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지고 높은차 역시 위험...美IIHS, 대형 SUV 충돌시 사망 45% 증가
각지고 높은차 역시 위험...美IIHS, 대형 SUV 충돌시 사망 45% 증가
  • 김태현
  • 승인 2023.11.22 08:30
  • 조회수 3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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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적으로 중대형 SUV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박스형 SUV와 픽업트럭이 보행자와 충돌시 사망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보행자 충돌 사고 1만8000여건의 사건 기록을 조사한 결과, 높이가 40인치(101.6cm) 이상인 차량이 보행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가능성이 다른 차량보다 45%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에는 에어로 다이나믹을 고려한 쐐기형 디자인, 유선형 디자인이 유행을 이끌었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액티브 후드, 후드 에어백 등을 장착하거나 범퍼를 후드 까지 끌어당겨 안전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개선됐지만 최근 SUV 인기에 따라 각지고 위풍당당한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대형 픽업트럭과 SUV는 특유의 덩치와 위압감을 표하기 위해 앞부분이 높고 그릴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디자인을 적용한다. IIHS에 따르면 이러한 형태의 차량이 보행자에게 실제로 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분석했다.

 

엔진 후드가 지면에서 1미터 이상 높은 차는 일반 세단대비 사망확률이 44~45% 가량 높았다. 국내에는 후드 높이가 1미터에 육박하는 대형 SUV가 아직까지 적은 편이지만 후드가 높은 차는 2차 부상을 더욱 키우는 효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후드가 높은 차는 형태를 막론하고 보행자 사고시 위험하다는 것이다.
 

후드 높이가 76cm 가량인 승용차의 경우 엔진후드가 완만하게 경사진 형태라면 일반 세단과 유사한 사망 위험을 보여줬다. 동일한 높이일지라도 각진 디자인은 사망 가능성을 26% 높였다.

 

차체 크기 대비 후드가 높은 형태는 대형 픽업트럭과 SUV에 많이 적용되지만 소형 SUV인 지프 레니게이드 같은 도심형 차량도 다수 포함됐다고 IIHS는 밝혔다. 후드가 높지 않더라도 그릴이 수직으로 서 있고 후드가 곡선이 거의 없는 평평한 박스형 디자인이 보행자의 사망이나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스 모양의 전면 디자인 차량은 중간 높이에 불과하더라도 보행자 사망 가능성이 약 26%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IIHS에 따르면 보행자 사망 사고는 2009년 이후 80% 이상 증가했다.  2021년에는 미국에서만 7400명이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하루에 20명이 보행자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는것이다.

각지고 파격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화재를 모은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이달말 본격 판매를 앞두고 보행자 안전규정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호주 신차 안전도 평가 기관인 ANCAP(Australasian New Car Assessment Program)에 따르면 “테슬라 사이버트럭 디자인이 보행자뿐만 아니라 탑승자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어 안전에 보다 신경 써야 한다”고 밝혔다.

 

제임스 굿윈 ANCAP 대표는 “테슬라 사이버트럭 디자인은 보행자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의 안전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사이버트럭의 전면부는 보행자를 칠 경우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어  “ANCAP 테스트에서 사이버트럭이 보행자의 머리와 다리를 충돌했을 때 상황을 조사하면 날카로운 프론트 디자인으로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는 안전과 실내공간 확보, 전동화 탓에 꾸준히 커지고 높아져 가고 있다. 미국 평균 승용차 크기는 30년 전보다 10cm가량 넓어지고 25cm 길어지고 20cm 가량 높아졌다. 차의 무게는 450kg 이상 무거워졌다. 일부 픽업트럭의 경우 후드의 높이가 1미터를 넘어서는 경우도 존재한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달라진 차체 크기와 디자인, 무게에 맞는 새로운 보행자 보호장치를 개발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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