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해안 절경을 끼고 시속 250km 서킷 주행..한국테크노링
[르포] 서해안 절경을 끼고 시속 250km 서킷 주행..한국테크노링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05.27 15:00
  • 조회수 2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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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테크노링을 주행중인 제네시스 GV70
한국테크노링을 주행중인 제네시스 GV70

계절이 바뀔 때마다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기사가 있다. 바로 안전 주행을 위한 차량 점검법이다. 계절, 기후 등과 관계없이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 타이어 상태다. 타이어는 주행 중 지면과 닿는 유일한 접점이다. 차량의 성능, 안전, 연료효율, 승차감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6위 타이어 기업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아시아 최대 규모의 타이어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을 충청남도 태안에 준공했다. 한국타이어 기술 연구소 한국테크노돔에서 개발한 제품을 직접 테스트하는 서킷이다. 무려 축구장 125개의 크기로 총 13개 테스트 트랙을 갖췄다. 서해안 간척지를 끼고 있어 절경을 자랑한다.  

한국테크노링 전경
한국테크노링 전경
한국테크노링을 주행하는 테스트 차량들
한국테크노링을 주행하는 테스트 차량들

트랙에 들어서 마자 거대한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진다. 한 눈에 담기지 않을 만큼 광활하다. 이 트랙에서 주유소, 자동세차, 셀프세차 시설까지 차와 관련된 모든 것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건물 뒷 편에는 현재 국내 시판 차량은 물론 단종차, 국내 판매하지 않는 해외 브랜드 차량까지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세단과 SUV 등은 물론 1톤 트럭과 밴 차량 등 국적과 브랜드, 세그먼트를 가리지 않는다. 주차된 차량 모두 타이어 테스트를 위해 한국타이어가 구비한 모델들이다.

이번에 함께 한 4세대 쉐보레 타호 V8 5.3L 가솔린 엔진이 적용된 모델
서킷을 함께 달려준 4세대 쉐보레 타호 V8 5.3L 가솔린 엔진이 적용된 모델
쉐보레 타호에는 한국타이어 다이나프로 AT2가 장착되어 있다
쉐보레 타호에는 한국타이어 다이나프로 AT2가 장착되어 있다

테스트 주행 코스는 총 5개다. 시승 모델은 쉐보레 타호. 현재 국내 판매하는 5세대가 아닌 4세대다. 엔진 역시 국내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V8 5.3L 자연흡기 엔진이 달렸다. 가장 중요한 건 타이어. 타이어를 자세히 살펴보니 타이어 옆면까지 가로형 돌출물이 튀어나와 있다. 트레드 패턴 역시 한 방향으로 뻗어 있지 않고 좌우와 위아래, 그리고 대각으로 뻗어 있다. 한국타이어 다이나프로 AT2다. 올터레인 타이어로 오프로드와 온로드를 모두 아우른다. 온로드를 위해 만들어진 다이나프로 HP2와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인 다이나프로 MT2 장점을 결합했다고 이해하면 된다. 타이어 사이즈는 275 55R 20.  ‘AT 타이어가 제대로 트랙에서 접지력을 낼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을 갖고 차량에 올랐다.

일반도로를 주행하는 테스트 환경
일반도로를 주행하는 테스트 환경

가장 먼저 진입한 코스는 GNR(General Road)로 불리는 일반 도로다. 13개 코스를 이어주는 연결로 역할과 동시에 이동 중 발생하는 노면 그루브를 평가하는 테스트 장소를 겸한다. 첫 느낌은 안락함과 정숙성이다. AT 타이어는 일반적으로 온로드 전용 타이어에 비해 노면 소음과 승차감에서 불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이나프로 AT2는 이런 단점을 상쇄하기 위해 세 가지 기술을 더했다. 먼저 ‘계단식 블록 끝단 기술’이다. 트레드 안쪽에 계단식으로 홈을 파 타이어의 홈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차단한다. 두번째는 ‘고무 블록 체인 시스템’이다. 잘게 쪼개져 있는 블록들을 잡아주는 ‘타이바’를 적용해 블록의 움직임을 최소화해 안락함과 동시에 소음을 잡는다. 마지막 기술은 타이어 바닥면 끝단에 위치한 ‘에어로 테크놀로지’다. 타이어 끝단에 바람이 흘러갈 수 있는 홈을 파서 소음이 자연스럽게 발산되게 했다.

쓰리센컨즈의 계측장비가 실시간 통신을 통해 다양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데이터를 축적한다
앞유리에 장착된 쓰리세컨즈의 계측장비가 실시간 통신을 통해 다양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데이터를 축적한다

다이나프로 AT2의 N.V.H. 성능을 느끼지 마자 ‘DHC(Dry Handling Circuit) 마른 노면 핸들링 코스’로 진입했다. 이름은 복잡하지만 총 길이 3.4km, 폭 11m, 16개의 코너로 이루어진 서킷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서킷에 진입하자마자 드라이버가 속도를 높인다. 성인 남성 4명이 탄 풀사이즈 SUV가 질주를 시작한다. ‘이 속도로 코너를 타면 위험할텐데’라는 생각도 잠시, 어느새 편안하게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다. 노면을 끈끈하게 잡아주는 타이어의 진가가 여실히 드러난다. 빠른 속도로 서킷을 주파하면서 매 코너마다 2톤이 넘는 거구를 멈춰 세워야 하는 브레이크가 바쁘게 일을 할 뿐 이었다. 언더스티어가 날 법한 상황에서도 타이어는 ‘끼익’거리는 비명을 지르며 제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고속주회로를 무려 181km/h(차량 제한 속도)로 달려나간다
고속주회로를 무려 181km/h(차량 제한 속도)로 달려나간다
맹렬한 기세로 달려나간다
맹렬한 기세로 달려나간다

세번째 코스는 한국테크노링 시그니처 코스라 할 수 있는 ‘HSO(High Speed Oval), 고속주회로’다. 테스트 트랙을 크게 감싸고 있는 고속주회로는 총 길이 4.6km의 4차선이다. 고속으로 코너를 돌며 원활하게 속력을 낼 수 있도록 경사로 뱅크각이 무려 38.87도에 달한다. 차량의 성능이 따라준다면 최대 250km/h 이상 속도로 주행을 할 수 있다.

타호 계기반 최고속도는 181km/h. 진선 주로에 진입해 높힌 속도 그대로 코너로 돌진한다. 코너에 다가갈수록 어마어마한 뱅크각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코너의 정점에서도 속도가 줄지 않는다. 이 정도 속도에서는 제 아무리 뛰어난 드라이버가 운전대를 잡더라도 타이어의 중요성은 두 말 할 나위 없다. 빠른 속도에서도 높은 수준의 직진 안정성을 자랑한다. 더욱 놀라운 점은 고속 차선 변경. 4개의 차로를 시속 160km 넘는 속도로 넘나든다. 드라이버의 스티어링휠 조작은 전혀 부드럽지 않다. 소위 ‘칼치기’라 부를 수 있는 수준으로 과격한 조향이지만 타이어 접지력이 넘쳐난다. 오히려 ‘더 높은 속도에서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젖은 노면에서도 끈끈한 접지력을 자랑한다
젖은 노면에서도 끈끈한 접지력을 자랑한다

앞서 마른 노면에서 주행을 했다면 이제 남은 두 코스는 젖은 노면이다. ‘WHC(Wet Handling Circuit), 젖은 노면 핸들링’은 총 길이 1.6km, 폭 6m, 11개의 코너로 이루어져 있다. 물의 높이를 최대 1~1.2mm 사이로 조절할 수 있는 첨단 시설이다. 인위적으로 수막 현상이 일어나는 상황을 조성해 테스트하는 과정이다.

젖은 노면에서도 거침이 없다. 타호는 안전장비를 모두 끌 수 없도록 설계했다. 접지가 미끄러지는 상황에서 전자장비가 개입하지만 그 전까지 움직임이 매끈하다. 특히,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가 급격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한계 그립까지 균일하게 접지력이 진행된다. 동일 조건에서 다른 타이어를 경험해보지 못해 객관화하기는 어렵다. 확실한 건 다이나프로 AT2의 젖은 노면 접지력은 인정할 수 있을 정도다.

마른 노면을 지나 젖은 노면에 진입하면 바로 풀브레이크다
마른 노면을 지나 젖은 노면에 진입하면 바로 풀브레이크다

마지막은 젖은 노면에서 제동력을 테스트하는 ‘Wet Braking’이다. 100km/h의 속도에서 풀브레이킹. ‘마른 노면에서는 땅에 꽂히는 느낌이다’라는 드라이버의 설명이 있었지만 젖은 노면에서도 이미 충분하다. 좌우로 요동치지 않고 정확히 멈춰 선다. 모든 체험을 마쳤더니 "한국타이어가 왜 국내 1위,아니 글로벌 톱6 타이어제조사가 됐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오늘 함께한 4세대 타호, 타이어가 정말 중요하다
오늘 함께한 4세대 타호, 타이어가 정말 중요하다

한국타이어는 앞으로 전기차로 급변할 자동차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전세계 타이어업체 최초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 아이온 등을 선보이며 미래 먹거리 준비도 열심이다. 한국테크노링은 한국타이어의 기술력을 끌어 올릴 최적의 테스트 서킷이다. 태안 바다를 바라보면서 말이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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