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1박2일 1천km 고속주행..편안함의 극치 쉐보레 트래버스
[시승기] 1박2일 1천km 고속주행..편안함의 극치 쉐보레 트래버스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04.11 09:00
  • 조회수 4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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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래버스 하이컨트리
쉐보레 트래버스 하이컨트리

최근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정리하면 전동화, 대형화, 자율화로 요약할 수 있다. 대형 SUV의 덩치를 넘어선 초대형 SUV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한다. 지난달 등장한 부분변경 쉐보레 트래버스는 대형 SUV의 선두 주자로 최근 트렌드를 엿 볼 수 있는 대표 모델이다.

트래버스는 2019년 등장했다. 이번에 부분변경을 하면서 최상위 트림인 하이컨트리를 추가했다. 내외관 디자인을 다듬고 편의안전사양을 강화했다. 이번에 장거리 고속주행 시승 모델은 하이컨트리로 최상위 트림이다. 운전자 주행보조 장비부터 편의장비까지 모두 챙긴 신형 트래버스를 타고 서울을 출발해 벚꽃이 만발한 경남 진주,사천-전북 구례,전주-서울까지 총 1000km를 1박2일간 주행했다.

2019년 처음 트래버스를 시승했을 때만 해도 당시 보기 힘들었던 큰 덩치에 압도 당했다. 시내에서는 주차가 어려운 경우도 있었지만 고속 주행에서 미니밴을 타는 듯한 편안함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특히 미국 자동차 특유의 장거리 주행에서 느낀 편안함이 대표적이다.

신형 트래버스는 투박하던 디자인을 매만져 다이내믹함이 더해졌다. 최신 쉐보레의 디자인 요소가 더해진 전면부는 헤드램프를 위아래로 분리했다. 상단에는 방향지시등과 주간주행등을 겸하는 램프가 자리한다. 범퍼에 위치한 헤드램프는 ‘ㄱ’자 모양의 보조 주간주행등과 한 몸이다. 높이가 낮아 마주오는 차량의 운전자를 배려했다. 육각형 그릴 정중앙을 가로지르는 두터운 크롬바가 인상적이다. 브론즈 색상으로 마무리한 그릴은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미니밴처럼 느껴지는 길쭉한 측면은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새로운 디자인의 20인치 휠을 추가했다. 입체감을 더한 테일램프 덕에 후면부는 신차 느낌이 물씬 풍긴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트레일러 시스템은 최근 불고 있는 레저 활동에 적합하다.

묵직한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새로운 계기반이 반긴다. 대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아니지만 8인치 디스플레이에 화면을 꽉 채운다.

디스플레이 뒤에는 지갑 등을 넣을 수 있는 히든 박스가 존재한다. 버튼을 누르면 디스플레이가 팝업식으로 올라간다. 센터 디스플레이나 공조기 조작부 구성은 이전과 동일하다. 대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지원하도록 변경했다. 차량의 문을 열고 들어와 시동을 거는 것만으로도 스마트폰 연결이 끝난다. 주행할 때마다 만족도가 높은 구성이다.

이 외에 소소한 변화도 찾을 수 있다. 먼저 디지털 방식 룸미러가 적용된다. 캐딜락에서 사용한 고급 편의장비다. 트렁크에 짐을 실었거나 사람을 태웠을 때 후방 시야 확보에 유리하다. 더불어 기어노브 디자인도 변화했다. 수동 변속을 위한 버튼이 노브 상단에서 왼쪽 측면으로 이동했다. 이전보다 직관적 사용이 가능하다. 운전석에는 햅틱 기능이 추가됐다. 주행 중에 방향지시등 조작없이 차선을 넘어가거나 주차 중 장애물을 감지하면 진동으로 운전자에게 피드백을 준다.

거대한 덩치에 걸맞게 실내 공간은 여유롭다. 3열까지 온전히 사용할 수 있다. 2+2+3으로 구성된다. 3열에 세 명이 앉기에는 비좁지만 성인 2명은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6명의 성인을 꽉 채우고 장거리 이동도 충분하다. 후석 승객 편의장비는 별도 공조장치와 열선 시트, 충전 포트가 전부다. 2열 측면 유리를 가릴 수 있는 선쉐이드를 마련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열 선루프 가림막은 전동식으로 변경했다. 1열 선루프 쉐이드는 기존과 동일해 푸쉬 버튼으로 조작한다. 

3열 시트를 펼친 상태에서도 꽤 쓸만한 트렁크 공간이 확보된다. 적재공간은 651L다. 3열을 폴딩하면 1636L로 넓어진다. 2열까지 접으면 최대 2780L의 광활한 공간이 펼쳐진다. 신장이 큰 성인 2명이 차박을 하기에도 충분하다. 하이컨트리 트림에만 제공하는 3열 전동식 폴딩 기능은 생각보다 유용하다. 문제는 3열을 폴딩할 때마다 2열 시트를 앞쪽으로 밀어야 한다는 점. 생각보다 귀찮다.

부분변경 트래버스의 파워트레인은 기존과 동일하다. V6 3.6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 조합된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kg.m를 발휘한다. 자연흡기 엔진을 적용해 배기량 대비 출력은 낮다. 대신 리니어한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시동을 걸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광화문에서 출발하니 큰 덩치가 부담이다. 주차장을 빠져 나올 때나 좁은 골목길을 주행할 때 여간 신경이 쓰인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서 아이들링 스탑 기능이 유연하게 작동한다. 정차시 조금이나마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전자식 브레이크를 적용했음에도 빠진 오토홀드 기능이다. 시내에서 약간이나마 휴식을 주는 요긴한 기능인데 빠져있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정체가 풀리자마자 가속 페달을 꾹 밟았다. 스포츠 모델에서나 들을 법한 칼칼한 엔진음이 울려 퍼진다. 엔진음과 별개로 가속력은 폭발적이지 않다. 대신 지치지 않는다. 제한 속도를 넘어서도 힘은 충분하다.

전반적인 승차감은 부드럽다. 미국차에 걸맞는 편안한 고속 승차감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패밀리 SUV 성격에 걸맞게 온로드 승차감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한다. 그래서인지 고속도로에서 발군이다. 부드러우면서 묵직한 느낌이 안정감을 더해준다. 장거리 고속 주행에 안성맞춤이다.

이번 장거리 주행에서 큰 도움을 받은 장비는 새롭게 추가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존 모델에는 빠져 있어 오너들의 원성을 샀었다. 앞 차와의 간격은 총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선행 차량이 가까워지면 속도를 줄이고 멀어지면 속도를 올린다. 가감속이 부드러워 믿고 맞길 수 있다. 아쉬운 부분은 차선 중앙 유지 장비의 부재다. 차선을 벗어날 것 같은 상황에서 이따금씩 핸들을 틀어준다. 한국지엠은 "안전상의 이유로 운전의 권한은 오롯이 운전자가 핸들을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레벨 3 수준의 슈퍼크루즈를 만든 GM이 이렇게 첨언하니 생소하게 느껴진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 유지 장비는 최신차 덕목이다.

트래버스 복합연비는 8.3km/L. 큰 덩치와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을 감안하면 준수한 편이다. 시내에서는 대략 리터당 7km 내외의 연료효율을 기록한다. 고속으로 정속 주행하면 11km/L 이상도 충분하다. 1박 2일간 진주 진양호, 월아산 급경사 길과 급가속까지 하면서 총 999km를 주행했는데 9.5km/L 효율을 기록했다. 예상보다 준수한 연비다.

트래버스는 반도체 수급 문제로 2열 열선 시트 및 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후방 거리 감지 알림 센서)이 작동하지 않는다. 해당 기능은 출고 시 미작동 옵션이다. 각각 6만 원을 차량 가격에서 먼저 빼주고 부품 수급이 정상화되면 무상 장착해준다.

쉐보레 트래버스 하이컨트리
쉐보레 트래버스 하이컨트리

하이컨트리 가격은 6430만원. 가장 저렴한 LT 레더 트림은 5470만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

트래버스는 4인 이상 가족과 함께 레저활동을 즐기는 소비자에게 적합하다. 안락한 승차감과 넉넉한 출력. 개선된 편의안전장비까지 기본에 충실하다. 장거리를 주행해보면 색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따.

한 줄 평

장점 : 넉넉한 실내…장거리 주행에 특화된 주행질감과 넘치는 힘

단점 : 개선 사항을 한 번에 반영했다면…

 

쉐보레 트래버스 하이컨트리

엔진

V6 3.6L 가솔린

변속기

9단 자동변속기

구동방식

AWD

전장

5230mm

전폭

2000mm

전고

1780mm

축거

3073mm

공차중량

2090kg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kg·m

복합연비

8.3km/

시승차 가격

6430만 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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