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네시스 GV80 부분변경..완벽에 디테일을 더하다
[시승기] 제네시스 GV80 부분변경..완벽에 디테일을 더하다
  • 김태현
  • 승인 2024.01.16 08:30
  • 조회수 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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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럭서리 브랜드 제네시스는 북미 시장에서 지난해 판매량이 6만9175대로 전년 5만6410대에 비해 22.6%나 급증했다. 또 안방인 국내에서도 총 12만6567대를 판매하며 안정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까지 한국산 럭셔리카는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고급차보다는 각종 편의장치와 럭셔리 소재를 잔뜩 쓴 고가차 대우를 받은게 사실이다. 동급 프리미엄 브랜드 모델과 비교해서 떨어지는 파워트레인과 하체의 완성도, 과한 장식 디자인, 부족한 헤리티지로 내수시장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현대차는 2015년말 이런 대중 브랜드의 고가차 한계를 넘어 전체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자 플래그십 차종이던 제네시스를 별도 브랜드로 승격시켰다. 이후 GV80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제네시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해 나갔다. G80, GV70, GV60 등 신규 모델을 투입해 연이어 성공시켰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성공으로 이끈 것은 SUV 라인업이다. GV70과 GV80은 세계 시장에서 럭셔리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찬사를 받았고 고급스러운 소재와 정갈한 디자인으로 비로소 한국적 럭셔리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V80은 2020년 처음 출시이후 3년만에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같은 그룹사인 현대차와 기아 처럼 내외장 디자인을 대폭 변경하는 것보다 소소한 디테일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을 선택했다. 워낙 전작 디자인이 좋아서다. 헤드램프는 G90 RS4에 들어간 MLA 방식의 LED로 바꿨으며, 제네시스 상징인 크레스트 그릴은 이중 매쉬 구조로 다듬어 더욱 디테일이 올라갔다.

 

시승차에 적용된 미우나 레드의 바디컬러는 큰 덩치의 중후한 SUV임에도 럭셔리한 이미지에 잘 어울린다. 메탈릭 색감과 깊은 펄감이 붉은색 대형차지만 가벼운 느낌이 아니다.

또한 기요세 패턴이 적용된 플랫한 디자인의 신규 알루미늄 엠블럼도 소소한 디테일의 변화다. GV80 전면 범퍼는 크롬 장식이나 에어 덕트같은 장식이 다른 제네시스 차량들 대비 거의 없는 수준이었지만 두터운 크롬 장식이 추가됐고 GV70과 비슷한 형상의 에어덕트 디자인으로넘 만 바뀌었다.

후면 머플러는 파워트레인 불문하고 전부 히든타입으로 변경해 머플러 팁을 몰딩 형태로 남겨뒀다. 단 쿠페형 모델을 추가해 테일램프 디자인을 변경하고 머플러 팁을 유지하는 등 스포츠 라인업 디자인을 확실히 구분지었다.

 

입체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휠 디자인도 새롭게 변경했다. 큰폭의 변화를 주기 보다 기존 안정적인 디자인의 디테일을 높혀 신차 분위기가 물씬난다.

실내는 한국적인 ‘여백의 미’에 하이테크 감성을 더했다. 편안하면서도 깨끗한 느낌을 강조한 수 평형 레이아웃을 다듬었다. 기존 14.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운전석에서 거리가 멀어 조작성이 떨어진다는 고객의 지적을 수용해 클러스터와 AVN 화면이 하나로 연결된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아쉬운 점은 27인치 디스플레이가 되면서 디스플레이의 상하 높이가 줄어들어 기존보다 넓은 느낌이 아니다. 애플 카플레이를 실행하거나 계기판 모드를 변경하면 중간에 필요 없는 여백이 상당히 넓게 보인다. 심리스 디스플레이를 확실하게 활용할 수 있는 UI/UX를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터치타입 공조 장치를 적용해 조작감을 개선하고 편의성도 높였다. 또 각도를 수직에 가깝게 변경해 햇빛에 반사되는 경우가 적다. 새롭게 디자인된 크리스탈 전자식 변속 다이얼(SBW)과 통합 컨트롤러는 야간에도 시각적 만족감을 극대화한다.

1, 2열 시트는 기존과 동일하지만 색상과 패턴을 변경했다. 시승차에 적용된 색상은 스모키 그린과 바닐라 베이지 투톤이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디자인에 잘 어울린다.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기존의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에서 뱅앤올룹슨 시스템으로 변경돼 더욱 섬세한 음향이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파워트레인은 기존 3.5L 트윈터보 6기통 그대로다. 쿠페 모델은 415마력으로 업 그레이드된 3.5L 트윈터보 e-SC 엔진을 탑재한 것과 달리 2.5L 가솔린 터보와 3.5L 가솔린 두 종으로만 운영한다. 기존의 3.0L 직렬 6기통 디젤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사실상 내수용으로 판매하다 지난해 단종했다.

 

3.5 터보는 380마력과 54kg.m의 토크로 2.2톤의 거대한 덩치를 부담없이 이끈다. 엔진 정숙성도 뛰어난데다 회전질감도 터보 엔진 답지않게 부드럽다. 변속기는 현대트랜시스 토크컨버터 방식 8단 자동변속기 그대로다. 구동방식은 뒷바퀴 굴림 방식을 기본으로 후륜 E-LSD를 포함한 마그나제 사륜구동 시스템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경쟁 모델이 무게 대비 경쾌한 가속력을 강조한 것과 달리 G80과 G90에서 느껴졌던 두터운 토크감이 더 돋보인다. 터보차저를 채용했지만 자연흡기 엔진과 유사한 출력 곡선도 그대로다. 전체적으로 매끄럽고 부드럽게 가속한다. 속도계 바늘은 기대 이상으로 빨리 올라가지만 체감되는 가속력과 속도체감은 적은편이다. 

 

100km/h 항속시 8단을 물리면 엔진 회전수는 1400rpm에 머문다. 200km/h가 넘는 속도까지 꾸준하게 가속하지만 무거운 무게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방음은 차체 전반 뿐만 아니라 앞유리와 모든 도어의 유리에 2중 접합유리를 적용해 동급 모델 중에 가장 정숙하다. 프리미엄 하이엔드 브랜드와 비교해도 아쉽지 않을 수준이다. 차 안에서나 외부의 소음을 최대한 차단해 일상영역 주행 시에는 소음이 거의 없어 고요한 주행이 가능하다.

가속시에는 뒷바퀴에 구동력이 더 강하게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앞머리가 쉬이 가벼워지는 일은 없다. G90의 3챔버 에어서스펜션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뒤 높은 완성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GV80 부분변경에 에어서스펜션이 장착되지 않은 게 아쉬울 뿐이다. 

 

2세대 엔진 마운팅 컨트롤 유닛, 횡풍 안정성 제어, 오토 터레인 모드 등 주행성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적용했다. 흡음 타이어와 흡차음재 보강, 테일 게이트 차음 성능 개선으로 기존 잘해오던 부분의 완성도를 더 끌어 올렸다.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맵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ADAS는 더욱 강력하고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스티어링 휠 터치만으로 경고 해제가 용이한 직접식 그립감지 시스템(HOD)을 채용해 사용성을 높혔다.

제네시스가 북미 시장에서 링컨과 인피니티, 아큐라 등을 제쳤다는 점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물론 위의 브랜드들이 최근 모기업의 경영 이슈, 전동화, 전략 변경으로 과거의 명성과는 달리 부진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날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가장 중요한 시장은 북미보다 중국이다. 

 

제네시스는 2021년 봄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거의 판매를 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전량 국내 생산분을 중국에 수출하다 보니 높은 관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상실로 유럽뿐 아니라 렉서스 같은 일본 프리미엄, 중국 토종 프리미엄에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링컨과 캐딜락은 중국 내수 생산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해 중국에서 최근 반미 감정과 관계없이 잘 팔린다.

 

제네시스는 GV80의 페이스리프트, GV80 쿠페 모델의 출시, G90의 풀체인지를 통해 모든 모델에 완성된 패밀리룩을 완성했다.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 만큼 촘촘한 라인업을 갖추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고객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하고 내외장 디자인, 소재, 성능 등 해외 브랜드와 견줄 만한 브랜드가 되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제네시스의 앞으로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한 줄 평

 

장점 : 나무랄데 없는 내외장 디자인, 뛰어난 정숙성

 

단점 : 부족한 파워트레인 선택폭과 에어서스펜션 부재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제네시스 GV80

 

엔진

3.5L 트윈터보 가솔린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AWD

전장

4940mm

전폭

1975mm

전고

1715mm

축거

2955mm

공차중량

2225kg

최대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kg.m

복합연비

7.9km/L

시승차 가격

94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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