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덕분 회복세 경차 시장..3년만에 10만대 돌파한다
고유가 덕분 회복세 경차 시장..3년만에 10만대 돌파한다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22.04.13 09:00
  • 조회수 1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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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판매 중인 경차
국내 판매 중인 경차

캐스퍼를 앞세운 경차 시장 회복세가 뚜렷하다. 경차는 작년과 재작년 2년 연속 10만대 판매를 실패했다. 모델들이 노후화되고 소형 SUV의 강세에 밀린 것이 이유다. 그간 보지 못했던 생소한 경형 SUV와 기존 모델들의 가성비가 돋보이면서 경차 시장이 부활의 날갯짓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3월 초부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경차 인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캐스퍼는 그동안 소외됐던 경차에 대한 관심을 돌리는 기폭제가 됐다. 해치백, 박스카와 같은 흔한 경차가 아닌 국내 첫 경형 SUV다. 출시 당시 비싼 가격이 단점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국내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 트렌드가 바뀌면서 캐스퍼 구매도 늘었다. 기존에는 싸더라도 큰 차를 중시하는 문화가 우세했지만 최근에는 크기가 작더라도 옵션을 대부분 선택해 가격이 비싼 차를 구매하는 패턴이 자리 잡고 있다. 캐스퍼 역시 이런 흐름에 맞춰 개발된 차량이다. 경차지만 트랙션 컨트롤, 차선 중앙 유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운전석 통풍시트 등의 호화스러운 편의장비들이 모두 들어갔다. 더불어 귀여운 디자인은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기에 충분했다. 1열까지 풀폴딩되는 신기한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최근 유행인 차박을 위한 기능이다.

현대차 캐스퍼 밴
현대차 캐스퍼 밴

그 결과 올해 1분기 경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가 됐다. 꾸준히 월 3000대를 넘게 판매해 1만977대를 팔았다. 3~4개월에 달하는 대기가 캐스퍼의 인기를 말해준다. 최근에는 2인승 밴 모델과 내년에는 전기차 버전 출시를 앞둔 상태다.

기아 레이 1인승 밴
기아 레이 1인승 밴

레이는 출시한지 12년이 넘은 노후 차량이지만 요즘 인기가 상종가다. 최근 캠핑, 차박 등의 레저 활동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레이 판매량도 함께 늘었다. 작년부터 꾸준하게 월간 3000대 이상을 판매 중이다. 국내에는 처음으로 1인승 밴 모델이 나왔다. 단종된 다마스의 역할을 대신한다. 1인 캠퍼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올해는 3개월 동안 1만382대를 판매하며 근소한 차이로 캐스퍼에 이어 경차 2위에 올랐다. 작년에는 처음으로 모닝 판매량을 앞서기도 했다.

레이는 2017년 한 번의 부분변경만 거쳤다. 편의장비가 부족한 게 가장 큰 흠이다. 값도 꽤 비싼 편이다. 그럼에도 넓은 실내공간이 이런 단점을 상쇄한다. 올해 하반기 2번째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공개될 예정이다. 빈약한 편의장비 보강에 주력한다. 

The 2022 모닝
The 2022 모닝

3위는 기아 모닝이다. 기존 정통 경차가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모닝은 1분기 동안 6793대를 판매했다. 3월(3559대 판매)부터는 비교적 회복세에 들어섰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으로 대부분의 차량들의 대기가 늘어났지만 모닝은 예외다. 내비게이션만 추가하지 않는다면 1개월 대기가 전부다.

모닝은 대부분의 편의장비(차선 중앙 유지, 운전석 통풍시트 등)가 처음 적용된 경차다. 우리나라에서 판매 중인 가솔린 차량 중 연비가 가장 좋다. 모닝 역시 부분변경 모델 출시 이후 3년차를 맞았다. 아직 후속 모델에 대해서는 정해진바 없지만 캐스퍼처럼 SUV가 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쉐보레 더 뉴 스파크<br>
쉐보레 더 뉴 스파크

대우의 티코 이후 가장 긴 경차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쉐보레 스파크는 단종을 앞두고 힘을 쓰지 못했다. 1분기 1925대 판매에 그쳤다. 내년 출시를 앞둔 쉐보레의 소형 CUV 생산을 위한 설비 공사로 생산 자체가 멈췄다. 1,2월에는 작년에 만든 재고 차량을 판 것이 전부다. 3월부터 생산을 재개했다. 스파크는 올해를 끝으로 단종된다는 소식이다. 2분기부터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다.

경차는 1분기 3만대 판매를 넘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대부분 세그먼트의 판매량이 떨어졌지만 경차는 예외다. 스파크의 판매가 1,2월 부진했는데도 불구하고 월평균 1만대를 판매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연간 10만대를 어렵지 않게 넘어설 전망이다.

캐스퍼를 인수 중인 문재인 대통령 (사진 출처 = 청와대)
캐스퍼를 인수 중인 문재인 대통령 (사진 출처 = 청와대)

경차 시장 회복세에는 오랜만에 등장한 새로운 모델 덕이 크다. 캐스퍼는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생산 중인 모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광주형 일자리다. 문 대통령 역시 캐스퍼를 직접 출고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또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자차를 사용해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졌다. 자연스레 도로의 정체가 심해지고 좁은 주차공간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작은 차체의 경차는 주차 스트레스를 크게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저렴한 유지비가 매력이다. 올해 들어서 경차 혜택을 강화했다. 취득세 감면 한도를 기존 50만원에서 75만원으로 늘렸다. 차량 가격이 높아진 것이 이유다. 기간 역시 2024년까지 늘리면서 경차에 더 힘을 싣는 모습이다. 연료에 대한 개별소비세 환급 역시 2년 연장돼 2023년까지 받을 수 있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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