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260만픽셀 디지털 헤드램프 뭘까..벤츠 중형 SUV GLC300
[시승기] 260만픽셀 디지털 헤드램프 뭘까..벤츠 중형 SUV GLC300
  • 김태현
  • 승인 2023.09.15 09:00
  • 조회수 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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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만원이 넘는 중형 SUV가 출시 첫 달에 1천대를 넘게 팔았다니.."

 

엄연히 이제 대한민국은 부자 나라다. 경제 지표로만 보면 세계 10위권이다. 수도권 일부 지역의 1인당 소득만 따져 보면 4만달러가 넘는 곳도 일부 있을 정도다. 적어도 10년 전만 하더라도 '벤츠' 하면 명품의 반열이었고 일반인들이 손쉽게 접근하기는 어려운 고가 브랜드였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인기 고급차들에게 붙던 '강남 쏘나타, 싼타페'와 같은 별명도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다. 벤츠에게 있어 한국은 세계 4위권 시장으로 우뚝 섰다. 한국 시장에서 상당한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인기 차종인 GLC가 7년 만에 풀체인지를 단행했다.

여름 끝자락에서 신형 GLC와 함께 동해로 떠났다. 고요한 바다와 잘 어울리는 노틱 블루 컬러의 GLC 시승차는 2세대 모델로 선대 모델인 GLK를 포함하면 3세대에 해당한다.



벤츠를 상징하는 차종은 S클래스를 꼽을 수 있겠지만 SUV 라인업 중 가장 잘팔리는 GLC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허리와도 같은 존재다. D 세그먼트에 해당하는 프리미엄 SUV로 세련된 유선형 디자인과 가격 접근성이 좋아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260만 대가 팔렸다.

 

최근 2년간 벤츠 라인업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다. 첫눈에 이전 모델과 엇비슷한 느낌이다. 인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크기가 길어지고 넓어졌다. 

벤츠의 삼각별을 형상화한 라디에이터 그릴 쪽으로 이어진 헤드 램프가 특징이다. 새로운 디지털 라이트를 적용해 260만 픽셀의 해상도로 밤길을 환하게 비춘다. 더욱 진보한 멀티빔 기술은 필요한 부분만 빠르고 정확하게 비춰면서 상대편 차량의 눈부심을 막아준다.

얼마 전 출시된 싼타페보다 110mm 가량 짧지만 휠베이스는 75mm 길다 보니 늘씬한 사이드 프로포션을 자랑한다. 기존 모델이 짤막한 인상이 강했다면 신형은 우아하고 여유로운 인상이다. 벤츠 특유의 두터운 크롬 DLO 라인이 풍요로운 분위기를 잘 완성해냈다.

분명히 후면 디자인도 세세히 보면 크게 바뀌었지만 인상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신 벤츠 스타일의 그래픽과 형상이 적용되어 패밀리룩을 잘 따랐다.

실내에 들어서면 C 클래스의 SUV 버전이라는 생각이 역력하다. 대부분의 내장 부품이 C 클래스와 거의 비슷하다. 넓은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세로로 위치한 것도 동일하다.

 

많은 부분에 적용된 블랙 하이그로시 트림은 세련된 인상을 주지만 지문이 잘 묻어나는 탓에 고급스러움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또 햇빛에 반사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운전에 불편을 주기도 한다.

GLC에 적용된 1열 통풍 시트는 쾌적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통풍구에서 바람이 나오는 타입이 아닌 빨아들이는 타입이다 보니 소음이 꽤 발생하는 편이다. 2열은 오로지 열선시트만 지원한다.

 

2열은 적당한 레그룸과 헤드룸 공간을 갖췄다. 대신 등받이 각도가 다소 불편하다. 리클라이닝이 지원되지 않아 장거리를 탑승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신형 GLC의 와우 팩터는 전동 트렁크 도어에 달린 전동식 힌지다. 그간 전동 트렁크는 유압식 댐퍼를 전동 실린더형 모터로 대체했었다. GLC는 한지부 자체에 모터를 적용해 곡선이 강조된 디자인임에도 트렁크 개구부를 조금 더 넓게 확보할 수 있었고 열리는 각도도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 벤츠의 혁신적 아이디어 능력이 다시금 발현된 부분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GLC300은 가솔린 4기통 2.0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적용했다. 스타터와 발전기를 통합한 형태의 모터를 플라이휠에 장착해 시동을 켜고 끄는 과정을 부드럽게 개선했다. 엔진 구동에도 어느 정도 보조를 하는 성격이지만 크게 와닿는 변화는 미미한 편이다.



고속주행 상황에서 타력 주행을 이어가면 엔진 시동을 완전히 꺼버려 연비 개선에 도움을 주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나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처럼 적극적인 형태는 아니다. 이름 그대로 마일드한 보조 기능이다.

 

2톤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늘어난 무게 때문에 효율성 측면에서 기존 내연기관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고속도로에서도 13~14km/L 수준을 보인다. 시내 환경에서는 두 자리 연비는 불가능에 가깝다.

초기 변속 충격 등 악평이 많았던 9단 자동변속기는 어느 정도 완숙에 이르렀으나 ZF나 PDK 같은 빠릿한 반응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답답하지 않을 정도로 정확한 변속 로직과 반응성을 보인다.

 

1920kg에 달하는 무게를 이끌기에 파워 트레인 출력은 적당하지만 하체는 버거운 감각이다. 달리 말하자면 익히 아는 벤츠 다운 거동을 보인다. 무거운 차체 덕에 전 세대와 비교해 안정적인 고속주행 감각을 뽐내고 초고속 영역에서도 편안한 항속 감각이 돋보인다.



단점은 일상적인 시내 주행이다. 노면 상태가 좋지 않으면 불규칙하게 출렁거리는 등 서스펜션 조율이 완벽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 강했다. 과거 혹평이 많았던 중저속 승차감이 여전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에 벤츠에서는 약 570만원 상당의 에어매틱 서스펜션을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은 주행 감각을 끌어올리는 점에서 완성도가 상당한 편이다. 경쟁 브랜드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연비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는 점에서는 다소 아쉽다.

 

넘치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이끄는 벤츠 답게 기술의 와우 팩터도 여럿 보인다. GLC를 다른 브랜드 모델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우위를 가지는 브랜드 파워는 이러한 배경이 한몫한다.

명품 어패럴 브랜드처럼 로고를 활용한 디자인 요소와 우아한 프로포션은 벤츠의 명품 이미지에 걸맞은 모습이다. 적당한 크기에 고급스러운 감각으로 여심을 흔들만한 요소가 많아 GLC 오너 중 여성 고객이 상당수라는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완전변경 이후 500만 원 인상된 가격으로 동급 경쟁 모델 대비 1천만원가량 비싼 점과 중저속에서 다소 불편한 승차감은 고민거리로 남아있다.

 

한 줄 평

 

장점 : 우아한 벤츠다운 디자인, 개선된 MBUX 시스템과 디지털 헤드램프

 

단점 : 아쉬운 중저속 승차감..에어 서스펜션을 달아야할까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메르세데스 벤츠 GLC300 4matic amg line

 

엔진

M254 48V MHEV

변속기

9단 자동

구동방식

4륜구동

전장

4720mm

전폭

1890mm

전고

1645mm

축거

2890mm

공차중량

1935kg

최대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40.8kg.m

복합연비

10.8km/L

시승차 가격

85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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