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부자’ 국산차도 항복…반도체 대란에 마이너스 등장
‘옵션 부자’ 국산차도 항복…반도체 대란에 마이너스 등장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02.16 09:00
  • 조회수 29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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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8
기아 K8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심화하면서 부작용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반도체 수급 불안정으로 자동차 생산라인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사태도 발생한다. 완성차 업계는 잔뜩 주문을 받아 놓고도 생산 부족에 따라 판매량이 감소한다. 수입차나 국산차 가릴 것 없다. 이렇다 보니 신차 할인 프로모션도 크게 줄었고 오히려 신차급 중고차 가격에 웃돈이 붙을 정도다. 반도체를 많이 사용하는 특정 옵션을 빼고 출고를 서두르는 브랜드도 등장한다. 어떤 옵션이 사라지는지 브랜드 별로 정리해봤다.

기아 K8 마이너스 옵션
기아 K8 마이너스 옵션

기아 K8과 K8 하이브리드의 경우 특정 옵션을 제외하면 출고가 당겨진다. 후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와 원격 스마트 보조를 빼면 40만원이 저렴해짐과 동시에 조금이나마 빠르게 차를 받을 수 있다.

카니발은 출고 초기 스마트 파워 슬라이딩 도어 열림/닫힘 기능이 빠진 스마트키를 선지급했다. 3개월 후에는 모든 기능이 적용된 스마트키를 무상으로 줬다. 현재는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를 제외하면 40만원을 깎아주는 마이너스 옵션을 운영하고 있다.

쉐보레 트래버스 마이너스 옵션
쉐보레 트래버스 마이너스 옵션

이번에 출시한 쉐보레 트래버스 역시 마이너스 옵션을 적용했다. 앞서 언급한 기아 카니발이나 K8과 다소 다른 방식이다. 시트 열선 및 통풍 기능 미작동과 주차보조 기능을 마이너스 옵션으로 운영하고 있다. 각각 6만원씩 차량 가격에서 빠진다. 추후 반도체 수급이 안정되면 해당 기능을 무상으로 장착해준다는 방침이다.

포르쉐 역시 쉐보레와 동일한 방식의 마이너스 옵션을 진행한다. 전동식 텔레스코픽 기능을 제외하고 차량을 출고한 뒤 추후 반도체 수급이 안정화되면 무상으로 달아준다.

메르세데스-벤츠 로고
메르세데스-벤츠 로고

국내 수입차 시장을 장악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3사의 사정도 비슷하다. 지속적인 반도체 수급 문제로 판매량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먼저,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중순부터 일부 차종에 대해 LTE 통선 모듈을 제외한 채 출고했다. 해당 모듈이 없으면 SOS 기능,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 시동과 같은 커넥티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이 삭제된 모델도 있다. 편의사양을 삭제한 채 출고를 진행하면서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자 벤츠코리아는 현재 일부 모델 출고를 중단했다.

BMW 6시리즈
BMW 6시리즈

BMW는 6GT 모델에 서라운드 뷰 기능을 삭제하고 출고하고 있다. BMW는 반도체 수급 상황에 따라 옵션을 유연하게 운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옵션 유무에 따라 차량 가격을 인하하거나 다른 옵션을 추가하는 등의 대책이다.

아우디는 일부 차종에서 전동식 텔레스코픽과 무선충전 등의 기능을 제외하고 있다. 이 역시 반도체 수급 문제에 따른 조처다.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테슬라는 소비자에게 사전 고지없이 옵션을 삭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부터 인텔의 아톰 칩 대신 AMD의 라이젠 칩을 적용하면서 차량에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십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반도체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소비자에게 별도의 고지를 하지 않고 두 가지 칩을 혼류 생산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내 차에 적용된 칩의 종류를 알기 위해선 출고 담당자에게 전화나 이메일을 보내 직접 확인해야 한다.

지난해 말에는 국내 출고된 모델3와 모델Y에 적용되는 USB 포트를 제외해 문제가 생겼다. 충전용 USB 포트뿐 아니라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도 동시에 삭제된다. 미국에서는 와이퍼 결빙 방지 장치가 빠진 모델도 발견됐다. 소비자에게 고지를 하지 않은 채 차량을 판매한 테슬라의 대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반도체 수급 불안이 지속되면서 이전에는 없었던 기현상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 수급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의 상황을 미뤄보면 하반기에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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