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전문 매체 신랑치처(新浪汽车)가 흥미있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중국 자국 자동차 및 관련 부품에 대한 중국인의 인식 조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중국 사람들은 자국 제품에 대한 인상이 별로 좋지 않다고 한다.

중국이 자동차와 타이어를 생산한 기간을 보면 그렇게 짧지도 않다. 심지어 한 연구에서는 외국 타이어와 비교해봐도 중국 타이어가 크게 성능적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왜 중국 사람들은 자국의 타이어나 자동차를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신랑치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국 사람들이 자국 제품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심리적 요인이다. 같은 조건의 제품이여도 ‘국산’이라고 적혀 있으면 품질 등이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자동차를 잘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똑 같은 두 종류의 차량을 놓고 하나는 ‘국산’이라고 표기하였고 다른 하나는 ‘수입’이라고 표기한 뒤 어느 차량이 더 우수할지를 물어본 결과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입 이라고 표기한 차를 골랐다. 

이처럼 국산제품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서 조금만 가격이 올라가도 체감 인상분은 훨씬 비싸게 느껴진다. 이런 현상 때문에 국산 제품을 사지 않는 경우도 있다.

타이어가 대표적인 예다.

중국인의 상당수가 자국 타이어는 너무 비싸서 안 산다고 답한다. 타이어 한 개의 가격은 500위안 (한화 약 8만원) 정도 다. 동일 성능의 외국 타이어는 하나에 700위안 (한화 약 11만원)인데도 이 타이어를 구입한다. 

중국인들 입장에서 보면 중국산 타이어는 품질이 좋지 않은데 500위안이나 하는 것이고 외국 제품은 700위안이라는 가격을 하는데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성능을 평가해 본 결과 두 제품은 거의 비슷했다. 단지 국산과 수입에 대한 인식 차이가 가격 뿐만 아니라 제품의 성능까지도 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런 불리한 인식에 대해 중국 타이어 업계는 기존 인식을 바꾸려는 광고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국산 제품은 품질적으로 안 좋다더라, 불량이라더라, 타이어를 산지 하루 만에 펑크가 났다" 등  소위 ‘카더라’ 소문이 많다. 그러나 이는 본인이 직접 겪은 현상이 아니라 내 지인이, 주변 친구가 그랬다더라는 소문이 대부분이다.

사실상 중국산 타이어는 해외 기업의 제품과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는 평가를 받은 지 이미 수년 전이다. 거기에 가성비까지 훌륭해 최근 한국에서도 중국산 타이어 판매가 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중국이 이러한 기술력을 보유하기까지 오랫동안 쌓아온 ‘짝퉁의 나라’, ‘겉모습만 훌륭하고 내용은 불량’이라는 기존의 불신 이미지가 아직도 강해 자국민들한테까지 저평가 받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인식은 최근 한국에서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는 것과 비교해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가장 큰 숙제는 자국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환골탈태’가 아닐까 싶다.

김성민 에디터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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