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급으로 커진 신차 공세..준중형 SUV 완벽 부활
중형급으로 커진 신차 공세..준중형 SUV 완벽 부활
  • 유호빈 에디터
  • 승인 2022.11.09 09:00
  • 조회수 30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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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2023 투싼
현대자동차 2023 투싼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는 SUV가 강세다. SUV 안에서도 다양한 급의 세그먼트가 경쟁한다. 몇 년 전 소형 SUV, 대형 SUV 신차가 대거 등장하면서 준중형 SUV 시장이 쪼그라들었다. 모델 라인업까지 노후화하면서 투싼, 스포티지 같은 대표 준중형 SUV마저도 월평균 1000대를 넘기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런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신차가 대거 가세하면서 SUV 경쟁 구도가 개편됐다. 준중형 SUV가 자동차 세그먼트 가운데 가장 큰 시장으로 떠올랐다.

현대 투싼은 4세대 모델이다. 준중형 SUV 시장에 활로를 틔운 주역이다. 2020년 9월 출시 이후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하면서 크기를 한껏 키웠다. 전작 대비 길이는 150mm, 폭 15mm, 전고 15mm, 휠베이스 85mm를 늘렸다. 무게까지 감량하면서 제대로 개선을 이뤄냈다. 디자인도 젊어졌다. 3세대 투싼이 다소 심심한 디자인이었다면 4세대 투싼은 화려하다. 헤드램프는 점등되지 않았을 때 그릴 모양을 하고 있다가 점등되면 천사의 날개와 같은 모습을 띈다.

무엇보다 투싼이 되살아난 이유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추가다. 현대차 SUV 중에서는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적용됐다. 1.6L 가솔린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넣어 출력과 효율을 모두 잡았다. 시스템 총 출력이 230마력에 달한다. 당시 같은 파워트레인을 넣고도 하이브리드 자동차 연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판매가 중단됐던 기아 쏘렌토와 달리 투싼은 기준을 만족시키면서 소비자들은 출시 초기 6개월이 넘는 대기를 거쳐 차량을 구입했다. 당시 신차 출고 대기가 대부분 1개월 내외였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인기다.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작년 여름에는 기아 스포티지도 풀체인지를 거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스포티지는 크기를 더 키웠다. 3열 없는 중형 SUV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4세대 모델이 ‘망둥어’라는 별명이 붙었을 만큼 디자인이 약점이었지만 현행 5세대 스포티지는 그간 국산 SUV에서는 보기 드문 수작으로 꼽힌다. 

스포티지는 전장 4660mm, 전폭 1865mm, 전고 1660mm, 축거 2755mm로 투싼보다 사이즈가 더 크다. 구형보다 175mm 길어지고, 10mm 넓어졌다. 높이도 15mm 커지고 휠베이스는 85mm 길어졌다. 사실상 중형 SUV 크기다. 가솔린 모델에는 4WD을 선택하지 못하는 등 옵션 선택이 제한적이었던 구형 모델과 달리 옵션 자유도를 높여 사전계약부터 많은 소비자들이 몰렸다. 사전계약 첫 날에만 1만6000명이 넘을 정도다.

월 판매량이 7000대(2021년 11월)를 넘길 만큼 실적도 좋다. 국산 승용 모델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다. 기아 해외 판매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에는 LPG 모델까지 추가하면서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LPG 등 총 4가지 파워트레인을 판매해 국산 SUV 중 가장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갖췄다.

쌍용자동차 토레스<br>
쌍용자동차 토레스<br>

쌍용차 부활을 이끈 토레스 역시 준중형 급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와 비슷한 크기다. 토레스는 성공 요인 역시 디자인이다. 과거 쌍용차는 티볼리의 성공으로 상급 차량까지 티볼리의 디자인을 녹여냈다. 소비자들은 이를 거부했고 쌍용차는 위기에 빠졌다. 약 3년 만에 신차를 출시하는 쌍용차는 토레스 디자인에 전력했다. 디자인 스케치가 공개되자 많은 소비자들은 토레스의 빠른 출시를 고대하기도 했다. 국산차라고 믿기 어려운 전면 디자인이 눈을 사로잡는다. 6슬롯 그릴과 쌍용 로고를 과감히 삭제해 과거와 현재를 잘 녹여냈다.

출시 이후 판매량도 좋은 흐름을 이어간다. 9월 4685대를 팔며 국내 승용 모델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다. 토레스의 성공 덕분에 쌍용차는 새주인 KG그룹을 만나 인수 작업을 끝냈다. 곧 법정관리 졸업을 선언하고 내년부터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며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 토레스 전기차 버전이 내년 출시된다. 중국 BYD 사의 인산철 배터리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힘이 부족하다는 LPG지만 일상주행에선 부족하지 않다

르노코리아자동차 QM6는 처음 공개했을 당시 중형급으로 분류했지만 경쟁 차량이 모두 커지면서 준중형 급과 경쟁하는 구도다. QM6는 출시 6년이 지났지만 디자인은 아직도 돋보인다. 절제된 고급감이 대중 브랜드에서는 보기 힘든 디자인이다. 실내에서는 제법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경쟁 차량 중 편의 장비가 가장 떨어진다. 가성비와 정숙성으로 시장에서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특히 LPG 파워트레인은 QM6 전체 판매량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2.0L 자연흡기 모델보다 오히려 가속감이 더 좋다. QM6는 아직 3년 넘게 판매를 이어가야만 한다. 2025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중형 SUV가 QM6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해당 신차에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적용된다.

쉐보레 더 넥스트 이쿼녹스
쉐보레 더 넥스트 이쿼녹스

쉐보레는 올해 디젤 엔진을 내세워 실패했던 이쿼녹스를 다시 수입했다. 부분변경 모델로 디자인을 변경하고 가솔린 터보 엔진을 적용했다. 경쟁 모델들과 달리 유일한 수입차다. 디자인은 이전보다 확실히 나아졌다는 평이다. 쉐보레 SUV 최신 트렌드를 적용했다. 문제는 실내 디자인이 변한 게 없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같은 기본적인 운전자 주행 보조 장비는 선택조차 할 수 없다. 3000만원이 넘는 기본 트림에는 직물 시트가 들어간다. 여러모로 국내에서 살아남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월 100~200대러 판매 역시 부진하다.

중중형 SUV 시장은 국내 자동차 세그먼트 가운데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다. 당분간 지금과 비슷한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토레스 신차 효과가 꾸준할지 관심사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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