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부활한 경량 로드스터 벤츠 SL43..F1 전기터보 장착
60년 만에 부활한 경량 로드스터 벤츠 SL43..F1 전기터보 장착
  • 전우빈
  • 승인 2022.04.09 14:00
  • 조회수 3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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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AMG SL 43

메르세데스-AMG는 지난해 고성능차의 대명사인 7세대 SL을 공개했다. 단종된 S클래스 쿠페와 카브리올레를 대신할 모델로 4세대처럼 2+2 시트와 소프트 톱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7세대 공개 당시에는 V8 4.0L 엔진을 장착한 SL 55 4매틱+와 SL 63 4매틱+를 선보였다. 그리고 지난 6일(현지 시각) 4기통 SL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1963년 단종된 4기통 SL 이후 60년 만이다.

메르세데스-AMG의 새로운 4기통 카브리올레 이름은 SL 43이다. AMG 모델이라 이름도 그들의 작명법을 따랐다. 이전까지는 벤츠와 AMG, 투 트랙으로 나뉘었다. 7세대부터는 AMG 모델로만 출시한다. 외관은 작년에 출시한 상위 모델과 큰 차이 없다.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 긴 보닛 등 SL 특유의 비율을 보인다. AMG 상위 모델 특징인 각진 배기구 대신 원형 배기구가 장착되고 뒤 범퍼 형상이 좀 더 매끄럽게 다듬은 점이 다르다. 휠은 19인치 휠이 기본이다. 옵션으로 8기통 모델과 같은 디자인의 20인치와 21인치 휠을 선택할 수 있다.

오랜만에 적용된 소프트 톱은 다양한 장점이 있다. 이전 모델의 하드 톱과 비교해 구조적으로 단순해지면서 무게를 21kg 줄였다. 또 접었을 때 지붕이 차지하는 공간도 줄였다. 신형 SL이 2+2 시트로 나올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소프트 톱을 여닫을 때 15초가 걸리며 시속 60km까지 작동한다. 센터 콘솔의 버튼 혹은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조작할 수 있다. 개폐가 진행되는 동안 디스플레이에 애니메이션으로 현재 진행 상황을 보여준다.

7세대 SL 클래스는 신규 플랫폼인 MSA(Modular Sports Architecture)가 적용된다. 새 플랫폼은 강철과 경량 알루미늄, 복합섬유, 마그네슘 등을 사용해 만들었다. 비틀림 강성은 기존 모델 대비 18% 증가했고 횡 강성은 AMG GT보다 50% 높다. 차체 무게는 270kg으로 가벼운데다 무게중심이 낮아 SL 특유의 드라이빙 재미를 선사한다.

SL 43 보닛 아래에는 직렬 4기통 2.0L 엔진이 장착된다.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48.9kg.m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4.9초가 필요하다. 2리터 엔진이지만 400마력 가까운 힘을 내뿜는다. 비결은 F1 머신에 적용하는 전기 터보차저를 달았기 때문이다. 터보차저 원리는 배기가스로 터빈을 돌리고 이 힘을 이용해 공기 압축을 더 강하게 해 엔진에 공급한다. SL 43에 사용한 전기 터보는 배기가스가 터빈을 돌리기 전에 터빈을 미리 돌려 효율을 더 높였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낮은 RPM에서 더 높은 토크를 발휘할 수 있다. 또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제동을 해도 부스트 압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터보랙’을 최소화해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 SL 43에 적용된 전기 터보차저는 현재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팀이 F1에서 사용하는 기술이다.

2.0L 엔진과 전기 터보 조합으로도 충분하지만 AMG는 2세대 벨트 구동 스타터 제네레이터(RSG)를 달아 출력과 효율성을 더했다. 48V 전기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RSG는 상황에 따라 14마력을 더해준다. 얼마 전 국내 출시한 신형 C클래스도 비슷한 기능을 갖췄다. 2세대 RSG는 출력 보강 이외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능까지 갖춰 연료 효율성을 높인다. 변속기는 AMG 스피드시프트 MCT 9단이 장착된다. 구동 방식은 후륜이다. 낮은 배기량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덕분에 휘발유 1리터당 10~11km(WLTP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400마력에 가까운 출력을 내뿜는 오픈 톱 로드스터 성격을 고려하면 연료 효율이 꽤 괜찮다.

실내는 상위 모델과 같다. 벤츠가 최근 보여주는 최신 인테리어 디자인을 보여준다. 터빈을 형상화한 송풍구 사이로 디지털 계기반과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최신 MBUX가 탑재된다. AMG 모델로 나온 만큼 ‘AMG 퍼포먼스’, ‘AMG 트랙 페이스’ 등 전용 메뉴도 갖췄다. 운전대는 AMG 퍼포먼스 스티어링 휠이 장착된다. 시트가 4개지만 2열은 비좁아 보인다. 벤츠는 2열 공간이 이전보다 실용성이 좋아졌다고 강조한다. 2열을 적재 공간으로 사용하면 골프백 2개를 넣을 수 있다.

SL 43은 엔트리 모델이지만 강력한 성능과 뛰어난 외관까지 SL 클래스가 추구하는 가치를 모두 지녔다. 생각 외로 높은 연료 효율도 특징이다. 상위 모델과 디자인 차이도 거의 없다. 국내 출시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10월 공개한 SL 55 4매틱+와 SL 63 4매틱+는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SL 43 가격대는 1억 원대 중반이 예상된다. 

전우빈 에디터 wb.jeon@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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