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도심형으로 진화한 더뉴 쏘렌토..압도적 3열 싼타페와 차별점은
[현장] 도심형으로 진화한 더뉴 쏘렌토..압도적 3열 싼타페와 차별점은
  • 서동민
  • 승인 2023.08.18 08:30
  • 조회수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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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17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을 정식 공개했다


기아가 서울 워커힐호텔 애스톤하우스에서 4세대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을 17일 공개했다. 3년간 국산 중형 SUV 시장의 왕좌에 군림해온 쏘렌토와 1위 탈환을 공식화한 신형 싼타페의 대결이 본격화됐다. 

 

신형 쏘렌토 실물을 접하고 나니 기존 모델과는 완전 다른 인상이다. 기존 모델이 정장을 입은 젠틀맨처럼 보였다면 부분변경 쏘렌토는 근육질을 감춘 젠틀맨으로 느껴졌다.  규칙적인 헬스를 통해 속근육을 단단히 한 모양새다.

 

'8000만원 이하 중·대형 SUV’ 선호도 설문조사 (출처: 카가이 유튜브 커뮤니티)

 

두 차량의 이미지가 공개됐을 때만 해도 판세는 쏘렌토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자동차 전문매체 카가이(carguy.kr)의 ‘8000만원 이하 중·대형 SUV’ 선호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형 쏘렌토는 현대 싼타페(MX5), 토요타 하이랜더, 혼다 파일럿과의 경쟁에서 1772명 가운데 816명의 선택을 받으며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실물을 보니 외관 디자인 완성도는 여전히 좋다. 페이스리프트인 만큼 얼굴 변경에 주력하고 전체적으로 힘을 많이 주진 않았다. 기존 쏘렌토의 디자인에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와 '스타맵'을 입힌 게 주안점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보닛 높이다. 기존보다 훨씬 높아졌다. 차체가 커보인다는 느낌이 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존에는 크로스오버의 성향이 강해 화려한 도심에 잘 어울렸다면 이제는 한적한 시골 도로에서도 어울릴듯한 다부진 모양새다. 

 

 

헤드램프는 기존 가로형에서 세로형으로 바뀌면서 ‘스타맵 시그니쳐’가 완성됐다. 주간주행등 형상만 놓고 보면 기아의 ‘ㄱ’자가 떠오르기도 한다. 세로형을 바꾸면서 램프의 위치도 범퍼 양끝단으로 이동했다. 그 결과 전폭이 늘지 않았음에도 차체가 더 넓어 보인다. 방향지시등은 시퀀셜(순차점등) 타입으로 바꾸며 고급감을 한층 살렸다.

 

헤드램프의 위치가 수직형으로 옮겨가면서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도 커졌다. 크기뿐만 아니라 기아의 상징과도 같던 호랑이 코 그릴이 타이거 페이스로 변모했다.

 

테일램프를 하나로 이으면서 그래픽에 변화를 줬다

 

측면과 후면 디자인 변화는 거의 없다. 이미 완성도가 높았던 디자인이라 그다지 손볼 게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두 개로 나눠진 제동등과 방향지시등을 살짝 이었다. 면발광으로 포인트를 주면서 고급감도 살렸다. 후진등도 업그레이드했다. 후진등이 점등되면 도로에 후진 가이드 램프를 그려준다. 제네시스부터 현대 그랜저, 기아 K8 등의 고급차에 주로 적용되는 기능이다.

 

디지털 룸미러와 빌트인 캠2를 탑재하며 리어 스포일러에 2개의 카메라 모듈을 달았다

 

디지털 룸미러와 빌트인 캠2를 탑재하며 리어 스포일러에 새로운 카메라 모듈도 달았다. 다만 눈에 잘 띄는 위치다 보니 2개의 렌즈가 그대로 보이면서 디자인 완성도는 떨어진다.

 

쏘렌토 디자인을 담당한 외장2팀 윤문효 팀장은 “카메라 모듈을 숨기고 싶었지만 부분변경 특성상 리어 스포일러의 설계를 완전히 바꾸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기능적인 면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쏘렌토 부분변경은 외관 디자인에서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완성도 높은 기존 디자인을 해치지 않고 성공적으로 새로운 패밀리룩을 입히며 신차 이미지를 줬다.

 

 

핵심은 소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실내 공간과 편의 및 안전 장비다. 실내 공간 활용도와 SUV 특징인 다양한 수납함을 비교하면 싼타페의 압승이다. 특히 3열은 싼타페가 압도적이다.


실내는 큰 폭으로 바뀌어 현행 쏘렌토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우선 기존 쏘렌토에서 호불호가 갈리던 전면 에어 벤트 형상이 달라졌다. 기존 쏘렌토는 에어벤트 디자인을 수직형으로 상·하로 분리했다.

 

세부 조작이 가능해서 실용성이 뛰어났지만 전체적으로 모던한 쏘렌토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못한다는 평도 존재했다. 특히 흔하지 않은 에어벤트 디자인이다 보니 휴대폰 거치대를 별도로 장착하기 어렵다는 소비자도 꽤 있었다. 

 

수평형 에어벤트가 적용되며 실내 디자인의 통일감을 살렸다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호불호 갈리던 에어벤트 디자인을 기아 일반 차량처럼 수평형으로 바꿨다. 양끝에 위치한 운전석, 조수석용 에어벤트도 하나로 합쳐졌다. 조작성은 떨어지겠지만 디자인 통일성은 확실히 더 나아 보인다. 다만 쏘렌토만의 특색으로 자리 잡았던 디자인 큐가 사라진 아쉬움도 느껴진다. 

 

센터 디스플레이 크기도 12.3인치로 키웠다. 현행 모델은 최상위 트림을 선택해도 10.25인치다. 10.25인치는 통상 소형이나 준중형 엔트리급 차종에 들어가는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다. 출시 당시부터 논란이 일면서 '아쉽다'는 소비자가 많았지만 이번에 제대로 개선했다. 

 

 

부분변경을 통해 12.3인치로 사이즈를 키우면서 요즘 유행하는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달았다. 각각 12.3인치인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한 판으로 연결했다.

 

신형 쏘렌토에는 기아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가 처음 적용됐다. 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 것보다 디테일이 좋아 보인다. 현대차의 ccNC 인포테인먼트 적용 차량에서는 아쉽던 계기판 디자인도 다채롭다. 기존 EV9에 들어갔던 스타일과 더불어 전통적인 바늘형 계기판도 함께 제공한다. ccNC 시스템 UI/UX는 최근 독일 레드닷 디자인 본상을 수상했다.

 

 

인테리어를 담당한 내장팀 이민영 팀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ccNC와 UI/UX에 무척 신경을 썼다"며 "디지털 계기판의 그래픽에 상당 부분 입체감을 도입했고 드라이브 모드 별로 바늘의 디자인을 다르게 하는 등 디테일도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쏘렌토 실내에서 작동해본 결과 스포츠 모드일 경우 바늘이 볼드해지고, 에코 모드일 경우 바늘이 슬림하다. 특히 기존 쏘렌토 등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탑재 차량은 엔진 회전수를 별도로 확인할 수 없어 아쉬웠다.

 

신형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클러스터 옵션에서 엔진 회전수를 표시할 수 있도록 옵션을 제공한다. 특히 모드별로 하이브리드 게이지를 볼지, 엔진 회전수를 볼지 선택할 수 있다.

 

전통적인 하이브리드 강자 토요타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엔진 회전수를 보여주는 것에 보수적이었다. 소비자는 엔진 회전수를 보고 싶어 했고 특히 엔진 개입이 잦은 스포츠 모드에서만이라도 이를 확인하길 원했다.

 

연비 운전에 신경쓰는 에코 모드에서는 하이브리드 게이지를 확인할 수 있고, 다이내믹한 주행에 초점을 맞춘 스포츠 모드에서는 엔진의 회전수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디테일까지 챙겼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향후 ccNC를 내장한 기아의 하이브리드 차종에서 만날 수 있는 옵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형 컨트롤 패널이 적용됐다

 

다양한 부분에서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을 보였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바로 전환형 스위치(통합형 컨트롤 패널)가 탑재됐다는 점이다. 공조장치와 미디어 장치를 하나의 패널에서 조작할 수 있지만 일단 편의성이 떨어진다.

 

2021년 기아 K8에서 처음 선보였다. 버튼의 개수를 줄여 심미적인 완성도가 높아 출시 초기에는 호평이었지만 국내외에서 모두 얼마 지나지 않아 '불편하고 UI가 너무 작아 터치 오조작이 많다'는 혹평으로 돌아왔다.

 

조작성이 물리 버튼에 비해 떨어지는 데다 공조와 오디오 전환을 별도로 해줘야 해 빠르게 조작하기 어렵다. 기아는 EV9에 이를 의식해서인지 전통의 물리 버튼을 탑재했지만 부분변경 쏘렌토에 다시금 적용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민영 팀장은 "수평 대시보드와 공조벤트를 맞추기위해 도입했지만 5세대 풀모델체인지에서는 전환형 스위치가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트림에 전자식 기어 쉬프터를 탑재하지만 추가적인 수납공간을 마련하진 못했다

 

신형 쏘렌토는 기계식을 없애고 모두 전자식 기어 쉬프터를 채택했다. 문제는 센터 콘솔 하단에 별도의 수납공간을 마련하지 못한 점이다. 기존 쏘렌토는 하위 트림에 플로어 체인저식 기어 쉬프터를, 상위 트림에 다이얼식 기어 쉬프터를 채택했다. 기계식과 전자식을 함께 생산해야 해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수납공간 없이 하나로 합쳤던 셈이다.

 

콘솔 하단에 별도의 수납공간은 이번에도 찾아볼 수 없다. 이민영 팀장은 “기존 쏘렌토에 플로어체인저식과 다이얼식을 적용할 때, 센터콘솔 하단의 설계를 같이해 이번에 물리적으로 변화를 주기 어려웠다"며  "프레임부터 모든 것을 바꿔야 수납공간을 만들 수 있는데, 부분변경이라는 한계로 거기까지 손을 댈 수는 없었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쏘렌토 부분변경부터는 디지털 룸미러를 탑재한다

 

쏘렌토 부분변경은 실내에 가장 많은 변화를 이뤘다. 다만 신형 싼타페 실내와 비교하면 한 세대 전 올드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페이스리프트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셈이다. 어쩌면 2021년 K8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실내 구성이라 더 구형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판매 성공에 가장 중요한 건 가격이다. 신형 쏘렌토 2.5L 터보 엔진 3506~4193만원, 1.6L 터보 하이브리드 3786~4455만원(2WD), 4161~4831만원(4WD), 2.2L 디젤 3679~4366만원이다. 2.5L 터보와 디젤의 경우 기존 모델보다 500만원 가까이 올랐다. 다만 1.6L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150만원 올랐다. 

 

쏘렌토의 주력 파워트레인은 하이브리드다

신형 쏘렌토는 싼타페와 달리 도심형 SUV를 지향한다. 기아 국내상품2팀 김철웅 팀장은 "쏘렌토 사전계약 결과 85% 이상이 하이브리드를 선택했다"며 "디젤은 5%도 채 안 되지만 디젤 특유의 강력한 토크를 좋아하는 고객을 위해 유지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싼타페와 맞대결은 결국 하이브리드다.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2WD)와 비교하면 대략 100만 정도 저렴하다. 주로 도심용 출퇴근으로 사용하는 소비자로 3열 시트 사용이 필요없다면 쏘렌토에 매력을 느낄 수 있겠다. 신형 싼타페에선 만나볼 수 없는 2.2L 디젤 선택은 5%도 채 안 된다. 

 

기아는 이르면 이달 말 쏘렌토 부분변경의 출고를 시작한다. 싼타페와의 정면대결을 통해 중형 SUV의 왕좌를 지킬 수 있을지 기대감이 모아진다. 실물을 접한 쏘렌토 부분변경, 일단 첫눈에 가격까지 감안하면 싼타페의 1위 탈환이 예상된다. 

 

서울=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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