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마니아, 오너 모두 만족하는 매력..BMW 530i Xdrive
[시승기] 마니아, 오너 모두 만족하는 매력..BMW 530i Xdrive
  • 김태현
  • 승인 2024.02.29 08:30
  • 조회수 1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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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로 SUV가 대세로 자리를 잡고 세단이 몰락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프리미엄 중대형 세단 시장은 여전히 견고해 보인다. 한국에서 제네시스 G80은 수입차에 견줄 만큼 비싼 고급차지만 잘 팔린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인 수입차를 꼽아보면 전부 E세그먼트 중형 준대형 세단이다.

 

BMW 5시리즈는 수입차 시장에서 베스트셀링 1,2위를 늘 다투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2만여대를 팔아 치우면서 1위인 E클래스의 2만3천여대를 바짝 뒤쫒았다. 준대형 세단이지만 날카로운 핸들링, 직결감이 우수한 파워트레인을 특징이다. 스포티한 주행성을 선호하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기본형 보다 블랙 하이그로시의 면적이 더욱 크다.

전기차가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 확실하지만 고급차 시장은 여전히 내연기관 모델이 더 잘 팔린다. 현재 한국에 판매중인 내연기관 5시리즈 라인업 중 가장 고급 모델이라 할수 있는 530i Xdrive M스포츠 패키지를 시승했다.

 

신형 5시리즈는 지나칠 정도로 커지고 화려해졌다. 5미터가 한참 넘는 5m6cm 길이로 2세대 전 7시리즈 숏바디에 준하는 덩치를 가졌다. 외관 디자인이 거의 동일한 전기차 모델도 함께 출시됐다. 모든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에는 11마력의 전기 모터가 출력을 보태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달았다.

 

디자인은 2000년대 중후반을 풍미했던 5세대 5시리즈 E60 인상을 닮았다. 우연의 일치인지 코드네임도 G60, E60으로 앞글자만 다르다. E60의 전매 특허인 날카로운 눈매가 똑같다. 하지만 전반적인 인상은 다르다. 5세대는 매끈한 바디라인과 우아한 캐릭터 라인이 기본이었다. 8세대는 각지고 다부진 캐릭터라인이 특징이다.

LED 헤드램프는 레이저 헤드램프 만큼 밝다.

헤드램프를 자세히 보면 BMW 디자인 특징 중 하나인 코로나 링을 세로선 두개로 단순화 했다. 프로젝션에는 푸른색 플라스틱 몰딩을 둘러 전동화 모델 분위기를 풍긴다. 시승차는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돼 넓은 에어 인테이크와 공격적인 범퍼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신형 7시리즈에서 너무 크다는 비판이 나오는 키드니 그릴은 무리해서 키우지 않았다. 분명 전작 대비 커진 것은 확실하나 최근 출시된 BMW를 생각해보면 우악스러운 느낌이 아니다. 그릴은 때에 따라 흡입구를 닫아 공기저항을 개선해주는 액티브 셔터가 장착되어 있다. 또한 테두리에 LED 램프를 둘러 야간에도 BMW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

뉴 5시리즈는 동급 중형 세단 최대 길이다. 전장이 5m를 훌쩍 넘긴 5060mm에 달한다. 기존 모델 대비 길이 95mm, 폭 30mm, 높이가 35mm 증가했다. 휠베이스도 20mm가 길어져 실내 공간이 넓어졌다.

 

측면으로 넘어오면 5미터가 넘는 차체 부피감이 체감된다. 또한 1500mm가 넘는 전고로 인해 5시리즈보다는 6시리즈라고 불러도 될 만큼 풍만하다. 이번 5시리즈는 전기차 플랫폼을 공용하다 보니 배터리의 탑재공간 확보를 위해서 전고가 높아졌다. 기존의 내연기관 모델보다 사이드스커트의 높이가 높다. 동시에 DLO 라인이 높아져 도어의 면적 또한 상당하다.

 

BMW 디자인에서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극단적으로 짧은 프론트 오버행을 꼽을 수 있다. 신형 5시리즈는 전륜구동 플랫폼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길게 뽑아낸 프론트 오버행이 생뚱맞다. 이는 신형 7시리즈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이다. 타 브랜드 보다 유온, 수온을 높게 설정하는 BMW의 특성상 엔진 내구성과 냉각성능에서 큰 비판을 받던 것을 개선하기 위해 냉각 시스템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결과가 아닌가라는 추측을 해본다.

B필러 기둥에도 '5' 음각이 파여있다

도어에는 히든타입 도어캐치를 달아 매끈하게 마무리했다. BMW 디자인 특징 중 하나인 C필러 호프마이스터 킨크 형태는 최대한 유지하고 DLO 몰딩을 오페라글라스 뒤쪽으로 이어 5시리즈 상징인 ‘5’를 음각으로 새겼다.

 

후면은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됐지만 머플러 팁을 숨겼다. 대신 공격적인 형태의 디퓨저는 살아남았다. 디퓨저 중앙에는 후진등이 들어온다. 테일램프 디자인은 기존 대비 얇고 심플한 형상으로 바뀌었다.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수 있겠다. 워낙에 전작이 뮌헨의 신사처럼 잘 생기기도 했거니와 8세대 5시리즈는 BMW가 기존에 주던 인상과 확연히 다르다. 후드 높이가 높아져 차체 크기가 커진 것도 한눈에 체감된다. 날카롭고 과격한 터치가 돋보이지만 7시리즈 대비 안정적인 느낌이다. 

인테리어는 화려하게 변신했다. 1열 전반을 감싸는 인터렉션 바는 엠비언트 라이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각적 정보를 제공한다. 비상등을 켜면 인터렉션 바 전체가 3회 정도 붉은 색으로 점멸된다. 두텁게 자리한 인터렉션 바 아래에 얇게 송풍구를 숨겼다. 조작부도 아래쪽으로 숨기면서 깔끔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전체적으로 7시리즈 인테리어 요소를 적극 채용해 고급감을 극대화했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하나로 이었다. 커브드로 약간 휘어 운전자 쪽을 바라보고 있다. 크기가 크고 화질이 좋은데다 반응 속도도 꽤나 빠르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역시 무선으로 지원한다. 다만 UX/UI 사용성은 그다지 직관적이지 못하고 지나치게 화려한 그래픽에만 집중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겠다.

화려한 인터렉션바 뿐만 아니라 메탈 컬러의 트림과 블랙 하이그로시, 크리스탈, 가죽, 우레탄의 적절한 혼용과 기하학적인 디자인 패턴을 통해 미래적인 고급스러움을 완성한다. 각 소재의 질감과 마감이 좋은 편이다.

기어 쉬프터는 토글식으로 변경되었으며 P 버튼이 사라졌다. 시동을 끄거나 주차브레이크 체결, 도어를 열면 자동으로 P단에 들어가는 식이다. i드라이브 다이얼과 시동버튼, 볼륨 노브 등 크리스탈 디자인을 적용해 고급스럽다. 다만 기어 쉬프트를 포함한 i드라이브 주변부는 반사도가 높은 크리스탈과 하이그로시로 마감해 대낮 햇빛이 지나치게 반사된다는 단점이 있다.

시트 소재는 부드러운 가죽으로 마감했고 패턴도 고급스럽다. 비판이 많던 시트 착좌감도 부드럽게 개선해 장시간 주행에도 편안하다. 넓고 커진 실내공간 덕에 레그룸과 헤드룸이 확보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바짝 서 있는 등받이 각도가 아쉽다.

 

2열에는 뒷유리 전동식 커튼이 자리하고 있고 좌우 도어 커튼은 수동으로 조작된다. 시트백에 장착된 C타입 포트 각 1개씩과 중앙 콘솔에 위치한 포트 총 2개를 합해 4개의 C타입 포트를 갖췄다. 공조기는 2열에서 조작할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를 장착해뒀다.

차명은 530i지만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탑재된 게 10년 전의 일이지만 아직도 이러한 네이밍 체계가 어색한 것은 사실이다. BMW 4기통 라인업에 폭넓게 적용되는 B48 엔진에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결합, 258마력에 40.8kg.m의 토크를 낸다. ZF의 8단 스탭트로닉 트랜스미션과 결합해 네 바퀴를 굴린다.

 

시동을 걸면 냉간시에는 약한 진동을 보여주지만 소음 수준은 미약하다. 수온과 유온이 안정되면 부드러운 회전 질감이 스티어링과 페달을 통해 전해진다. 방음 수준이 좋다보니 페달을 깊게 밟지 않으면 큰 소음은 유입되지 않는다.

 

가솔린 엔진이지만 토크가 높은데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적용으로 아쉽지 않은 초반 토크와 출발 가속을 보여준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는 없지만 좌측 -패들을 길게 당기면 10초간 최대성능을 내는 부스트 모드가 작동된다. 제원상 정지상태에서 100km/h 까지 단 6.1초만에 가속하며 최고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된다.

시원시원한 가속력과 함께 영민한 트랜스미션은 만족감이 좋다. 일반적인 모드에서는 반응속도가 그다지 빠릿하지 않지만 스포츠모드에서는 반응속도가 빨라지고 재가속을 준비하기 전 다운쉬프트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등 완성도가 높다. “차체 크기가 커진 만큼 늘어난 무게가 성격을 해하지 않았을까?” 란 생각은 짧은 코너를 빠르게 탈출함과 동시에 사라졌다.

 

커진 차체가 부담스러울 때가 있지만 BMW 예비 오너가 바라는 날카로운 코너링 감각은 여전하다. 보닛이 길어졌지만 엔진을 차체 안쪽까지 깊숙히 집어넣은 설계로 인해 앞머리는 가볍게 돌아나간다. 뒷바퀴 또한 응답성이 좋다. 출력이 덩치와 무게에 비해서 넉넉한 편이 아니다보니 과감하게 진입해도 안정적으로 코너를 돌아나가 컨트롤하는 재미가 있다.

 

아쉬운점은 스티어링 피드백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전자식 하이드로백 브레이크를 적용하다보니 브레이크 페이드 시점을 정확하게 읽기 어렵다. 대형에 가까운 차급과 프리미엄 세단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운동 성능에 있어서는 충분히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스포츠모드에서 바짝 조인 신발끈을 풀어내 듯 일상적으로 주행하면 부드러운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요철에서는 적당한 피드백만 남긴 채 부드럽게 넘어가고 출렁거리는 감각이 적어 멀미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이는 2열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전세대에 비해서 확실히 뒷자리 승객을 배려하는 세팅인 셈이다.

 

연료 효율은 공인연비 11.1km/L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고속도로에서는 13~14km/L, 시내 환경에서는 8~9km/L 수준을 보여준다.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적용되었지만 어디까지나 파워트레인 질감, 성능 개선의 목적이 크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판매가 골몰하던 BMW가 예전과 같은 드라이빙 재미를 찾는 모습으로 돌아온 것은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그러면서도 동급 모델과 다른 확실한 색깔을 다져나간다.

 

신형 5시리즈는 차급을 뛰어넘는 날카로운 주행 성능을 갖춰 마니아 니즈도 어느정도 충족한다. 거기에 넓어진 실내공간과 편안한 승차감, 미래적인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겸비해 대중적인 니즈도 포용하려 노력했다. 5시리즈를 주축으로 올해도 BMW가 한국 시장에서 1위를 수성 할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 줄 평

 

장점 : 편안하면서도 날카로운 주행감각은 여전하다..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

 

단점 : 호불호가 갈리는 외관 디자인, 취향에 따라 과하다 느껴질 인터렉션바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BMW 530i Xdrive M sports package

 

엔진

2.0L 가솔린 터보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AWD

전장

5060mm

전폭

1900mm

전고

1515mm

축거

2995mm

공차중량

1905kg

최대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40.8kg.m

복합연비

11.1km/L

시승차 가격

877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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