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KM시승기] 모자랄게 일절 없는 어반 SUV의 완성..볼보 XC60 B5
[500KM시승기] 모자랄게 일절 없는 어반 SUV의 완성..볼보 XC60 B5
  • 김태현
  • 승인 2023.02.16 14:00
  • 조회수 357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때 국내에서 볼보에 대한 이미지는 지루한 디자인에 대중차도 프리미엄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던 브랜드였다. 이런 이유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판매가 시원치 않았다. 볼보가 불투명한 정체성을 개선하게 된 계기는 2010년이다. 중국 지리홀딩스에 성공적으로 매각되면서 위기이자 기회가 찾아왔다.

 

위기 요소는 중국 자동차업체가 인수했다는 점이고 기회는 새로운 든든한 투자자를 만나게 됐다는 점이다.위기가 기회로 검증된 것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지리차의 전폭적인 투자 지원을 받고 북유럽 감성을 살린 세련된 디자인을 무기로 2015년부터 신차를 내놓으면서 독자적인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 

 

특히 한국에서의 성공은 놀랍다. 각종 미디어에 좋은 이미지로 자주 노출 된 것도 큰 성공 요인 이였다. 대표적으로 유튜브 '아재라이드' 멤버인 김태완 디자이너가 콕 찝어 시승 영상 촬영후 볼보 V60cc를 구매한 것이다. 아울러 유명 연예인이 볼보를 타고 대형사고를 겪었음에도 부상없이 살아남았다는 뉴스도 볼보의 안전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그래서일까. 최근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는 브랜드로 벤츠에 이어 볼보가 꼽힌다. BMW나 아우디도 있지만 할인 영향이 크게 받는다. 볼보는 코로나19 여파와 반도체 대란으로 판매량이 감소하는 악조건에서도 수입차 시장에서 매면 20%씩 성장했다. 차량 대기도 1년 6개월에 달한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모델인 중형 SUV XC60 B5를 시승했다. 시승차는 2.0 가솔린 터보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적용된 상시 4륜구동이다. 서울에서 경기도 용인, 인천을 넘나들며 500KM 이상 주행하면서 어떤 매력이 있는지 다시 한 번 검증해봤다. 

코너링 램프를 겸하는 안개등은 크롬몰딩 밑에 위치해 존재감을 숨겼다.

XC60은 볼보 전차종이 공용하는 SPA 플랫폼을 사용한다. 직선 위주의 단정한 디자인은 화려하지 않지만 세련됨과 안정감이 돋보인다. 전면부는 토르의 망치라고 불리는 ‘T’자 모양 주간주행등(DRL), 볼보 아이덴티티인 아이언 엠블럼, 심플하게 정리된 직선이 시원한 느낌을 준다. 전륜구동 기반임에도 오버행이 길어보이지 않아 스포티한 비례를 보여준다.

헤드램프는 MFR LED (반사판식)가 달려 있다. 조향각에 따라 빛이 움직이고 필요한 부분만 비추는 ‘액티브 하이빔 컨트롤’도 가능해 야간운전시에도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미쉐린 레티튜드 스포츠3 235/55/R19

측면은 전형적인 중형 SUV 형태다. 뒷창문이 작아 실내에서 개방감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있다. 시승차에 적용된 19인치 휠은 다소 작아보이지만 승차감과 유지비용 측면에서 비교 우위를 점한다.

후면에서는 볼보 특유의 필러 위쪽까지 뻗은 리어램프가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하단부를 ‘ㄷ’자로 꺽어 엣지를 더했다. 범퍼 하단 머플러팁이 삭제돼 친환경 차량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2017년 출시돼 큰 변화없이 이어져온 실내지만 오래된 인상은 아니다.
스웨덴 크리스탈 제작업체 Orrefors사 기어노브, 밤에는 은은하게 발광한다.
파팅 라인이 스웨덴 국기 모양이다

실내에 들어서면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가죽이 돋보인다. 전체 차종과 공용하는 버튼류와 디스플레이 같은 인테리어 요소는 프리미엄 치고는 다소 아쉽지만 디자인이 훌륭해 ‘급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아니다. 크리스탈 기어노브는 조명이 적용돼 밤에 화려한 분위기를 낸다.

 

시승차는 실내를 베이지 나파가죽을 기본으로 천연우드를 적용했다. 따뜻하고 안락해 ‘고급 라운지’같은 분위기를 보여준다. 블랙 하이글로시와 메탈 그레인을 적절하게 적용해 모던한 느낌이 난다. 대시보드에 엠비언트 라이트가 적용되진 않았지만 도어트림과 천장 램프에서 무드램프가 켜져 야간에 포근한 느낌을 연출한다.

마사지 시트는 생각이상으로 시원한 느낌을 준다.
1열에서 2열 헤드레스트를 자동으로 접을수있다.

볼보 특유의 얇지만 편안한 시트는 마사지 기능과 통풍시트를 지원한다. 경쟁차종 대비 확실한 장점이다. 레그룸이 넓고 헤드룸이 넉넉한 점은 좋지만 2열 방석이 짧고 등받이 각도를 조절 할 수 없어 아쉽다. isofix가 노출돼 카시트 장착이 쉽다.

볼보 전차종과 공용하는 스티어링 디자인은 적당한 그립감과 열선을 내장해 기본에 충실하다. 대신 버튼류 직관성이 떨어지고 패들시프트가 없는게 아쉽다.

개방감이 좋은 파노라마 선루프는 틸트와 오픈 둘다 지원한다. 특이하게 중간을 가로지르는 프레임바가 없다. 타 차량대비 압도적으로 두꺼운 B필러에서도 볼수있듯이 볼보의 안전에 관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폴딩하지 않고 스키스루를 사용할수도있다.

넓은 트렁크 공간과 기본 장착된 롤스크린,전동 트렁크는 실용적이다. 차박 열풍으로 2열시트가 완전히 접히는 풀 플랫 기능을 선호하는 요즘 트렌드에 걸맞게 2열을 폴딩하면 완전히 평평해진다. 평균 신장의 사람이 누울 수 있는 길이가 나온다.

B&W(Bowers&Wilkins) 오디오 시스템은 환상적이다. 1460W 15개의 스피커는 별도의 오디오 튜닝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음질을 보여준다. 운전석으로만 사운드를 몰아줄 수 있는 기능이 백미이다.

오디오는 물리 버튼으로 빠르게 조작할 수 있다. 공조는 터치식이다보니 주행 중 조작이 다소 불편하다.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9인치로 작아 옹색해 보인다. 오래된 세월의 흔적이다. 터치반응이 빠르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지원한다. 또 SKT와 2년동안 함께 개발한 계기판과 연동되는 ‘T맵오토’를 적용해 타사 순정 네비게이션보다 편리하게 사용 할수있다.

12.3인치 디스플레이는 선명하지만 고정된 디자인테마는 자칫 지루할수있다.

계기판은 12.3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필요한 정보를 전달한다. 배터리 충전량, 순간연비, 주행보조시스템의 작동상황 등을 알 수 없는 점이 아쉽다. 전체적인 UX/UI에서 사용자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량 자체가 제한적이다. T맵 오토가 계기판과 연동되는 기능은 편리하나, 제한속도가 HUD나 계기판에 뜨지 않는다. 센터 디스플레이에서만 확인이 가능하다. 

우측으로 돌리면 시동이 걸린다.
현재 볼보 내연기관 모델은 모두 2.0 터보 가솔린 엔진 기반이다.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질감이 다소 거칠다. 미세한 진동 또한 실내로 유입된다. 250마력이라는 숫자가 더 이상 대단한 수치가 아닌 요즘 수입차에서  가속 성능은 평균 정도이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적극적이지 않고 출력을 약간 보조하는 선에서 그친다. 정차시 시동이 켜고 꺼지는 오토스탑(ISG) 기능을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이다. 연비 개선에도 별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 고속도로와 시내주행을 번갈아 지속했더니 최종 연비는 9.8km/l가 나왔다.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는 스포티한 빠른 변속과는 거리가 멀다. 일상 주행에서의 편안함에 초점을 맞췄다. 악셀을 떼고 타력 주행을 하면 저항없이 굴러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주행모드가 삭제된 것은 아쉽다.

내연기관임에도 특이하게 P(Parking)버튼을 누르고 문을 열고 하차하면 자동으로 시동이 꺼진다.

고속도로에서는 주행보조장치인 ‘파일럿 어시스트’ 완성도가 눈에 띈다. 앞차 간격조절과 차선 중앙 유지기능이 발군이다. 꽤나 깊은 곡선 진출입로를 지날 때도 안정적이다. 고속도로에서는 차선 변경을 제외하면 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이 가능하다. 

2열을 위한 별도의 공조 디스플레이는 직관적이다.

볼보는 리어 서스펜션에 리프스프링, 일명 판스프링을 적용한다. 화물차에 적용되는 방식과는 다른 형태다. 그래서인지 튀는 느낌이 강하다. 2열 승차감이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지만 운전하는 입장에서는 단단하다고 느낄 수 있다.

매끄럽게 닦인 도로에서는 적절한 도로 피드백을 제공한다. 가벼운 핸들링 탓에 요철이 있거나 고속에서는 속도감이 크게 느껴진다. 굽은 길에서는 전형적인 SUV의 둔한 움직임도 보여준다. 

XC60은 다소 떨어지는 파워트레인의 완성도나 과하게 탄탄한 승차감이 아쉬웠지만 다른 장점이 더 크게 다가온다. 빼어난 내외관 디자인, 완성도 높은 주행보조장치, 편리하고 빠른 인포테인먼트, 환상적인 오디오 시스템만큼은 가격을 뛰어넘는 확실한 매력이다.

 

안전성이 검증되고 잘생긴 외장 디자인, 넓은 2열 공간이 안전을 중시하는 패밀리카 SUV로 최적의 후보 가운데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가족을 생각하는 가장이라면 망설이지 않고 구매할만한 선택지다.

 

한 줄 평

장 점: 변치 않는 새차 같은 디자인, 동급 최강 오디오와 넉넉한 편의장비

단 점: 설득력이 떨어지는 다소 거친 엔진과 단단한 승차감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볼보 XC60 B5 인스크립션

엔진

2.0리터 가솔린 터보

변속기

8단자동

구동방식

사륜구동

전장

4,710mm

전폭

1,900mm

전고

1,645mm

축거

2,865mm

공차중량

1,925kg

최대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5.7kg.m

복합연비

9.8km/L

시승차 가격

6800만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