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내차팔기’ 중고차 앱 써보니..후려치기 심하네
[설특집]’내차팔기’ 중고차 앱 써보니..후려치기 심하네
  • 제갈원 에디터
  • 승인 2020.01.25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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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내 차 팔기' 업체 애플리케이션
다양한 '내 차 팔기' 업체 애플리케이션

지속되는 경기 부진으로 중고차 시장이 급성장한다. 지난해 중고차 거래 대수는 400만대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신차 거래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시장에는 중고차 매물이 그야말로 '쏟아져' 나온다. 특히 씀씀이가 커지는 설연휴 전후로 중고차 거래가 많이 이뤄진다. 

요즘 중고차 매매는 온라인 거래가 대세다. 스마트폰 앱도 여러 종류다. 중고차 업자와 소비자 간 ‘정보의 비대칭’으로 종종 손해를 보기도 했던 중고차 처분 과정이 다양한 ‘내 차 팔기’ 서비스의 등장으로 훨씬 간단해지고 예전보다 투명해졌다. 이전에는 신차구입, 목돈 마련 등을 이유로 기존에 타던 차를 처분해야 할 때, 알음알음 중고차 매매상을 소개받아 거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시세 조회, 비교견적 등의 정보를 다양한 업체의 웹사이트나 전용 모바일 플랫폼(이하 앱)을 통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카가이 에디터들이 지난해 하반기 직접 ‘내 차 팔기’ 중고차 매매 앱 서비스를 이용해 차량을 매각해봤다. 중고차 거래 인지도가 높은 업체 세 곳을 선정했다. 판매 차량은 2016년식 쉐보레 스파크다. 같은 연식, 등급, 비슷한 주행거리의 동일 차종이 당시 85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었다.  

헤이딜러 앱을 통한 서비스 과정(화면 캡처)
헤이딜러 앱을 통한 서비스 과정(화면 캡처)

가장 활발한 SNS광고를 펼치는 헤이딜러는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손쉽게 신청이 가능했다. 간단한 차량 정보와 함께 옵션 및 파손 여부, 직접 촬영한 차량 사진을 업로드 하면 48시간 동안 제휴 딜러를 통해 실시간 견적을 제공받을 수 있다. 입찰한 딜러 개인의 판매 정보와 평가도 확인이 가능했다. 견적을 비교해보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 딜러를 선정해 판매 요청을 하면 된다. 신청 및 판매 과정에서 자가 부담 수수료는 없다.

카가이는 최고가인 770만원을 제시한 딜러에게 판매 요청을 했다. 곧이어 해당 딜러가 연락을 했고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정해 방문 일정을 잡았다.

앱을 통해 사전 정보를 제공했지만 현장에 도착한 딜러가 차량을 한번 더 살펴보고 추가 감가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사전 등록 화면에 특정 옵션 여부나 흠집 등 세세한 내용을 고지하지 않았다면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감가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카가이의 스파크 역시 감가를 피할 수 없었다. 후방카메라, 애플 카플레이 등을 이용할 수 있었던 ‘마이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내비게이션’ 항목에 체크한 것이 화근이었다. 매일 스마트폰을 연결해 순정 내비게이션처럼 사용하다 보니 벌어진 착오였다.

현장에 도착한 매입딜러가 차량을 구석구석 살펴본다(헤이딜러 광고화면)
현장에 도착한 매입딜러가 차량을 구석구석 살펴본다(헤이딜러 광고)

여기에 하체 앞부분 생각도 못한 작은 흠집을 찾아냈고 이를 포함한 감가는 예상보다 컸다. 무려 70만원 깎인 700만원을 제시했다. 최고가에서 현저히 낮은 금액으로 결국 판매를 보류했다. 일단 높은 가격으로 입찰한 뒤 현장에서 크게 감가해 매입하는 식으로 앱을 악용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관련 댓글에도 그런 불만이 꽤 많았다. 헤이딜러는 ‘부당 감가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이를 방지하고 있으나 판단 기준이 모호할뿐 아니라 사실상 작동도 쉽지 않았다. 생색내기 서비스라고 해야 할까.

단 매각을 결정했다면 이후 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미리 준비한 매도용 인감, 차량등록증 원부와 함께 차량을 양도하면 판매 대금이 바로 지급된다. 빠르면 3일 이내에 모든 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현장에 도착한 진단평가사가 차량을 살펴본다(AJ셀카 광고)

두번째로 찾은 곳은 실시간 경매를 통해 비교견적을 제공하는 AJ셀카다. 헤이딜러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간단한 차량정보를 입력하고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다. 해피콜을 통해 원하는 장소와 일정을 선택하면 된다. 헤이딜러와 마찬가지로 신청과 판매에 요구되는 수수료는 없다. 이전에는 판매 대금의 1.1%(최저 11만원~최대 33만원)를 수수료로 납부해야 했으나 지난해 12월 1일부로 고객수수료를 완전히 없앴다. 수수료를 받으면 사실상 이용을 하지 않아서다.

매입 딜러가 현장에 방문했던 타 업체와 달리 AJ셀카에 소속된 전문 중고차 진단평가사가 방문해 차량을 구석구석 살펴보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인력이다 보니 차주가 미처 알지 못했던 감가 요인도 구석구석 체크한다. 때문에 추후 매매과정에서 감가가 일어날 확률이 거의 없었다.

평가사가 다녀간 익일 오후, 제휴 딜러들이 참여하는 실시간 경매가 진행된다. 경매 시작 전 AJ셀카로부터 경매를 관전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받아 실시간으로 입찰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경매는 3시간 동안 진행된다.

AJ셀카 실시간 경매 화면(화면 캡처)
AJ셀카 실시간 경매 과정(모바일 화면 캡처)

카가이 스파크의 경매시작가는 559만원이었다. 경매는 ‘시작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천천히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렇게 결정된 최종 낙찰가는 676만원. 실거래가와 거리가 너무 멀어 당연히 판매를 보류했다.

낙찰금액을 확인한 뒤 해당일 영업시간 내에 판매 여부를 결정해야한다. 좋은 말로 '속전속결'이지만 여러모로 급하게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만약 판매 여부를 결정했다면 2영업일 이내에 매도용 서류와 함께 탁송기사에게 차량을 인도해야 한다. 판매 결정 후 취소한다면 30만원의 위약금이 발생하며, 같은 차량을 재 출품할 시에는 3만3000원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추후 감가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기에 최종 낙찰가가 곧 판매 대금이라고 봐도 무방하지만 시세보다 턱없이 낮은 금액에 경매가 시작되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금액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짧은 경매 시간이 경우에 따라서 입찰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겠다는 의구심도 들었다.

SK엔카 판매 광고 게시(SK엔카 웹화면 캡처)

마지막으로 선택한 업체는 대표적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 SK엔카다. SK엔카 역시 AJ셀카와 비슷한 방식의 실시간 경매 서비스인 ‘비교견적’ 프로그램(1건당 2만4000원의 수수료 발생)을 운영중이나, 전통적이고 저렴한 서비스인 ‘셀프 등록’을 이용했다.

SK엔카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 광고를 올려놓고 구매자의 연락을 기다리는 구조다. 디테일한 차량 사진과 설명창에 강조 문구를 적어 넣은 뒤 게시글을 올리는 데만 2만4000원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신청과 판매과정에서 수수료가 없는 타 업체들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우대등록’으로 불리는 프리미엄 광고상품을 추가로 구매하면 상단 노출, 제목 강조 등 기능이 추가돼 내 게시글의 노출을 높일 수 있다. 만일 아무런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는다면 기약 없는 기다림의 연속이 이어진다.

광고상품으로 노출을 늘릴 수 있으나 비용이 큰 편(SK엔카 웹화면 캡처)

디테일한 차량 소개와 강조 문구,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가격을 적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카가이 스파크는 처음 840만원으로 게시했으나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 결국 가격을 야금야금 깎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790만원까지 내리자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주로 개인보다는 현직 중고차 딜러에게 문의가 온다. “조금 깎고 파시라”는 식의 설득이 대부분이다.

결국 납득 가능한 가격을 제시한 현직 딜러에게 차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최종 판매 금액은 750만원, 사용한 세 업체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이런 식으로 판매하기까지 4주의 시간이 소요됐다.

가격을 내리니 그제서야 연락이 오기 시작
가격을 내리니 그제서야 연락이 오기 시작(SK엔카 웹화면 캡처)

비슷한 서비스지만 직접 사용해보니 업체별로 장단점이 뚜렷하다. 실시간 비교견적 형 상품은 평균 3일 이내에 차량 처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속하고 편리하지만 사실상 원하는 가격을 받기는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다. 일반적인 중고차 매매상 거래가와 차이가 크지 않을 정도다. 개인거래 상품의 경우 원하는 가격에 가까운 금액으로 판매가 가능했지만 결과적으로 기간이 오래 걸렸다. 그 사이 차량을 사용하게 되면서 주행거리 증가, 사고 위험 등 추가적인 감가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경매나 딜러를 통한 매각 시 내 차의 판매시세보다 꽤나 낮은 금액을 제시 받게 된다. 이는 중고차 딜러의 영업이익 뿐만 아니라 매입한 차량의 외형을 복원하고 광택을 내는 ‘상품화’ 비용, 차량 보관비, 광고비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 차의 판매 시세와 비슷한 가격에 팔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한 5% 정도 저렴하게 내놓으면 좋다. 별도의 상품화 비용이 필요하지 않은 개인간 직거래 시에는 이보다 조금 더 좋은 가격에 판매될 가능성이 크다.

시세 등의 정보를 알기 쉽지 않아 종종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던 이전 중고차 매매 과정에 비해 지금은 훨씬 편리하게 내 차를 팔 수 있다. 다양한 업체가 등장해 저마다의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수수료가 무료인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진행해 견적을 비교해보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을 위한 방법일 수 있겠다. 하지만 전형적인 후려치기는 피할 수 없나 보다. 중고차 매매라는 게 100년 역사 동안 그래왔다. 앱이 투명성을 강화한다지만 사람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중고차로 팔려는 사람은 비싸게, 사려는 사람은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게 중고차 매매의 역사다. 과거도 지금도 앞으로도 이건 변치 않는다. 앱 서비스가 편할지언정 투명성과는 거리가 먼 이유다.

제갈원 에디터 won.jegal@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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