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비싼 고급 모델일수록 안 팔려...하이브리드가 해법?
전기차, 비싼 고급 모델일수록 안 팔려...하이브리드가 해법?
  • 김태현
  • 승인 2023.10.27 14:00
  • 조회수 4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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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비싼 고급 전기차일수록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미국에서는 전기차는 전체 판매량 비율이 7.9% 까지 상승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이 대중 브랜드 전기차였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가 전기차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미국 메르세데스-벤츠 딜러는 "전기차가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EQ 브랜드를 런칭하고 최고급 플래그쉽 모델인 EQS를 출시하며 럭셔리 라인업을 중심으로 판매를 전개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대표하는 독일 빅3(벤비아)는 전동화에 대해 조금씩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BMW는 기존 내연기관과 동일한 패키징과 디자인을 가진 전기차를 출시한다. 아우디는 Q4 e-트론등 대중형 전기차가 중심이지만 3개 브랜드 모두 지난해 판매가 감소하는 추세로 돌아섰다.

 

특히 프리미엄 전기 차종에 주력하는 벤츠가 판매에 애를 먹고있다. 미국 중고차 플랫폼 에드먼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딜러들은 9월에 EQ 모델 재고를 판매하는 데 평균 82일이 걸렸다. 아우디의 46일과 BMW의 38일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기존 동급 내연기관 모델과 비슷한 가격으로 설정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비싼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필연적으로 원가절감이 따를 수밖에 없다. 1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에도 실내 소재와 디테일이 부족해 기존 프리미엄 시장의 고객에게 어필하기 어렵다는 것.


 
내연기관 프리미엄 브랜드의 엔트리 모델이라면 5천만~7천만원에 구매하는것이 보통이지만 같은 금액으로 전기차를 구매하면 대중차에 가까운 모델 이외에는 선택권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벤츠의 경우 EQS가 S클래스와 비교되며 플라스틱이 대부분인 실내와 떨어지는 조립품질로 비판을 받은 바가 있다. 


 
따라서 1억원이 넘는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실용성이나 연료 효율성보다도 고급스러운 실내 소재와 럭셔리한 디자인, 차별화된 주행감각에서 오는 만족감이 구매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가격대라서다.


 
필요에 의한 구매가 아닌 본인의 성공에 대한 보상, 사회적 지위를 위한 구매가 대부분인만큼 ‘선망의 대상’ 이 되기에는 현재의 전기차들이 부족한 점이 많다는 의미다.

최근 출시된 BMW 5시리즈 풀체인지의 경우도 전기차 모델인 i5 라인업을 출시했지만 1억원을 상회하는 가격에 많은 고객들이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주력 가격대인 6천만~7천만원대 대비 3천만원 이상 비싼 가격은 저렴한 유지비를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고민스러운 가격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설상가상으로 중고 전기차 시세 변동폭이 하이브리드 보다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확인됐다. 엔카닷컴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의 9월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1.11% 하락한데 비해 하이브리드 모델의 평균 시세는 0.19% 소폭 상승해 전반적으로 시세 변동이 적었다.


 
먼저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높은 연비와 함께 충전 걱정이 없어 전동화 과도기 모델로써 수요가 집중 된것이 중고차 시장에서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는 최근 높은 차량 가격 및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만 유독 성장이 둔화되는 양상을 띄고 있다. 

 

각 브랜드에서는 궁여지책으로 큰폭으로 할인한 가격으로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다. 한국에서 벤츠 EQS와 BMW i7은 4천만원 이상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희소한 광물이 대량으로 들어가는 배터리의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기는 어려운 만큼 전기차의 가격이 내려가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5년에 완전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하는 것을 선언한 브랜드가 많은 만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병행 판매하는 등으로 생존 전략이 변경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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