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신형 싼타페 단점은 가격뿐..디자인 빼고 쏘렌토보다 좋아
[시승기] 신형 싼타페 단점은 가격뿐..디자인 빼고 쏘렌토보다 좋아
  • 김태진 편집장
  • 승인 2023.08.25 08:30
  • 조회수 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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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디서 단점을 찾을 수 있을까, 실내공간이야 역대급이고 승차감, 정숙성도 쏘렌토보다 좋은데…”

 

24일 현대차 신형 싼타페(5세대) 미디어 시승회에서 2시간 시승을 마친 뒤 내린 결론이다. 시간 제약으로 약 80km 주행을 하는데 그쳤지만 참가한 미디어 대부분이 역대급 상품성에 놀란 눈치다. 

 

굳이 부족한 점을 꼽자면, 이것도 억지를 부려야 가능하다. 차체가 기존 모델보다 커지고 약 100kg 이상 무거워지면서 브레이크가 다소 밀리고(비교하면 포르쉐 카이엔), 고속에서 급차선 변경(레인 체인지) 같은 고속 핸들링에서 다소 불안한 느낌(비교하면 BMW X5) 정도라고 할까.

 

이건 비교 상대가 1억원이 넘는 프리미엄 브랜드 중형 SUV이니 억지로 비교한 셈이다. 신형 싼타페는 2018년 4세대 출시 이후 불과 5년 만에 나온 5세대 모델이다. 4세대가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쏘렌토에 1위를 내주자 풀모델체인지를 1,2년 앞당겼다.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한 신형 싼타페는 기존 모델보다 차체 크기가 대폭 커졌다. 전장 4,830mm(기존 대비 +45mm), 축간거리 2,815mm(+50mm), 전폭 1,900mm(동일), 전고 1,720mm(+35mm)에 달한다. 부분변경 신형 쏘렌토와 비교하면 25mm 더 높고 15mm 더 길다.

 

시승차는 가솔린 2.5T 2WD 7인승 풀옵션으로 4798만원이다(개소세 5%). 최상위 캘리그래피 트림에 듀얼와이드선루프(89만원), 현대스마트센트(79만원), BOSE프리미엄사운드(64만원), 파킹 어시스트플러스Ⅱ (79만원), 빌트인캠2 (45만원), 무광색상(20만원)이 추가됐다. 

 

우선 외관을 살펴보자. 수 십대의 싼타페가 도열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시승 장소에서 눈길을 끈 건 전면 ‘H’ 형상의 주간주행등이다. 일자로 연결된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와도 잘 맞는다. 신형 그랜저에서 달린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는 억지스럽고 다소 부담스러웠는데 싼타페는 강인한 정통 SUV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옆면은 SUV보다는 차고가 높은 MPV 느낌이 난다. 기아 카니발 옆모습이 떠오른다. 현대차의 카니발 버전이라고 할까. SUV다운 요소라면 사다리꼴 휠하우스 가니쉬와 가솔린 터보 풀옵션에 달린 21인치 휠이 탄탄한 느낌을 더해준다. 전반적으로 직선으로 쭉쭉 뻗은 디자인이 시원하고 통일감을 준다. 

 

전 세계 SUV 가운데 처음 도입했다는 C필러에 숨겨진 ‘히든 손잡이’는 매력 포인트다. 루프박스를 달았을 경우 아웃도어 생활에서 매우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평상시 사용하지 않거나 주차 중에는 동전이나 키로 간단하게 손잡이 뚜껑을 잠글 수 있다.

 

논란이 많았던 후면은 말 그대로 하나의 넙적한 면이라 그런지 기자에게는 깔끔하게 다가온다. 예쁜 디자인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넓은 테일게이트와 적재공간을 감안하면 심플하면서도 단정하다.

 

시승 도중 선행 차량을 뒤쫓아갈 때 테일램프 시인성이 떨어지거나 브레이크등 위치가 낮아 보인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쏘렌토 후면처럼 쿠페형 스타일을 가미해 테일게이트 유리를 다소 비스듬하게 처리했다면 디자인적으로 더 좋았을 수도 있겠지만 3열이나 적재공간에서 손해를 보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얘기다. 

 

테일게이트는 딱 직사각형 모양이다. 동급 어떤 차량보다도 넓고 평평해 골프 캐디백을 대각선이 아닌 가로 상태로 바로 넣을 수 있다.

 

싼타페 디자인을 총괄한 사이먼 로스비 현대차 디자인연구소 상무는 “아웃도어에 최적화한 넓은 실내공간을 최우선에 두고 디자인을 했다”며 “직사각형 테일게이트와 평평한 트렁크 바닥이 큰 짐을 적재하는 데 얼마나 편한지는 경험해 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시승 전에 먼저 2,3열을 접어 차박 모드를 경험해봤다. 전륜 오버행을 최대한 짧게 하고 후륜 오버행을 늘려 공간을 최적화한 박스형 공간이 얼마나 매력인지 느껴보기 위해서다. 

 

단 1분 만에 2,3열을 간단히 접으니 차박 모드 완성이다. 정말 완벽한 평탄화가 이뤄진다. 에어매트를 깔고 키 178cm 기자가 누워 봤다. 별도의 머리 공간을 만들지 않고도 넉넉하게 누울 수 있다.

 

이번에는 앉아봤다. 편하게 허리를 세우면 헤드룸이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손바닥 하나 정도 들어갈 여유가 있다. 적당히 한 두 시간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거나 커피 한잔을 마시는 여유를 부리는 데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차박, 캠핑 모드 합격!!!

 


이에 비해 지난주 미디어 품평회에서 본 부분변경 쏘렌토 디자인은 싼타페에 비해 훨씬 부드럽고 무난했다. 도심형 SUV다운 외관 디자인은 이해가 됐지만 실내공간과 인테리어는 너무 차이가 졌다. 부분변경의 한계를 넘지 못한 부분이다.

 

1열 도어를 열면 블랙 가죽시트와 고급스런 그레이 스웨이드가 운전자를 반긴다. 시트와 스티어링 휠 감촉이 무척 부드럽다.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타입으로 적당한 두께에 그립감이 상쾌하다.

 

4세대 모델과 달리 기어 조작부를 버튼식에서 스티어링 휠 우측 레버로 옮겼다. 그 덕분에 버튼식 조작부가 사라지면서 중앙 콘솔 부위가 엄청나게 넓어졌다. 듀얼 무선 충전패드도 매력적이고 그 아래 적재공간이 상당히 크다. 모자와 카메라를 놓고도 여유롭다.

 

조수석 앞 적재공간은 3개나 된다. 덮개가 있는 윗단은 UV 살균기능까지 달았다. 스마트폰이나 골프 장갑, 마스크 등을 넣고 살균할 수 있다. 덮개가 없는 중간 적재함은 긴 물건을 요긴하게 넣을 수 있다. 아랫단 글로브 박스는 일반 SUV에 달린 것과 매한가지다. 
 

센터 콘솔박스는 앞뒤로 열린다. 2열 승객도 콘솔을 열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차박을 할 때 편리하게 콘솔박스를 활용할 수 있겠다. 이런 디테일까지 챙긴 상품기획과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고 싶다. 인테리어 디테일이 그랜저보다 더 훌륭하다. 

 

적어도 1,2열 적재공간과 인테리어를 쏘렌토와 비교해보면 쏘렌토가 확실하게 구형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공조장치 조작부는 요즘 현대차에서 많이 본 터치식 패널이다. 재질이나 터치감이 고급스럽지 않다. UI도 바뀐 게 없다. 프리미엄 느낌이 잔뜩 나는 인테리어지만 유일하게 싸구려 티가 나는 부분이다.

 

2열이나 3열 공간은 경쟁 상대가 없을 정도로 넉넉하다. 특히 3열은 성인 두 명이 타기에 충분하다. 허벅지 공간이 시트에서 살짝 뜰 뿐 전체적으로 여유롭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별다른 진동 없이 매우 정숙하게 시동이 걸린다. 악셀을 밟으면 초기 거동은 부드럽다. 차체가 1.8톤이 넘어 무겁다 보니 엔진과 변속기 세팅을 연비 위주로 부드럽게 튜닝했다. 

 

2.5 터보 엔진의 281마력 출력과 8단 DCT의 궁합이 싼타페와 딱 맞아 떨어진다. 중고속까지 가속은 매끄럽게 진행된다. 놀라운 건 정숙성이다. 시속 120km까지 가속을 해도 엔진소음이나 풍절음이 거슬리지 않는다. 쏘렌토에 비해 정숙성도 한 단계 위로 보인다. 

 

포장 상태가 좋지 않는 도로를 지날 때 바닥 소음도 꽤나 잘 억제한다. 2열에 탑승했다면 바닥 소음이 트렁크 쪽에서 일정 부분 유입될 뿐이다. 정숙성에도 큰 점수를 주고 싶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연결한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익숙하다. 신형 그랜저에서 보여준 UI와 비슷하다. 해상도나 터치 반응은 나무랄 게 없다. 싼타페에 처음 적용된 디지털 룸미러 해상도는 그다지 좋지 않아서인지 살짝 어지럽다. 대중 브랜드에 딱 맞는 수준이다.

 

다음은 승차감이다. 전체적으로 짱짱하다. 쏘렌토와 비교하면 무척 부드럽다. 21인치 대형 휠을 끼웠는데도 단단한 고무 방지턱을 넘을 때 상당 부분 충격을 완화해준다. 

 

탑승자가 전혀 거북하지 않다. 탄탄한 차체와 큰 덩치가 주는 매력적인 승차감이다. 미국 SUV 느낌이 난다고 할까. 상대적으로 18인치 휠을 단 하이브리드 모델은 물렁거릴 수도 있겠다.

 

일반적인 코너링이나 핸들링은 나무랄 게 없다. 상대적으로 고속 코너링은 자제해야 한다. 언더스티어뿐 아니라 차체가 무거워 휘청거릴 수 있다. 이런 부분까지 감안했을 때 승차감은 쏘렌토보다 부드럽고 지난달 시승을 한 토요타 하이랜더보다는 단단하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하겠다.

 

시속 120km 이상 고속에서도 직진 안정성은 놀라운 수준이다. 여기에 정숙성도 인상적이었다. 각진 SUV라 꽤나 풍절음이 들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0.29’의 공기역학계수(cd) 덕분인지 상당히 정숙했다. 브레이크는 일반적인 현대차 느낌 그대로다. 부드럽게 작동하지만 고속에서는 밀리는 느낌도 피할 수 없다.

 

연비는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시속 100km 내외로 정속주행하면 13~14km/L, 시내 구간에서는 7~8km/L가 나왔다. 무거운 덩치에 2.5 가솔린 터보를 감안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기자는 10여일전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시승했었다. 신형 싼타페와 비교를 위해서다. 결론적으로 디자인 호불호를 제외한다면 실내 및 적재공간, 정숙성, 승차감까지 쏘렌토에 뒤질 게 단 하나도 없었다. 가격 역시 쏘렌토에 비해 150만원 정도 비싼 것을 감안하면 싼타페 상품성이 훨씬 뛰어났다.

 

신형 싼타페는 4천만원대 후반 풀옵션 가격을 감안할 때 급을 뛰어넘는 럭셔리한 소재와 인테리어, 놀라운 정숙성, 꽉 조여진 하체에서 전달되는 탄탄하면서도 부드러운 승차감까지 여태껏 만나본 국산 중형 SUV 가운데 단연 최고였다. 

 

상품성만 놓고 본다면 현대차 최대 히트작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4천만원대 중형 SUV로 4,5명이 자주 탑승할 패밀리카를 찾는다면 감히 싼타페가 1등이라고 적극 추천하겠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현대차 신형 싼타페 (MX5) 제원

엔진

2.5L 가솔린 터보

변속기

8단 DCT

구동방식

전륜구동

전장

4830mm

전폭

1900mm

전고

1730mm

축거

2815mm

공차중량

1795-1985kg

최대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kg.m

복합연비

복합 10km/L (21인치)

트림 및 옵션

캘리그래피 트림 / 듀얼와이드선루프(89만원), 현대스마트센스(79만원), BOSE프리미엄사운드(64만원), 파킹 어시스트플러스Ⅱ(79만원), 빌트인캠2(45만원), 무광색상(20만원),

시승차 가격

4798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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