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디젤 SUV도 사라진다..경유 세단은 이미 멸종
이젠 디젤 SUV도 사라진다..경유 세단은 이미 멸종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22.10.09 09:00
  • 조회수 4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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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L 디젤 엔진
쏘렌토에 적용된 2.2L 디젤 엔진

한때 국내에서 디젤 세단이 굉장한 인기였다. 연비가 좋은데다 출력(토크)까지 만족도가 높아서다. 10년 전만 해도 독3사 브랜드의 볼륨 모델인 E클래스, 5시리즈, A6 등을 비롯해 수입차 세단 시장은 디젤이 주름잡았다. 국산차 업체도 그랜저, 말리부 등 세단에 디젤 엔진을 넣어 시장을 넓혀 나갔다. 2018년 하반기 터진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디젤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하락세가 시작됐다. 올해 경유 가격이 가솔린을 뛰어 넘으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우선 현대기아는 세단 라인업에서 디젤을 빠르게 정리했다. 2018년부터 서서히 정리에 들어가 작년말 디젤 세단을 완전히 단종했다. 그랜저IG, 쏘나타 뉴라이즈, 엑센트 디젤이 사라진 것이다. 2019년에도 아반떼 7세대 부분변경 모델 연식변경을 단행하면서 디젤을 없앴다. 작년에는 마지막으로 G70, G80 디젤 단산을 결정했다. 디젤 차량은 SUV만 생산 중이다.

2019 쉐보레 더 뉴 말리부 1.6 Diesel
조용히 사라진 쉐보레 더 뉴 말리부 1.6 Diesel

타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르노삼성은 SM3, SM6, 쉐보레 말리부 등의 모델들이 조용히 사라졌다.

세단에 이어 디젤 SUV도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이미 소형 SUV에서는 디젤 엔진이 사라졌다. 소형 SUV 시장을 열었던 쌍용차 티볼리는 2019년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디젤을 단종하고 가솔린 모델만 판매 중이다. 현대 코나, 기아 셀토스도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디젤을 없앴다. 현대차는 내년 싼타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디젤 파워트레인 없이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만 출시한다는 소문이 흘러 나온다.

디젤 모델의 엔진룸
메르세데스-벤츠 E 220d 디젤 엔진

이러한 디젤 종말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소비자 입장에서는 경유가격 급등에 따라 디젤의 경제성이 떨어졌다. 가솔린 하이브리드라는 훌륭한 대체재로 구매를 서두른다. 여전히 디젤 특유의 진동도 불편하다. 메이커 입장에서도 디젤 엔진은 각종 규제를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우리나라는 현재 유럽 디젤 배출가스 기준을 따른다. 현행 유로 6d는 질소산화물 배출량 기준은 0.12g/㎞이하 다. 2025년 시행될 예정인 유로7은 0.03g/㎞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일부 제조사들은 벌서부터 유로7에 대응할 수 있는 디젤 엔진을 탑재하지만 비용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르면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판매가 금지된다. 디젤 대신 새로운 전동화 파워트레인 개발에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국내에서 디젤 판매 비중은 급격하게 하락 중이다. 출시 이후 꾸준히 인기가 좋은 SUV 쏘렌토만 봐도 디젤 비중이 가장 낮다. 파워트레인 상세 집계가 완료된 8월까지 판매를 살펴보자. 전체 4만4391대 가운데 하이브리드 3만2301대, 가솔린 7478대인데 디젤은 4612대(10%)에 그쳤다.

이러한 현상은 미니밴에서도 두드러진다. 기아 카니발은 같은 기간 3만6938대를 판매했다. 디젤과 가솔린 판매 비중은 5:5 정도다. 작년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카니발 작년 판매량 7만3503대 중 디젤은 무려 5만6337대에 달한다. 1년 사이에 디젤 판매 비중이 급격하게 하락했다. 카니발 가솔린 엔진은 배기량이 3500cc에 달한다. 2.2L 디젤 엔진과 비교해 연비나 자동차 세금 등 유지비가 비싸지만 디젤 장점이 사라지면서 가솔린으로 대체되는 형국이다. 카니발은 내년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다. 디젤 판매량은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디젤 엔진을 주 파워트레인으로 사용하던 쌍용차도 최근 신차에서 디젤을 없애는 추세다. 앞서 언급한 티볼리에 이어 신차 토레스 역시 디젤 없이 가솔린 모델만 판매 중이다.

BMW PHEV 330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 비중을 끌어올리는 BMW

수입차 역시 마찬가지다. SUV, 세단을 가리지 않고 디젤 판매량이 더 높았지만 올해 8월까지 수입차 판매 1위인 벤츠는 전체 5만593대 중 1만122대만 디젤이다. BMW는 디젤 비중이 더욱 낮다. 5만345대를 판매하면서 디젤 차량은 8257대에 그쳤다. 독일 브랜드는 최근 가솔린 모델을 비롯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 판매 비중을 끌어 올리고 있다.

한때 ‘독일차=디젤’, ’SUV=디젤’이라는 이미지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심어져 있었다. 앞으로 디젤 파워트레인의 대안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거쳐 전기차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미 현대기아 SUV는 하이브리드가 주류로 자리를 잡았다. 투싼을 시작으로 싼타페,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 등 하이브리드 모델을 위주로 판매 중이다. 로노코리아자동차는 SUV에 처음으로 LPG라는 개념을 심었다. XM3 하이브리드로 친환경 모델도 판매한다. 쉐보레, 쌍용차는 가솔린 이후 바로 전기차로 전환하려는 모양새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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