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압도적 승차감 렉서스 UX300e..전기차 한계 절실
[시승기] 압도적 승차감 렉서스 UX300e..전기차 한계 절실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09.08 09:00
  • 조회수 3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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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UX300e
렉서스 UX300e

렉서스의 첫 전기차 UX300e가 지난 7월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200km 중반의 짧은 주행거리 인증, 한국에서는 별로 쓸모 없는 차데모 충전포트 적용으로 출시 전부터 논란에 휩싸인 모델이다. 뚜렷한 장점도 있다. 5500만원을 넘지않아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렉서스 다운 럭셔리한 실내와 고급 소재는 덤이다. 하이브리드 강자인 렉서스가 기존 내연기관 차체를 그대로 이용한 전기차를 시승하며 장점과 단점을 살펴 봤다.

장점 ① 스포티한 디자인

UX300e는 기존 판매하던 소형 SUV UX를 기반으로 한다. 전기차 버전으로 재탄생했지만 디자인은 다르지 않다. 입을 크게 벌린 스핀들 그릴을 틀어 막은 정도가 차이다. 날카롭게 그린 헤드램프가 강인한 인상을 준다. 대부분 디테일이 기존 렉서스와 동일하지만 작은 차체에 어우러져 좀 더 공격적으로 느껴진다. UX는 동급 소형 SUV와 비교했을 때 높이가 낮고 차체는 길다. 이런 이유로 SUV보다 키를 높인 해치백 스타일에 가깝다. 그럼에도 SUV처럼 보이는 이유는 측면에 숨어있다. 앞부터 뒤까지 이어진 캐릭터라인이 바람에 스친 듯 위로 솟구친다. 벨트라인도 높이 올라와 있다. 여기에 더해 휠하우스를 덮는 플라스틱 마감재를 사다리꼴로 그린 데다가 범위가 넓다.

후면은 전면에 비해 확실한 SUV 스타일이다. 좌우를 길게 연결한 테일램프가 트렁크 상단에 바짝 붙어 있다. 테일램프 좌우 끝단을 살짝 치켜 올린 디테일이 스포티함을 가미한다. 젊은 소비자를 정조준하는 디자인이다. 전기차로 변신했지만 티를 내지 않는 점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기존 렉서스의 디자인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이런 변화는 기존에 렉서스를 선호하는 소비자뿐 아니라 젊은층의 적극적인 유입을 가능케한다.

장점 ② 고급스러운 실내 소재

렉서스는 탈 때마다 소재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렉서스 모델 중 엔트리를 담당하는 UX지만 소재 차별은 없다.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긴다. 손과 몸이 닿는 곳들을 부드러운 소재로 감쌌다. 고급차 상징인 아날로그 시계도 살아 남았다. 피아노 건반식으로 배치한 공조 스위치는 조작감이 고급스럽다. 1열은 열선과 통풍 기능을 지원한다. 열선 스티어링휠도 달았다.

1열 시트 착좌 느낌도 준수하다. 특히 세단에 앉은 듯 낮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운전자를 감싸듯 자리잡은 계기반과 센터디스플레이, 높이 솟은 센터 콘솔 등이 어우러져 쾌적한 운전자세를 완성한다. SUV 특유의 높은 시야각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는 있겠다.

아쉬움도 있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10.3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기존 UX와 달리 전기차 버전에는 7인치 디스플레이가 달린다. 터치도 불가능하다. 다행인 점은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유선으로 지원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작은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기로 했다면, 베젤 크기를 줄여 디스플레이가 상대적으로 커보이게 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장점 ③ 압도적인 승차감

UX의 최장점은 차급을 뛰어 넘는 안락한 승차감이다. 흡사 고급 세단에 타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UX300e에는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이 조합된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 모델에 비해 전기차는 승차감이 좋다. 무거운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 노면의 진동을 꿀꺽 삼켜 내기 때문이다.

UX는 하이브리드 버전도 마찬가지로 발군의 승차감을 자랑한다. 차량 개발 초기 UX가 북미 시장을 정조준한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럽산 수입차에 익숙하다면, UX의 안락함에 매료될 수 있겠다. 편안한 승차감을 완성하는 데는 정숙성도 한 몫 한다. 흡차음재를 여기저기 꼼꼼하게 덧댄 결과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이라고 코너링 성능을 얕봐선 안된다. 서스펜션 속에 비밀이 숨어 있다. 댐퍼 안에 자리잡은 스윙 밸브가 잔 충격에는 밸브를 열어 진동을 흡수한다. 큰 충격에는 밸브를 닫아 단단하게 차체를 잡아 준다. 결과적으로 안정적인 승차감과 적극적인 코너링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코너에 차를 내던지면, 예상보다 노면을 꽉 붙잡는다. 스포티한 외관과 어울리는 운동성능이다.

단점 ① 짧은 주행거리

UX300e에는 전륜에 150kW 전기모터(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kg.m) 하나와 54.35kWh 용량의 배터리가 바닥에 납작하게 깔린다. 대부분 전기차가 60kWh 이상인 것에 비교하면 용량 차체가 작다. 18인치 휠을 신은 UX300e의 인증 전비는 4.7km/kWh다. 1회 완전 충전으로 최대 233km를 주행할 수 있다. 완충 시 살살 도심에서 주행하면 계기판에 주행가능거리가 300km를 넘기기도 한다. 급가속을 피하고 도심에서 주행한다면 3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문제는 히터를 사용해야 하는 추운 겨울에는 200km를 채 달릴 수 없는 상황도 염두해야 한다.

짧은 주행거리를 만회하기 위해 4단계로 조절 가능한 회생제동 시스템을 마련했다. 스티어링 휠 뒤에 위치한 패들시프트를 이용하면 된다. 문제는 기어를 D에 두면 회생 제동이 자꾸 꺼진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내연기관에서 엔진브레이크 형태의 B 모드도 마련했다. B모드를 사용하면 회생 제동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배터리 소모를 줄인다.  

단점 ② 차데모 충전포트

주행거리보다 더 큰 문제는 충전 방식이다. 주행거리가 짧다면 자주 충전하면 해결될 일인다. UX300e는 그마저도 쉽지 않다. 현재 국내 판매하는 전기차 중 유일하게 DC 차데모 방식을 사용한다. 이로 인해 충전포트가 좌우에 각각 하나씩 위치한다. 전기차 충전 시설이 늘고는 있지만 국내는 대부분 DC콤보 방식이다. DC 차데모 급속 충전 시설을 찾기 쉽지 않다. 더불어 충전 속도도 시간 당 50kW가 최대다. 최근 300kW 이상의 초급속 충전을 지원하는 전기차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아쉬움이 더 크다.

단점 ③ 전기차 디테일

UX는 렉서스가 처음으로 선보인 전기차다. 여러모로 전기차만의 디테일과 기술이 부족하다. 내연기관 차체에서 엔진과 변속기를 들어내고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채운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좁은 실내공간과 짧은 주행거리다. 아울러 디스플레이에는 전기차를 위한 별도의 메뉴가 없다. 배터리 사용량 등을 나타내 효율적인 운전에 도움을 준다거나, 배터리 잔량을 숫자로 표시해주는 등의 디테일이 부족하다. 이런 아쉬움은 계기판에서도 드러난다. 배터리 잔량 게이지가 바늘 형식이다. 아날로그 바늘로 배터리 잔량을 표시하는 전기차들은 꽤 많다. 현대기아의 전기차들은 디스플레이 계기판을 적용해도 배터리 잔량은 바늘로 표시한다. 바늘로 표시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전기차들은 추후 OTA 등 시스템 업데이트로 해당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지만 UX는 아날로그 계기반을 사용해 개선의 여지가 없다.

총평

렉서스가 처음 선보인 전기차 UX 300e는 아쉬움과 특별함이 공존한다. 5500만원을 넘지 않아 전기차 구매보조금 100% 기준을 충족한 점도 매력이다. 5490만원의 UX는 서울시 기준 777만원의 혜택을 받아 실구매가가 4713만원이다. 럭셔리한 인테리어를 그대로 즐기고 시티카 개념의 전기차 구매를 고려 중이라면, UX 300e는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도심에서 세단과 다를 바 없는 안락한 승차감을 누릴 수 있다.

한 줄 평

장점: 여유롭고 부드러운 승차감 빼면 시체

단점: 짧은 주행거리와 좁은 2열..전기차 플랫폼이 아니라 참는다

렉서스 UX 300e

모터방식

영구자석식 전기모터

배터리

리튬이온 54.35kWh

전장

4,495mm

전폭

1,840mm

전고

1,525mm

축거

2,640mm

공차중량

1,830kg

최고출력

204ps

최대토크

30.6kg.m

완충 시 최대주행거리

233km

시승차 가격

5490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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