리의 진국..출중한 연비와 종종 전기차로 변신하는 마법

 

단점: 1억원대의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다..경쟁자가 떠오른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렉서스 RX450h+ Luxury

엔진

2.5L 가솔린 하이브리드

변속기

e-CVT

구동방식

사륜구동

전장

4890mm

전폭

1920mm

전고

1695mm

축거

2850mm

공차중량

2180kg

시스템 합산 출력

309마력

최대토크

23.1kg.m

복합연비

14.3km/L (19인치 휠)

시승차 가격

1억 99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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