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핵심 라이다,국내서 못쓴다..인증 시설도 없어
자율주행 핵심 라이다,국내서 못쓴다..인증 시설도 없어
  • 김태현
  • 승인 2023.11.21 08:30
  • 조회수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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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진출을 알리고 서울 강남에 플래그쉽 스토어를 연 로터스코리아는 엘레트라와 에미라 두 종류의 신차를 2024년 상반기 출시한다. 그 중 대형 슈퍼 SUV인 로터스 엘레트라는 4단계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능을 담고 있다. 인증이 그대로 통과돼 나온다면 한국에서 가장 자율주행 수준이 높은 자동차에 등극한다. 

 

하지만 로터스 엘레트라의 4단계 자율주행 기능은 중국에서 가능하지만 한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기능을 활성화 할 때 휀더 클래딩과 루프에서 라이다 센서가 팝업식으로 튀어나와 작동하는 엘레트라는 한국 수입 모델에는 해당 기능을 비활성화해 들어온다. 그 이유는 한국의 자율주행 인증 체계의 미비 때문이다.

 

로터스코리아 관계자는 “특별한 상황이나 이슈가 있어서 비활성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라이다 인증절차가 워낙 까다로워 빠른 출시를 위해 기능을 비활성화해 먼저 들여온다"고 밝혔다. 이어 “추후 라이다 자율주행 규제가 완화되면 OTA를 통해 해당 기능을 부활 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이다가 장착된 수입차가 인증을 쉽게 받지 못하는 이유는 한국에서 라이다를 위한 국제 표준이 없는데다 제품 인증시설조치 구축이 되지 않은 것이 카가이 취재결과 드러났다. 또 라이다 센서는 이동식 무인교통단속용 장비와 같은 파장의 레이저를 활용하는데, 현행법상 운전이 금지되는 ‘교통단속용 장비의 기능을 방해하는 장치를 한 차’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는 것.

이러한 해프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출시한 아우디 A6 풀체인지는 기존 레이더 센서와 함께 추가로 라이다 센서를 적용했다. 아우디코리아는 레이더의 원거리 센서, 라이다의 근거리 센서 데이터를 활용한 높은 수준의 주행보조 장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출고된 모델은 라이다 인증 절차의 어려움을 이유로 더미 라이다가 장착된 채 판매했다. 라이다는 트래픽 잼 파일럿의 기능을 담당하며 활성화 시에는 레벨3 자율주행에 준하는 성능을 보장한다. 이 역시 국내 인증체계의 문제점으로 기록된 사례다. 

 

또 다른 경우는 아우디 A8L 55TFSI는 로터스 엘레트라 처럼 라이다가 실제로 장착됐지만 라이다 기능은 비활성화해 인증 절차를 받았고 기본적인 주행보조 장치에 해당하는 트래픽 잼 어시스트만 적용되었다.

 

지난 5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용빈 의원은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밝혔다. 이 의원은 정부 차원에서 자율주행차량용 라이다의 국제표준 제정, 시험평가·환경평가 등에 대한 절차 확립 및 검증 장비·시설 구축, 관련 협의체 지원 등을 비롯한 국내 기업 지원 확대 등 세 가지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이 자율주행차의 라이다 적용을 공식화하면서 라이다 센서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의 과감한 지원으로 기업의 미래 가치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제네시스G90과 기아 EV9에 라이다를 장착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 출시를 조율하고 있다. 주행보조장치의 완성도의 향상을 위해 볼보, 메르세데스-벤츠와 같은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가 라이다를 도입하는 등 라이다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다.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에 따라 국내에도 제대로 된 글로벌 인증 체계와 시험 시설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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