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판 BMW EV i3, 싸다고 구매했다 수리비 폭탄
제주판 BMW EV i3, 싸다고 구매했다 수리비 폭탄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06.10 09:30
  • 조회수 7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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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3
BMW i3

올해 3월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 있다. 바로 제주도에서 BMW 첫 양산형 전기차 i3(2015~2016년식) 200대가 무더기로 경매에 나온 것. 전기차 여러 대가 한꺼번에 법원 경매로 나온 첫 사례이자 시세보다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으로 주목을 받았다.

해당 차량의 신차가격이 6천만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년 이상 방치된 단점 때문에 차량 상태에 따라 최저 20만원에서 최대 1600만원에 경매에 부쳐졌다. 저렴한 가격에 실수요자는 물론 시세차익을 노린 이들까지 경매에 나서 경매 차량 대부분이 지난 3월과 4월 1천만원 내외에 낙찰됐다. 경매 차량과 동일 연식의 i3의 중고차 거래 사이트 시세는 2천만원대 초반이다. 단순 계산으로 낙찰 받은 i3를 팔아 1천만원의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다. 인터넷상에 입소문이 퍼지며 경매에 참여하고 싶다는 글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법원경매 사이트에 나와있는 BMW i3 최저 20만원부터 1500만원에 낙찰 받을 수 있다
법원경매 사이트에 나와있는 BMW i3 최저 20만원부터 1500만원에 낙찰 받을 수 있다

법원경매정보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현재도 20대(2015~2016년식)가 경매를 앞두고 있다. 해당 차량들의 매각 기일은 이번 달 14일이다. 경매를 앞 둔 i3의 최저가는 20만원이다. 1500만원이 가장 높은 감정평가액이다. 시세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인지 따져봤다.

먼저, 해당 차량들이 경매에 나온 이유를 알아야 한다. 경매에 쏟아져 나온 i3는 제주지역에서 법원의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렌터카 업체 차량이다. 할부금과 이자를 내지 못해 압류된 차량이 경매로 나온 사례다. 이번 경매에 나온 차량들은 중고차 시장에서 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렌터카다. 또 업체가 부도 나기 전부터 해당 차량들은 한라산 중턱은 물론 제주시내 공터와 차량 정비소 등 야외에서 1년 이상 방치됐다.

법원의 감정 평가서
법원의 감정 평가서

우선 중고차는 차량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 직접 차량을 보러 가지 않아도 법원의 감정 평가서를 보면 간접적으로 상태를 확인 할 수 있다. 중고차 거래 시 확인할 수 있는 성능점검표와는 사뭇 다르지만 확인 할 수 있는 정보는 유사하다. 차량이 보관되어 있는 장소, 트림, 연식, 소유자 변경 이력, 사고 이력, 사용 용도, 외판 상태 등을 확인 할 수 있다.

법원의 감정 평가서
전기차인만큼 배터리에 대한 감정 평가항목이 신설됐다

특이한 점은 법원 경매 최초로 진행되는 전기차 감정평가를 위해 전기차 배터리 잔존 수명(SOH) 진단, 배터리 관리 제어시스템(BMS) 진단, 배터리 충전시스템(OBC) 진단 등 3가지 항목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 중고 전기차 구매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 가치다. SOH는 대부분 80~90% 사이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경매에 올라온 i3 차량 모두 하나 이상의 고장 코드를 가지고 있다. 고장 코드 내역을 알 수 없으니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감정가가 20만원에 책정된 차량의 경우 수리 예상 비용이 차량 가액을 넘어서는 것으로 확인된다.

전기차 수리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실제로 경매를 통해 i3를 낙찰 받은 한 네티즌은 차량을 충전한 후 시동을 걸었으나 차량이 움직이지 않는 낭패를 겪었다는 후일담을 남기기도 했다. 해당 차량의 수리비는 대략 1천만원 이상일 것으로 알려진다.

경매를 통해 i3를 낙찰 받는 이들은 대부분 중고차 판매업자들이다. 상품화 과정을 통해 중고차 시장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상태가 좋지 않거나 비싼 수리비가 발생하는 차량은 중고차 부품용으로 분해해 사용할 수 있다.

만약, 경매를 통해 i3를 낙찰 받기를 원한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자칫 수리비 폭탄을 떠안을 지도 모른다. 실수요자가 아닌 시세 차익을 노리고 경매에 뛰어든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싸고 좋은 차는 없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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